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회권징재판국, 서울교회건 自判 여부 핫 이슈
홍종각 변호사, “기소권과 재판권을 같이 행사할 수 없다”
[시사타임즈 = 엄무환 목사] 서울교회 박노철 목사 관련 재항고 사건에 대한 예장통합 총회재판국(국장 강병직 목사, 서기 김진욱 목사)의 권징분과재판국(권징재판장 양원용 목사, 서기 박삼주 장로, 이하 권징재판국)의 결정이 9월12일에 내려질 전망이다.
지난 5일 서울 종로5가에 위치한 기독교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렸던 서울교회 재항고건 관련 3차 심리를 마친 후 권징재판장인 양 목사가 그리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권징재판국이 12일에 자판(自判)할 것이냐이다. 권징재판국이 자판할 경우 향후 법적논쟁이 치열할 뿐 아니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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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관련 재판은 3심제(당회, 노회, 총회)이다
통상 교회 관련 재판은 3심제로 운영된다. 예장 통합 총회 헌법은 권징 제4조에서 “재판은 3심제로 하며 제1심은 당회인 치리회에서, 제2심은 노회상설재판국에서, 제3심은 총회상설재판국에서 관장한다”고 재판원칙의 분명한 기준을 밝히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려면 먼저 기소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기소위원회란 사법부의 검찰 역할을 하는 부서다. 그래서 각 교회는 당회에 재판 관련 사건이 접수되면 기소위원회를 구성, 사건을 조사한 후 당회가 결정한다. 사건 당사자가 당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노회재판국에 제소할 경우 이를 항고라고 하며 노회재판국은 역시 노회기소위원회를 거쳐 해당 사건을 결정한다. 사건 당사자가 노회재판국의 결정에도 불복하여 총회재판국에 사건을 접수할 경우 이를 재항고라고 하는데, 총회재판국은 먼저 권징분과재판국으로 넘겨 심리를 진행한다.
권징재판국은 기각과 기소 둘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권징재판국은 권징재판장을 포함 7명의 국원으로 구성되며, 총회 헌법 권징 제66조는 재항고서와 그 기록을 수리한 총회재판국은 60일(2개월) 내에 다음 두 가지 중에 하나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청이 이유 없는 때에는 기각하고, 신청이 이유 있는 때에는 기소를 명령하는 그것이다.
권징 제13조 2항은 “권징재판분과의 판결 합의는 재적 국원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며, 국원들 간의 견해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재판국장이 이를 전원합의부로 재배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권징재판국은 4분의 3이상인 6명의 찬성으로 기각이냐 기소이냐를 결정할 수 있고, 7명 중 두 명이 반대할 경우 부결이 되어 해당 사건이 총회재판국 전원합의부로 재배당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원합의부는 권징재판장과 서기를 포함 15명으로 구성되며 과반수 찬성에 의해 결정된다.
권징재판국이 법 절차를 무시하고 자판을 할 경우 어떻게 되는가
권징재판국에서 6명의 찬성으로 기각 결정을 내리면 사건은 종료된다. 그러나 기소 결정을 내리면 소속 노회기소위원회에 기소를 명령한다. 기소 명령에 대해서는 이의(불복)를 신청할 수 없다. 이때 권징재판부는 기각결정 또는 기소명령 결정의 그 정본을 항고인 또는 재항고인, 피의자와 관할 기소위원회에 송부하여야 한다. 그런데 재항고건의 경우 신청이유가 있으면 권징재판부는 반드시 2회에 걸쳐 기소명령을 노회기소위원회에 해야 한다. 노회기소위원회가 기소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총회재판국이 직접 재판을 할 수 있다. 이를 자판(自判)이라고 한다. 이러한 법질서와 절차를 무시하고 총회재판국이 자판(自判)할 경우 이는 총회 헌법시행규정 제67조 6항을 위반한 것이 되어 불법이 된다.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진실추구 못지않게 절차적 정당성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그런데 12일에 있을 서울교회 재항고건에 대한 결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권징재판부가 이날 기각이나 기소냐에 관한 결정이 아니라 몇 개월 시무정지나 시무해임 같은 결정을 곧바로 내릴 경우, 즉 자판(自判)을 할 경우 이 결정이 법적 효력을 가지느냐이다. 무효라는 게 법률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법원은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총회재판국이 자판한 경우 그 결정을 인정하지 않는 추세다. 법적 절차를 위반하여 내린 재판국의 자판 결정에 불복하여 사건 당사자가 법원에 신청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인정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강북제일교회 황형택 목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3월11일 양원용 목사가 주도한 권징재판국은 황 목사에 대한 재항고사건을 자판하여 면직출교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황 목사측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이하 서울중앙지법)에 총회재판국의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을 청구하자 지난 7월 26일 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는 황 목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서울중앙지법이 황 목사의 손을 들어준 이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총회판결은 고소인 김OO, 임OO이 채권자를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이하 ‘평양노회’라 한다)에 고소하였으나, 평양노회가 이를 반려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위 고소인들이 평양노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총회 재판국인 채무자(예장통합총회를 말함) 재판국에 재항고함에 따라 채무자 재판국에서 한 것이다. 그런데 채무자 헌법 권징 제66조 제1항은 ‘항고서 또는 재항고서와 그 기록을 수리한 노회 재판국 또는 총회 재판국은 60일 내에 다음의 구별에 의하여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제1호에서 ‘신청이 이유 없는 때에는 기각한다’, 제2호에서 ‘신청이 이유 있는 때에는 기소를 명령한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채무자 재판국은 고소인들의 재항고에 대하여 평양노회에 기소를 명령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나아가 채무자 헌법시행규정 제67조 제6항은 ‘헌법 권징 제66조 제1항 제2호에 의한 기소명령을 받은 노회 기소위원회 또는 당회 기소위원회가 결정서의 정본을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노회 재판국 또는 총회 재판국의 기소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고소인(고발인)은 1차에 한하여 노회 재판국 또는 총회 재판국에 재차 항고 또는 재항고를 할 수 있으며 재차 기소명령을 받고도 10일 이내에 노회 기소위원회 또는 당회 기소위원회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직접 재판하여 처리한다’고 정하는 등 재판을 위한 절차를 마련해 두었음에도 채무자 재판국은 이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당회나 평양노회의 기소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채무자 재판국이 직접 재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하나, 설령 당회나 평양노회의 입장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권징재판의 성격, 당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채무자 헌법과 헌법시행규정에서 재판을 위한 절차를 마련해 두고 그 내용 중에는 노회 재판국과 총회 재판국의 구분 등에 따른 재판의 심급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정당화 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중앙지법은 총회권징재판국이 절차를 무시하고 자판한 결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합519190호 총회 재판국 판결 무효확인청구 등 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
가. 채무자의 재판국이 ‘피고소인 황형택은 헌법 권징 제3조 제1, 3, 4, 5, 6, 7, 8항에 대한 중대한 위반 혐의로 전도사직을 면직하고 평양노회 소속 강북제일교회에서 출교 처분한다. 예납된 재판비용은 총회로 귀속한다’고 한 판결(예총재판국 사건 제99-23호)의 효력을 정지한다.
나. 채무자는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채권자의 대한예수교장로회 강북제일교회의 대표자(당회장·위임목사) 및 목사로서의 권한행사와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2.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통합총회 헌법은 분명하게 총회재판국이 직접 재판을 할 수 있는 사건을 다음 두 가지의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첫째, 노회재판국에서 내린 판결을 불복하여 상고한 사건과 둘째, 총회 기소위원회가 기소한 사건이다. 이는 노회 기소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재항고한 사건을 절차를 무시하고 총회재판국(권징재판국)이 곧바로 자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원용 목사가 주도한 권징재판국은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자판을 했으며, 서울중앙지법은 그 결정에 대해 사건 판결시까지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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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권징재판국이 자판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중앙지법의 이와 같은 결정을 모르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권징재판국이 이번 서울교회 박노철 목사에 대한 사건에서도 자판을 할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판을 강행한다면 그 저의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권징재판국 서기인 박삼주 장로는 서울교회 건의 자판 여부에 관한 <교회와신앙>의 질문에 대해 “총회재판국 전문위원의 자문을 얻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으나 자판(自判)을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유는 현재 서울강남노회 안에 기소위원회와 재판국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총회재판국 자문위원의 자문을 얻어 자판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드러냈다.
지난 5일에 열렸던 서울교회 재항고건 3차 심리 과정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됐다. 이날 박노철 목사측 변호인인 홍종각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 기소권과 재판권을 같이 행사할 수 있느냐? 세계 어느 법정에서도 기소권과 재판권을 같이 행사한 경우는 없다. 공산주의 국가에도 없다”며 권징재판부의 자판 분위기를 지적하는 발언을 하자 박 장로가 즉시 “법리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한다”는 내용으로 반박했다는 것이다. 박 장로의 발언은 권징재판국이 자판할 의지가 있음을 내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징재판국이 자판을 굳이 하겠다면 박 장로가 언급한 바와 같이 총회재판국 전문위원의 자문이 필요하다. 전문위원이 자판할 수 있다고 자문을 할 경우엔 자판할 명분이 서겠지만 그러나 자판할 수 없다고 자문을 할 경우 이를 무시하고 자판을 강행한다면 아무래도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되거니와 더욱이 전문위원의 자문까지 무시하고 자판을 강행한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라는 것이다. 어떤 이유란 사건 당사자와의 보이지 않는 밀착관계를 의미한다. 이전에 총회재판국이 사건당사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어 이와 관련된 의혹의 시선이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서울교회 재항고권과 관련한 권징재판국의 결정에서 일차적으로 전문위원인 김재복 변호사(법무법인(유)로고스, 명성교회 장로)의 역할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권징재판국이 김 변호사의 자문내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현재 권징재판국의 판세를 살펴보면 오정수 장로 측의 주장이 국원들에게 상당히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오 장로측의 이강진 장로(변호사)가 총회재판국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과 통합 총회 내 전국장로교연합회장을 역임한 오 장로의 영향력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정수 장로외 17명의 장로들이 박노철 목사를 목사 면직시키기 위해 던진 회심의 카드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이번 권징재판국의 심리과정에서 목사면직이라는 문구가 단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었다는 박삼주 장로의 증언을 통해서 볼 때 그렇다. 오 장로측이 문제삼은 사안들이 목사면직에 해당할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오 장로측이 박 목사에 대해 어떤 속내를 갖고 있는가를 보여준 대목이기도 하다.
서울강남노회, 서울교회건 재판을 하겠으니 돌려달라
한편 서울강남노회(이하 강남노회) 서기인 오경환 목사는 <교회와신앙>과의 인터뷰에서 “총회재판국에 서울교회 사건을 노회가 처리하겠으니 돌려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재까지 권징재판국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권징재판국이 강남노회의 요청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서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삼주 장로는 강남노회에 기소위원회가 없기 때문에 자판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나타냈지만 그러나 강남노회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강남노회는 상설재판국이 없지만 총회권징재판국에서 기소 결정이 내려져 노회기소위원회로 기소명령이 보내질 경우 헌법에 정해진 규정에 따라 10일 이내에 재판을 하겠다는 내용의 입장을 총회재판국에 전달하고 오는 11월 정기노회에서 재판국을 세워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박 목사측의 변호인인 홍종각 변호사는 지난 5일 “권징재판국이 기소와 재판을 같이하려고 하는데 공산주의에서도 이런 경우는 없다. 북한에서도 이런 경우는 없다”고 법률전문가의 입장에서 분명히 발언했다. 홍 변호사의 발언을 무시하고 12일 권징재판국이 과연 자판을 할 것인지, 전문위원인 김재복 변호사가 자판할 수 있다고 자문을 할 것인지에 대해 서울교회 교인들은 물론 예장 통합 교단 소속 교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권징재판국원인 박정곤 장로가 이런 발언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서울교회 건은 단순히 서울교회 한 개 교회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교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총회 전체가 이 재판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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