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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공연·전시

연극 <빌려온 환상>, 혜화동1번지 5기동인 폐막작

연극 <빌려온 환상>, 혜화동1번지 5기동인 폐막작


[시사타임즈 = 이미경 기자] 기지촌 여성의 시대적 아픔을 녹여낸 연극 <일곱집매>로 주목받은 이양구 연출이 가난의 대물림을 주제로 한 연극 <빌려온 환상>을 개최한다. 기존의 연극적 언어에 소리꾼 김소진의 작창이 더해진 작품으로 드라마와 판소리라는 서로 다른 이야기 방식을 통해 사람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 작품은 혜화동1번지 5기동인의 페스티벌 폐막작으로서 대학로 혜화동1번지에서 5월2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판소리와 모노드라마가 결합된 감동의 무대


이 작품은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가 판소리와 모노드라마로 진행된다. 1920년 이야기는 판소리로 2014년의 이야기는 모노드라마로 병치되어 진행되는 구성이다.


작창을 맡은 소리꾼 김소진씨는 “원작을 모티브 삼아 새로운 판소리극을 만들었어요. 이 작품은 가난을 다룬 무거운 비극의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죠. 이를 판소리로 불러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작품 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라고 작창 의도를 밝혔다.


소리꾼의 판소리와 현대의 모노드라마가 어우러진 이 작품을 연출한 이양구 연출은 1920년과 2014년의 이야기를 병치시켜 보여줌으로써 대물림 되는 ‘가난의 전통’과 이를 둘러싼 사회 구조를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난이라는 밑바닥 삶을 살면서도 가족을 지키려는 사람과, 사람의 밑바닥을 지키고자 신발을 만드는 사람의 비교를 통해, 사회와 사람의 가치를 짚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가난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속에서 겪는 가족의 고통을 기억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가난의 전통을 거부할 수 없는 사람들


<빌려온 환상>은 가난 때문에 가족의 짐이 되어온 아버지에 대한 고찰에서 출발한다. 이양구 연출이 끈질기게 탐구해 온 ‘우리’라는 공동체의 의미에 대한 질문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모노드라마를 쓴 김보현 작가는 “원작을 읽었을 때 느꼈던 지독하게 가난하던 그 시절의 이야기가 지금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가난으로 가족과 자신을 비극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었던 1920년의 경수와, 표준 규격의 시대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세계를 찾기 위해 ‘밑바닥’부터 편하게 만들려는 2014년의 현배는 이질적이지만, 자신의 생에 대해 가지는 애착과 절박함의 크기는 동일하다”고 말했다.


판소리와 모노드라마를 기반으로 한 연극 <빌려온 환상>은 대학로 소극장운동의 맥을 잇는 혜화동1번지 5기동인의 폐막작으로 5월25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최서해의 소설 <기아와 살육> 속에는 1920년대 돈과 가난 때문에 가족이 견딜 수 없는 멍에가 되어야 하는 가혹한 현실이 드러난다. 돈과 가난 때문에 ‘가족’을 살해하거나 동반 자살 하는 사람들은 2014년의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빌려온 환상>은 2014년의 이야기와 소설 <기아와 살육> 속 이야기 두 개가 서로 병치하여 전개 되다가 더 먼 과거의 더욱 가난했던 날들로 ‘환상’ 속에서 날아간다.


이 작품은 김소진의 작창과 김보현의 모노드라마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김소진, 이이화 두 배우가 판소리의 소리꾼으로 출연하여 고경화 고수와 호흡을 맞추고, 이현배 배우가 극중 1인극으로 출연한다.


이미경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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