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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89)] 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

[책을 읽읍시다 (1489)] 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

100세 정신과 의사 할머니의 마음 처방전  

다카하시 사치에 저 | 정미애 역 | 바다출판사 | 180| 11,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저자 다카하시 사치에는 100세 정신과 의사 할머니다. 서른 셋에 의사가 된 후로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 어느덧 100세를 맞았다. 지금까지 만난 환자들의 일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책 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을 썼다.

 

백 살하면 인생의 무수한 굴곡 앞에서 초연한 노인이 그려진다. 인생에 관해 대단히 심오한 철학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젊은 사람에게 인생이란 건 말이지……하며 완벽한 정답을 제시할 것 같다. 그러나 백 년을 살아온 저자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게 있다. 바로 마음의 균형을 찾는 일이다. 너무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다고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해지지 않는 것. 너무 참으면서 살지 않아도 되지만, 남에게 지나치게 의지하지 않는 것. 이러한 균형을 찾아내는 분별력이야말로 어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이렇게 살면 안 되고, 저렇게 살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자신에게 적절한 균형을 하나하나 파악해 가는 것, 그 자체가 삶이라고 말한다.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며 살라는 말들이 단순한 상식에 그치지 않고 감동과 울림을 주는 건, 말하는 사람이 깊은 연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백 살을 맞은 이 연륜의 힘을 통해 읽는 이들에게 조언한다.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자신도 여전히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의 여정을 보여 준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꿈을 꾸라고. 실현 가능성은 제쳐 두고 마음껏 꾸라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그대로 저자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매사 거침없이 도전한다. 팔십 넘어 술의 매력에 푹 빠져 반주를 즐기고, 아흔여덟에 처음으로 인스턴트 우동을 먹는다. 취미 활동도 마찬가지다. 여든 살에 수채화를, 아흔 살에는 숫자 퍼즐 게임을 배우며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망설임 없이 도전하고 유쾌하게 사는 듯 보이는 저자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세대 차이. 어느 날, 전철 안에서 유행 따라 블라우스를 뒤집어 입은 젊은 여성을 보고 말을 잇지 못할 만큼 충격에 빠지기도 하고, 한 가지 음식으로 제한하는 극단적인 식사법을 신기해한다. 사회에 자리 잡은 나홀로족 문화를 낯설어하고, 사물이나 사람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기준도 젊은 세대와 다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차이가 아니라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다. 저자는 나이 들었다고 남에게 의존하거나 차이를 존중하지 않는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살면서 가치관의 차이를 맞닥뜨리는 순간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타인의 균형을 간섭하지 않는 자세는 의사로서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기분은 이해할 수 없을 때도 있다라는 신조로 환자들을 대한다. 그러면서 우울증이나 마음의 병이 깊어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고 침묵하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 타인의 균형을 존중하는 것이 진짜 어른이라고.

 

저자는 70년 가까이 정신과 의사로 지내면서 환자들의 마음을 살펴 왔지만 오히려 환자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한다. 노인성 수면장애를 겪으며 잠을 못 잔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금방 잠들 수 있을 거예요와 같은 막연한 말을 하다가 자신이 불면증을 겪게 됐을 때야 고통을 절감한다. 또 환자에게 갑작스럽게 걸려온 전화를 대수롭지 않게 받고 끊었지만, 그것이 자살 시도를 앞둔 절박한 전화였다는 것을 알고 속죄하는 심정으로 전화 상담 봉사를 하기도 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각자 자신의 균형이 무엇인지 찾아가기를 바란다. 재미있게 놀이하듯, 게임 하는 듯한 자세로. 그리고 단 1밀리미터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작가 다카하시 사치에 소개


정신과 의사. 1916년 일본 니가타에서 태어났다. 20대에 첫 직장을 퇴사하고 건너간 중국 칭다오에서 일본인 목사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힘쓰겠다는 생각으로 귀국하여 뒤늦게 의학 공부를 시작했고, 서른세 살에 의사가 되었다. 이후 정신과를 진료 과목에 추가한 하타노 병원을 개원하고 원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병원뿐 아니라 환자 공동생활 시설, 취업 지원 시설 등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사단 신와카이 秦和이사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70년 가까이 환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걸 배웠다. 그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 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을 썼다. 저서로는 차곡차곡 쌓이는 작은 일들101살의 습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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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