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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357)] 붉은 옷의 어둠

[책을 읽읍시다 (2357)] 붉은 옷의 어둠

미쓰다 신조 저/민경욱 역 | 비채 | 400 | 18,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호러와 추리라는 도저히 한데 합할 수 없을 듯한 두 장르를 융합, ‘호러미스터리를 탄생시키며 미스터리 문단의 총아로 우뚝 선 미쓰다 신조. 깊은 탄광 속 사람을 꾀는 존재를 들고 나타났던 그가 이번에는 암시장 속 붉은 옷의 괴이를 전면에 내세운다. 태평양전쟁 직후라는 역사적 배경 위에 호러미스터리 요소를 완벽하게 녹여냄으로써 사회파 미스터리 색채까지 띠는 등 또 한 번의 진화와 발전을 이룩했다고 평가받는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만주 건국대학에서 청운의 꿈을 품었던 청년 모토로이 하야타는 침략 전쟁에 미쳐 날뛰는 일본이라는 조국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패전 후 새롭게 시작하려는 일본을 위해, 가장 밑바닥부터 새로 시작하겠다는 결의를 다진다. 탄광에서 신출귀몰하며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검은 얼굴의 여우 이후 누쿠이 탄광을 떠난 모토로이 하야타, 그가 광부의 길을 버리고 도착한 곳은 도쿄의 암시장이었는데…….

 

탄광에서 검은 얼굴의 여우로 불리는 괴기와 밀실 살인을 해결한 모토로이 하야타는 그가 몸담았던 만주 건국대학의 동창 구마가이 신이치에게서 도쿄에 와 불가해한 현상을 규명해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통칭 붉은 미로라 불리는 비좁고 복잡한 암시장에서 여성들을 뒤쫓는 붉은 옷이라는 정체불명의 괴인이 존재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것. 신이치는 이 암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상인 조합 보스 삼촌에게 하야타를 명탐정으로 소개해 그를 이 암시장의 괴이에 휘말리게 한다.

 

정체 모를 소문의 진상을 파헤친다는,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풀지 못한다고 해서 그다지 문제될 것도 없는 일을 의뢰받은 하야타는 패전 후 배운 민속학 지식을 활용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붉은 미로의 골목길을 돌아다닌다. 그런데 일을 의뢰한 상인 조합장 기사이치 기치노스케의 파친코 가게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지며 하야타는 다시 살인사건, 그것도 밀실 살인의 해명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깊은 탄광 속 사람을 꾀는 검은 존재와 우뚝 선 등대에 몰아치는 하얀 공포를 들고 나타났던 미쓰다 신조가 이번에는 암시장 속 붉은 옷의 괴이를 전면에 내세운다. 때는 태평양전쟁 직후, 일본은 전쟁에 패배하고 도시 대다수는 황량한 들판으로 변해버렸다.

 

기아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잿더미가 된 삶을 재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암시장을 세우고 질긴 목숨을 이어나간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곳곳마다 가게가 들어서고 그 가게 사이의 빈틈을 잇듯 좁고 꾸불꾸불한 골목이 생겨났는데, 마치 미로 속에 들어온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곳이 바로 붉은 미로라 불리는 암시장이다.

 

이곳에는 일본인을 포함하여 그 혼돈의 사회에 남게 된 제삼국인, 징병과 징용으로 일본으로 끌려갔다가 버려진 조선인과 중국인들의 이야기가 뒤섞이는데, ‘붉은 미로는 그야말로 근현대사의 축소판 같은 장소가 되어버린다.

 

그곳에 여인들의 뒤를 쫓는 붉은 옷의 괴인, 창부들을 잔인하게 죽인다는 살인마 잭더리퍼의 소문이 퍼지고, 실제로 밀실 살인사건과 임산부 피습 사건까지 잇따라 발생하며 핏빛 공포의 기운이 암시장을 뒤덮는다. 과연 하야타는 이번에도 붉은 옷의 괴이와 세 개의 밀실을 풀어내고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까.

 

새로운 일본을 열망하며 조국의 부흥을 위해 밑바닥에서부터 지탱하겠다고 결심한 모토로이 하야타, 탄광과 등대에 이어 암시장에까지 이른 그는 이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작가 미쓰다 신조 소개

 

추리소설 작가이자 편집자. 본격 미스터리와 민속적 호러를 결합시킨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여 열광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한, 일본 추리소설계의 대표작가 중 한 사람이다.

 

나라 현 출생. 고야산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출판사에서 일하며 월드 미스터리 투어 13’ 시리즈, ‘일본 괴기 환상 기행 시리즈, ‘호러 재패네스크 등을 기획하고 편집했다. 2001 호러작가가 사는 집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호러 작가가 사는 집은 추리작가로서의 그의 능력을 독자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밀실 살인사건으로 대표되는 본격 추리소설에 민속학적인 괴기담을 섞은 작품을 선보이는 그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작가 미쓰다 신조를 등장인물로 내세운 시리즈와, 방랑 환상소설가 도조 겐야를 화자로 한 시리즈를 쓰고 있다.

 

본격추리의 틀에 토속적이고 민속학적인 괴담을 결합한 독특한 작풍으로 본격호러 미스터리의 기수라 호평받는 것은 물론, 평단과 독자가 고루 사랑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대표작으로 일본 미스터리 문학상을 휩쓴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산마처럼 비웃는 것』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등의 도조 겐야 시리즈, 작가와 동명인 미쓰다 신조가 등장하는 작가 시리즈, ‘사상학 탐정 시리즈, ‘ 시리즈 등이 있다.

 

추리소설 편집자로서도 능력을 발휘한 그가 담당한 기획으로는 월드 미스터리 투어 13 시리즈, 일본기괴환상기행 시리즈, 호러 저패네스크 등이 있다. 1994년 본격 미스터리 소설의 거장 아유카와 데쓰야가 엄선한 앤솔로지 본격추리3 미궁의 살인자에 안개관, 미궁 책자 제1화를 실은 것을 시작으로 추리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산마처럼 비웃는 것』 『흉조처럼 피하는 것을 비롯하여 작자불상 미스터리 작가가 읽는 책』 『사관장』 『셸터 종말의 살인』 『붉은 눈등이 있다. 검은 얼굴의 여우 모토로이 하야타 시리즈의 출발을 알린 미쓰다 신조는 현재 트위터를 통해 독자와 활발히 소통하는 한편, 차기작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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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