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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무비스토리 (77)] 화이트 고릴라


화이트 고릴라 (2013)

Snowflake, the White Gorilla 
9.8
감독
안드레스 G. 슈에
출연
박지윤, 이미연, 김옥경, 유해무, 홍진욱
정보
애니메이션 | 스페인 | 84 분 | 2013-10-31



[박기자의 무비스토리 (77)] 화이트 고릴라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사회적으로 민감한 ‘왕따’ 문제를 밝고 따뜻하게 그려내며 해결책까지 제시해 주는 애니메이션 ‘화이트 고릴라’(감독 안드레스 G. 슈에)가 10월31일 개봉한다.

 

실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학교 내에서 따돌림을 당한 경험을 묻는 설문에 초등학생 3379명 중 9.7퍼센트인 328명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주 3회 이상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무려 1.1퍼센트. 그 어느 때보다 초등학교 내 집단 따돌림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처럼 ‘왕따’ 문제가 심각해져 가는 요즘, 애니메이션 <화이트 고릴라>는 과연 그 ‘차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일반적인 고릴라들과 달리 새하얀 털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화이트 고릴라 ‘스노우’는 무리 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그 때문에 따돌림을 견디다 못한 ‘스노우’는 자신도 평범한 고릴라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 기적의 마녀를 찾아 동물원을 탈출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들로 위험한 바깥 세상에 화이트 고릴라를 납치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악당까지 등장하면서 ‘스노우’는 점점 더 위기에 빠진다.

 

애니메이션 <화이트 고릴라>의 가장 큰 강점은 주인공이 왕따에서 벗어나 친구가 생기는 해피엔딩 스토리를 그린 것이 아니다. 또한 우리가 어떻게 왕따 문제를 바라보아야 하는지 그 현실적인 시선을 제시해준다. 우선 <화이트 고릴라>는 직접 따돌림을 하지 않고 그것을 방관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 일반적인 대다수의 무관심에 대한 경고를 보낸다.

 

또한 단순히 ‘스노우’를 감싸고 ‘스노우’를 따돌린 ‘론’을 혼내지 않는다. 서로 대화를 통해 ‘스노우’가 다르기 때문에 열등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 피해자의 자존감을 먼저 회복시켜주는 모습은 학부모들에게 ‘왕따’ 문제에 대한 좋은 지침이 되어준다.

 

애니메이션 <화이트 고릴라>는 실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동물원에 있었던 화이트 고릴라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된 작품이다. 1966년 중앙아프리카 적도 기니에서 한 농부가 자신의 농장에서 바나나를 훔치던 고릴라 부부를 사냥하고 주변을 살피던 중 괴상한 동물을 발견하고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동물이 바로 알비노 돌연변이 현상 때문에 하얀 털을 가지고 태어난 고릴라 ‘코피토 데 니에베’(스페인어로 눈송이라는 뜻)다. ‘코피토 데 니에베’는 현지 영장류연구소에 넘겨졌다가 당시 적도 기니가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어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오게 됐다.

 

세계에서 발견된 유일한 화이트 고릴라 ‘코피토 데 니에베’는 곧바로 바르셀로나 동물원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는 마스코트가 됐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진을 찍힌 고릴라로 기록되기도 했다. ‘코피토 데 니에베’를 향한 뜨거운 사랑에 힘입어 희귀 알비노 변종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화이트 고릴라 번식에는 실패, DNA 샘플을 채취해 보관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코피토 데 니에베’는 2003년 11월25일 사망하면서 세계 유일의 화이트 고릴라로 남았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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