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2200)] 평온한 날
김보희 저 | 마음산책 | 212쪽 | 19,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몇 해 전 여름, 서울 금호미술관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섰다. 화가 김보희의 개인전 ‘Towards’를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줄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시를 찾는 사람들이 줄었던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전시를 다녀온 사람들의 감상 글이 줄을 이었다.
『평온한 날』은 김보희의 첫 그림산문집이다. 책에는 92점의 대표적인 그림과 화가가 쓴 글들이 실렸다. 그동안 그림으로만 말해왔던 화가는, 반려견과 가족의 일상부터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갔다.
『평온한 날』은 김보희의 산문을 만나볼 수 있는 첫 책이자 예술가로서 그의 면모를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한 권이 되었다.
24년간 이화여대 동양화과 교수로 제자를 길러낸 김보희 화가는 2003년 제주도로 내려가 정착했다. 자연이 화폭에 담기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에는 웅장한 자연뿐 아니라 초기의 인물화도 실려 있다. 인물들을 그렸던 당시 상황에 대한 화가의 글을 읽는 것은 신선한 즐거움이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늘 평온하게 물들이는 김보희의 작품들과 함께 그의 삶을 이루어온 것들을 이해하게 되는 글을 통해 제목처럼 ‘평온한 날’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김보희 작가는 크고 묵직한 화집이 아닌 그림산문집을 내는 이유를 두고 “전시장에 쉽게 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전국 책방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는 책을 통해 사람들이 예술을 좀 더 가까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의 발로이다. 전시장에서 직접 보는 작품이 주는 강한 인상만큼, 종이에 인쇄된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상상력을 더해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다.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것.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예술의 의미를 『평온한 날』을 통해 되새긴다. 화가로서 칠십 평생 그림을 그려온 김보희는, 자신의 그림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캔버스 앞에 선다고 했다. 그런 바람이, 책에 간절히 스며 있다.
작가 김보희 소개
화가.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1980년 <첫 번째 김보희 개인전>을 시작으로 2 022년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린 'the Days'까지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20여 년 전,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이사한 후 제주도의 푸른 자연을 담아낸 그림을 꾸준히 그리고 있다. 오직 마음이 끌리는 대상을 차분하게 들여다보고 그림으로 옮긴다.
작업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결국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평온한 날』은 첫 그림산문집이다. 이화여대에서 박물관 관장 및 동양화 전공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이화여대 동양화 전공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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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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