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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s MOVIE story (12)] 아르마딜로



아르마딜로 (2012)

Armadillo 
7.3
감독
야누스 메츠 페데르센
출연
-
정보
다큐멘터리, 전쟁 | 덴마크 | 108 분 | 201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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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아프가니스탄 최전선 아르마딜로 캠프에 파병된 덴마크 청년들은 설렘과 두려움으로 6개월간의 복무를 시작한다. 이러한 덴마크 병사들을 위협하는 건 눈에 보이는 탈레반 게릴라들이 아닌 매일같이 반복되는 정찰과 훈련 속에 일상화 되어버린 무료한 현실이다.

 


그러던 어느 날, 대원들에게 전쟁의 총성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적이 설치한 IED폭발로 인한 동료들의 부상과 죽음을 지켜보며 대원들은 점점 흥분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어디서 날라올지 모르는 총탄에 대응사격 하면서 적에 대한 증오와 분노와 가학과 공포 등의 감정으로 넓게 퍼진다.

 

대원들은 배수로에 탈레반 병사들이 누워 있는 것을 알아챈다. 화가 난 덴마크 병사들은 배수로에 수류탄을 던지고 탈레반 병사를 향해 무차별 난사를 가한다. 상황이 종료된 직후 그들은 탈레반 병사의 시신을 총으로 파헤치며 그들의 총과 전리품을 챙긴다.

 

이 장면은 덴마크에서 논쟁거리를 남겼다. 부상당한 적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체를 헤집어 전리품을 챙겨오는 군인들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좀 전에 벌어진 전투를 시시덕거리는 청년들의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처럼 이 영화는 전쟁에 중독된 병사들의 삶을 다룬다.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전쟁터에서 돌아온 대다수 병사들이 결국은 다시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갔다는 후일담을 담은 자막을 볼 때이다. 그들은 다시 원래의 삶을 살 수 없다. 여기에는 좋고 나쁨과 선악의 구분을 떠나 전쟁 그 자체의 속성을 파고드는 세밀한 관찰의 힘이 있다. 도덕과 윤리가 무화되는 경지에 들어서서 죽음을 경계에 둔 삶에 빠져드는 병사들의 병적 몰입 상태를 보여주면서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전투 때문에 황폐한 삶을 견디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모습이 비친다.

 

야누스 메츠 페데르센그 감독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10년 넘게 진행됐지만, 그곳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더 많은 사람이 깨달았으면 한다.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전혀 만들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적이라고 여긴 사람들과 싸울수록 우리의 적은 늘어난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그걸 깨닫길 바란다"고 관객들에게 당부한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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