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098)] …스크롤!

[책을 읽읍시다 (2098)] …스크롤!

정지돈 저 | 민음사 | 204 |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소설가 정지돈의 신작 장편소설 『…스크롤!. 소설의 선형적인 전개 구조를 뒤섞고, 다종다양한 장르를 한 텍스트에 결집시키는 독특한 시도로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그만의 인상적인 문학적 궤적을 그려 온 정지돈이 또 한 번 독자들에게 문학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난해 출간된 장편소설 모든 것은 영원했다에서 공산주의자 현앨리스의 아들 정웰링턴의 삶을 중심으로 굳건한 믿음이 뿌리내린 과거와 회의가 깃든 현재를 오가며 시간 그 자체에 대해 골몰하도록 만들었던 정지돈이 이번 신작에서는 근미래로 그 시선을 옮긴다.

 

『…스크롤! 21세기 초의 팬데믹 유행으로부터 얼마간 시간이 흐른 근미래를 시간적 배경으로 삼는다.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줄기(SE NE)로 전개된다. 한 줄기에서는 물리적 현실보다는 증강·가상 현실에 기반을 둔 복합 문화 단지 메타플렉스에 소속된 서점 메타북스 점원들의 이야기가, 또 다른 줄기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는 음모론을 파괴하기 위해 창설된 초국가적 단체 미신 파괴자 소속 대원들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각의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을 뒤섞고 생략하거나, 인과관계 없이 파편적으로 나열된다.

 

『…스크롤!에서 그리는 미래는 당면한 현실적 문제와 분투하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사이에 바로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다.

 

프랜과 정키는 무한히 확장하는 서점 메타북스의 점원이다. 프랜은 드라마 작가 지망생으로, 드라마 대본 집필 수업을 등록해 혼자 글을 쓰며 자신의 드라마가 OTT에서 상영되기를 꿈꾼다. 정키는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이 끊긴 여자 친구의 결혼 소식을 접하고 크게 당황하지만 여자 친구를 만나 사정을 듣는 것조차 녹록치 않다.

 

이처럼 프랜과 정키, 그리고 친구들은 각자 지독히 현실적인 문제들에 골몰하면서도 이를 서로 깊이 공유하지는 않는다. 그들 사이 공유되는 것은 오직 볼 만한 영화나 소설 작품, 그리고 서점 메타북스에 관한 흉흉한 소식들뿐이다. 생생한 개인적 경험은 서로 공유되지 않은 채 점점 축소되지만, 온전히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운 공통의 현실과 관심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활발히 공유되며 확장된다.

 

이는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에 대해 절대 그 속사정을 알 수 없 대부분의 경우 아주 작고 표면적인 일을 통제하고 실천하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을 소설 밖 우리의 모습과도 꼭 맞게 겹친다.

 

정지돈 작가는 컷업 기법을 차용해 현실과 비현실, 가상과 실재, 미디어와 메타미디어를 오려 붙여 한 권의 책을 완성했다. 이는 각 개인, 그리고 저마다 마주한 현실이 분화될 대로 분화된 근미래의 일면을 효과적으로 선보인다.

 

 

작가 정지돈 소개

 

1983년 대구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에서 영화와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2013 문학과 사회의 신인문학상에 단편소설 눈먼 부엉이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건축이냐 혁명이냐 2015년 젊은작가상 대상과 창백한 말 2016년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사실과 허구의 관계를 묻는 방식의 글쓰기를 통해 역사와 현재, 미래의 의미를 묻는 작업을 지속 중이다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 [아키토피아의 실험] 도록의 에필로그 어떤 작위의 도시를 실었고, 낸 책으로는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살 것이다 문학평론집 문학의 기쁨(공저), 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야간 경비원의 일기가 있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