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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 전문 ] 거제씨월드 벨루가 필리핀 반출 반대 기자회견문

[ 전문 ] 거제씨월드 벨루가 필리핀 반출 반대 기자회견문

 

[시사타임즈 보도팀] 거제씨월드 벨루가 필리핀 반출 반대 기자회견문

 

 

동물자유연대와 ‘어스 아일랜드 인스티튜트(Earth Island Institute, 이하 EII)’는 제씨월드가 현재 사육중인 벨루가(흰고래)를 필리핀으로 반출하려는 계획을 규탄하며, 필리핀과 한국 양 국가에 해당 벨루가의 반입, 반출을 허가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

 

거제씨월드의 실소유자인 싱가폴 국적의 림치용 사장은 러시아에서 포획해 한국으로 들여온 벨루가 4 마리를 본인이 필리핀에서 운영하는 수족관 ‘마닐라 오션파크(Manila Ocean Park)’에 전시하기 위해 2014년 필리핀 정부에 벨루가 수입 허가를 요청했다. 마닐라 오션파크가 필리핀 해양자원관리국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마닐라 오션파크는 해양포유류를 전시하는 ‘씨 라이프 파크(Sea Life Park)’라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며, 이를 위해 벨루가(흰고래), 큰돌고래, 남아메리카 물개, 하버물범을 수입할 계획이다. 현재 마닐라 오션파크는 벨루가 수조를 건설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와 EII가 벨루가의 필리핀 반출을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벨루가의 필리핀 반출이 벨루가의 복지, 심지어는 생존에 큰 위해를 가한다는 점이다. 벨루가는 북극해에 서식하는 동물로, 열대기후인 필리핀에서 생존하기 어려우며 더구나 온도 조절이 되지 않는 야외수조에서 전시하는 것은 벨루가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둘째는 벨루가 전시시설의 증가는 벨루가 등 외래종 해양포유류 전시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러시아의 벨루가 포획 산업을 지속,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멸종위기종(CITES)종 수입 시 정부가 자문을 구하는 과학기관(scientific authority)인 필리핀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과 실리만 대학(Silliman University)의 해양과학대학은 모두 해당 벨루가의 반입을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양 기관은 EII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북극해에 서식하는 벨루가가 열대기후인 필리핀에서 사육될 경우 폐사할 가능성이 높으며, △벨루가의 수출, 수입 모두 야생에서의 벨루가 개체수 제거로 인해 종 보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밝혔다.

 

2012년 미국 조지아 아쿠아리움은 미국 국립해양수산국에 러시아에서 포획된 벨루가 18마리를 수입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기각 당했다. 국립해양수산국은 △벨루가의 수입이 종이나 개체수에 대해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년간 러시아의 벨루가 포획은 개체수 감소의 원인이 되었다. △해당 동물의 수입은 벨루가 전시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러시아의 해양포유류 포획을 더 부추길 것이다. △18마리 중 다섯 마리는 포획 당시 1살 반밖에 되지 않은 어린 개체로, 포획 당시 수유 중이고, 어미로부터 독립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라는 점을 수입 불허의 이유로 들었다.

 

필리핀의 야생동물자원보존법은 ‘멸종위기종 수입이 야생동물의 생존과 서석지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즉, 이번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필리핀 반출은 필리핀의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기 위한 ‘꼼수’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3월 22일 동물자유연대와 EII가 거제씨월드를 방문해 해당 동물들을 관찰한 결과, 강한 햇빛 때문에 벨루가가 머리 부분에 일광 화상을 입은 것을 발견했다. 야생에서보다 수면 위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은 수족관에서 고래가 햇볕에 화상을 입는 것은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멜라닌 색소가 적은 벨루가는 더 햇볕에 취약하다. 심해에 서식하는 벨루가가 얕은 야외 수조에서 사육되고, 훈련과 먹이주기 체험 등에 이용되면서 머리를 수면 밖으로 내놓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입은 화상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벨루가가 수면 위로 머리를 내놓을 때마다 강한 햇빛 때문에 눈을 질끈 감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고통받는 벨루가가 한국보다 기온이 높은 필리핀에서 어떤 고통을 받을 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3월 20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을 통해 벨루가 필리핀 반출 계획 여부에 대해 거제씨월드에 질의한데 대해, 거제씨월드 관계자는 ‘아직 공식 입장이나 계획이 없다. 다만 림치용 사장이 개인적으로 반출 계획을 세웠을 수는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물자유연대와 EII는 거제씨월드가 벨루가 필리핀 반출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한다. 거제씨월드는 열대기후인 필리핀으로 벨루가를 이송해 폐사에 이르게 하는 대신, 러시아로 되돌려보내 야생으로 안전하게 방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양국 정부는 벨루가의 수출, 수입을 허가하지 않을 것은 물론,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한 국가답게 전시를 위한 멸종위기종 동물의 국제 거래를 엄격히 제한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한국 정부는 고래수입을 무분별하게 허가해 대한민국이 ‘돌고래 세탁국가’의 오명을 쓰지 않도록 고래류 수입 금지 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2015년 3월 26일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

어스 아일랜드 인스티튜트 (Earth Island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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