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우의 후예39> 아라우 모바일 메디컬
[시사타임즈 = 이철원 시사타임즈 회장] 하이옌 태풍이 지나간 직후 많은 나라의 NGO 단체에서 긴급구호지원을 하였는데, 그 중 많은 수가 의료인력으로 우리가 도착했을 당시에도 많이 활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의료인력들은 교통과 안전상의 문제로 타클로반시를 비롯한 도심 주변에서만 의료지원을 했고, 정작 치료가 절실한 구석구석의 시골마을에는 지원이 제한되었다.
그래서 아라우부대는 모바일 메디컬팀을 편성하였으며 과감히 도심지를 벗어나 실질적으로 의료혜택이 필요한 격오지 마을을 찾아다녔다. 주민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고 매일 종합병원의진료인원에 육박하는 200여 명을 진료해야 했다. 진료 당일에는 의료진이 도착하기도 전에 수십 명이 찾아와 벌써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진료를 원하는 주민들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기다리지 않도록 번호표를 만들어 나누어주고 일정 인원 이상은 집에서 기다리다 다시 와서 진료를 받도록 했다.
또한 의료지원 활동과 병행해 팝콘, 슬러시를 제공했는데 진료를 받기 위해 모인 주민과 팝콘을 받기 위해 몰려든 아이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아라우부대의 의료진료 활동 중 현지 주민들이 꼭 받고 싶어 하는 것이 치과버스에서 이루어지는 치과진료이다. 주민 대부분이 제대로 양치를 하지 않아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곳의 치과 진료 조건이 대단히 열악하여 치과 간판은 붙었는데 겉모습은 우리의 시골 마을 이발소와 같은 풍경으로 이발 의자 같은 것이 하나 있으며 주로 발치만을 해주고 있었다. 물론 주민들은 이것조차 비용 때문에 이용하기 어려웠다. 아라우 치과는 간단한 치료와 스케일링, 발치 위주로 진료를 하지만 최신 의료기기로 무료 진료를 해주니 주민들에게 늘 인기였다.
이렇게 작전지역의 마을을 한 번씩 돌아가며 진료하고 나니 이제 태풍 피해도 어느 정도 복구되어 돈 벌러 마을 밖으로 나가는 인원이 많아 주간에 진료 인원이 많이 줄어들었다. 반면에 주둔지에서 진료를 받으려는 인원은 점점 소문이 나면서 많아졌다. 주둔지 진료가 있는 날이면 7시부터 진료가 시작되는 데도 걷거나 페디캡(운송용 자전거)을 타고 전날 저녁부터 부대 앞에 기다리고 있다가 진료 등록을 하기도 했다. 특히, 현지에서 비싸고 치료받기 힘든 치과진료를 받기 위해서 전날 오후부터 와서 텐트를 치고 기다렸다.
부대에는 산부인과 의사가 없고 엑스레이 정도의 장비만 있는데도 급한 임산부나 교통사고와 같은 응급환자를 트라이서클 (운송용 오토바이)에 싣고 오기도 하였다. 그러면 응급조치를 취한 후에 부대 엠블런스로 시내 병원으로 이송해 주었다. 안타까운 것은 분명 부대에서 조치가 제한되는 위급한 상황인데도 엠블런스로 시내병원으로 이송하려하면 비용 때문에 병원진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간단한 치료만 하면 불구가 되지 않을 수 있는데도 이런 조치가 늦어져서, 아니면 수술시기가 늦어져 평생 불구로 살 수밖에 없는 환자를 자주 보게 되어 항상 마음이 아팠다.
이러한 현지 주민의 호응 덕분에 아라우부대 의무대는 파병부대 역사상 최단기간에 진료인원 4만 명을 달성할 수 있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아라우 모바일 메디컬’을 찾은 주민들이 부대 의료진의 친절과 정성으로 아픈 몸뿐만 아니라 태풍으로 입은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되어 돌아가는 것이었다.
글 : 이철원 시사타임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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