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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276)] 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

[책을 읽읍시다 (1276)] 엄마의 밥상에는 슬픔이 없다
 
정제성 저 | 해드림출판사 | 256|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이 소설은 구순의 엄마가 장애와 치매가 겹친 아버지(남편)를 생각하고 가족을 생각하는 방식, 그리고 그런 엄마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을 그려내고 있다. 엄마 스스로 끝까지 지탱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는 한 가족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이 시대 인간다운 삶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장애와 치매가 겹친 아버지와 가족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생각은 엄마를 구심점으로 최선의 해법을 정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아버지와 엄마 모두 사람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한 결단 이면에는 아내 외에 다른 사람에게는 몸과 마음을 의탁하기 싫어하는 아버지의 강력한 의지도 작용한다.

 

엄마는 엄마의 고생을 피할 수 없는 의무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상의 음식을 통해 오감을 살리며, 사람이 연결된 추억과 기억 살리기를 시도하면서 가족의 씨앗이 된 한 사람과 그 가족의 원형을 살리려 한다.

 

엄마는 항상 사람에 대한 생각을 음식에 담았다. 아버지의 밥상에는 추억의 감각을 담아 기억의 실마리를 이음으로써 치매를 늦추려 애쓴다. 치매환자인 아버지의 코와 입이 신체 반응을 일으키고 인식을 일깨운다.

 

방안에 갇혀 살아야 하는 아버지는 밥상을 통해 시각, 후각, 촉각, 미각, 청각을 느끼며, 엄마와 맛에 대한 감각을 공유한다. 때론 육감과 유머도 살아난다. 엄마에게 치매 환자인 아버지는 결코 어리석지 않으며 품격까지 살아 있다.

 

엄마는 다른 사람을 위한 또 하나의 밥상에도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을 담아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게 한다.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으로 어려운 현실을 초인적으로 버텨낸다.

그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아버지는 자아를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 정신이 들었다고 여겨지는 이른 아침마다 메모를 남긴다.

 

엄마의 밥상을 받으면 그 반찬에 깃든 추억을 떠올리고 옛날을 회상한다. 어제 일 같이 떠오른 모든 것을 말하려 애쓴다. 또한 엄마에게 폐를 끼치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정신이 온전할 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구분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처절하고 독하게 병마와 싸운다.

 

치매 걸린 아버지와 가족을 위한 엄마의 생각, 그리고 엄마에 대한 자식의 생각을 엄마의 밥상에서 찾아보면서 추억이란 상대방에 대한 연속된 몰입의 결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문 서로에 대한 생각을 마주하며 주고받는 것이 사람의 추억이 되고, 기억이 되고, 삶의 끈이 된다. 그리고 그것들을 연결한 것이 존재의 진정한 의미이다. 사람은 결국 사람들에 의해 의미를 갖게 되는 기억의 한 덩어리다.

 

 

작가 정제성 소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기술 변화에 따른 사회 변화에 주목하면서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는 연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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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