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무비스토리 (28)]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3D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3D’는 영국 안무가 매튜 본이 1955년 초연한 ‘백조의 호수’를 재창조한 작품이다. 작품은 왕실의 외로운 왕자와 그가 갖지 못한 아름다움과 힘, 자유를 표상하는 환상 속 존재인 남자 백조 사이에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댄스 뮤지컬로 담았다. 이번에 상영되는 영상은 2011년 런던 새들러스웰스극장 공연 실황으로 총 2막, 120분 동안 진행되며 전국 메가박스 15개 지점에서 독점 상영 중이다.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는 이미 한국에도 4차례나 내한, 전회·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 또한 일본에서도 6주간 전회 매진을 이룰 정도로 인기 있는 공연이다. 타임아웃뉴욕에서 ‘경이로운 작품’, 데일리텔레그래프에서 ‘숨막히는 아름다움’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례없는 성공을 거뒀던 비결은 일반 정통 발레와의 차별화 때문이다.
백조를 남성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자태보다는 또렷한 근육과 역동적이고 강인한 남성 앙상블을 통해 고전 발레를 댄스 뮤지컬의 장르로 승화시켰다. 모던 클래식 장르인 뮤지컬 발레 형태로 연출됐다는 점이 성공의 비결이다.
탄광촌에서 발레리노의 꿈을 키워가는 과정을 다룬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빌리 엘리어트(2000)’에서 성인이 된 빌리가 백조로 분장해 도약하는 엔딩 장면이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이 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1대 백조 아담 쿠퍼(Adam Cooper)다. 아담 쿠퍼는 이 영화와 함께 2000년 초반 문화계 핫 아이콘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번 공연은 2011년 새로워진 안무와 캐스팅으로 주목 받았던 실황을 담은 영상으로, 3대 백조이자 스트리트 댄서 3D(2010)의 주연이었던 리처드 윈저(Richard Winsor)가 백조역을 맡았고, 영국 출신의 발레리노 도미닉 노스(Dominic North)가 왕자 역을, 니나 골드만(Nina Goldman)이 변함없이 여왕 역을 맡았다.
엄격한 절차를 따지는 답답한 환경에서 자란 왕자가 처음으로 반한 상대는 아름답지만 왕실에 어울리지 않는 격조 없는 여인이다. 게다가 개인비서가 자신의 야욕을 달성하고자 매수한 여자다. 여왕은 젊은 사관들에게는 추파를 던지는 반면,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들에게는 차갑기만 하다.
그래서 왕자는 어릴 때부터 백조 인형을 껴안고 지냈다. 마음에 두었던 여인조차 개인비서의 끄나풀이었음을 알게 된 왕자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공원에서 자살을 시도하려 할 때, 꿈속에서 보곤 했던 백조가 호수에서 나타난다. 아주 매력적인 남자 백조. 한 무리의 백조 떼가 몰려들어 왕자를 위협하자 백조는 이들로부터 왕자를 보호해 준다. 이로써 남자 백조는 왕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유일한 존재이자 사랑의 대상으로 자리 잡는다.
묘한 매력의 젊은이는 무도회의 모든 공주, 심지어 여왕마저 유혹한다. 자신에게는 차갑기만 한 어머니가 그에게 빠져드는 걸 본 왕자는 질투심에 사로잡힌 나머지 분노해 여왕에게도 폭력을 가하는 지경에 이른다. 왕자는 결국 호위병에 끌려 나간다. 방에 감금된 채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 왕자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폭력적으로 다량의 진정제를 투여하고 떠난다.
정신이 더욱 몽롱해진 왕자의 침대 밑에서 수많은 백조가 스멀스멀 기어 나오더니 왕자를 위협한다. 이때 왕자의 유일한 희망이자 사랑인 백조가 다시 나타나 그를 보듬는다. 왕자의 방에 돌아온 여왕은 아들이 죽어있는 것을 보고 비로소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왕자는 이제야 사랑하는 백조의 품에 안겨 처음으로 평화를 찾았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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