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무고죄특별법 제정 보다 악의적인 무고 처벌 강화 타당”
‘무고죄 특별법 제정’ ‘성폭력 수사 매뉴얼 관련’ 국민청원에 19일 답변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청와대가 19일 무고죄 특별법 제정 청원에 대해 “법 제정보다는 악의적인 무고사범이 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면밀하게 수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답변자로 나선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청원 배경에 대해 “이번 청원은 이러한 무고 범행들 중에서 특히, 일부 성폭력 범죄와 관련된 고소·고발이 죄가 없는 사람을 매장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 그들의 사회적 지위와 인격, 가정까지 파괴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제기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원인은 억울하게 유죄가 선고될 경우 실형을 선고받고, 무죄를 받는다 하더라도 주위의 싸늘한 시선은 없어지지 않는 반면, 고소인은 무고죄가 인정되더라도 집행유예의 가벼운 처벌만 받는다고 지적하면서, 무고죄의 형량을 높이거나 무고죄와 관련된 특별법을 만들어 미투 운동을 악용하는 일부 사람들을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비서관은 먼저 외국과 국내의 무고죄 형량에 대해 설명했다. 박 비서관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형법 제156조에는 무고죄의 형량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 각국마다 무고죄의 구성요건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단순비교는 어려우나, 독일은 5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 프랑스는 5년 이하의의 구금형 및 45,000유로의 벌금, 영국은 6개월 이하의 즉결심판이나 벌금, 미국은 연방형법에 5년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처하게 규정되어 있다는 것. 따라서 우리나라 무고죄의 법정형은 외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박 비서관은 “우리나라의 무고죄 법정형이 외국에 비해서 높은 편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중하게 처벌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인다”며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무고 혐의로 입건된 사람은 10,219명이나 이들 중 기소된 건수는 전체의 18%인 1,848건이고, 그 중 구속은 5%인 9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알렸다.
또 “기소가 되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비율은 높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량도 징역 1년 안팎이 대부분이고, 초범인 경우 집행유예나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는 것이 사실이다”고 전했다.
처벌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무고죄의 처벌이 중하지 않은 원인 중에 가장 큰 것은 무고죄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면서 “통상 고소사건의 피의자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 경우, 고소인에게 바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혐의없음 사건은 혐의 유무가 명백한 것이 아니라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아서 혐의없음 처분을 하는 것인데, 이 경우에는 무고죄도 증거 불충분으로 처벌할 수 없게 된다는 것.
또한 고소 내용이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면 당연히 무고죄로 처벌하겠지만, 어느 정도 사실에 기초한 상태에서 그 정황을 다소 과장한 데 그치는 경우에는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무고죄의 양형기준이 법정형에 비해 낮게 설정되어 있는 점도 무고죄의 형량이 중하지 않은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현재 법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고범죄 양형기준인데 보시는 것처럼 일반무고죄의 경우 법정형은 10년 이하이나 양형기준상 기본형량은 6월 내지 2년으로 되어 있고, 가중되더라도 1년 내지 4년으로 되어 있어서 법정형에 많이 미치지 못하게 설정되어 있다. 양형인자에 따르면 반복적으로 고소를 한 경우, 무고로 상대방이 큰 피해를 본 경우, 여러개의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가중처벌을 받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형량을 더 높이거난 특별법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 아닌겠는가’라는 질문에 박 비서관은 “무고죄 특별법 제정의 방법 보다는 억울한 사람이 가해자로 몰려 재판을 받거나 처벌받지 않고, 악의적인 무고사범이 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면밀하게 수사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나아가 “무고로 인한 피해가 크고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경우에는 초범이라 하더라도 실형을 구형하는 등 중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여 ‘아님 말고’ 식의 고소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법정형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되어 있는 양형기준을 개선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검찰청의 개정 ‘성폭력 수사매뉴얼’ 중 ‘성폭력 수사사건의 종료시까지 원칙적으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무고와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고소 사건에 대한 수사를 중단한다’는 부분의 시행을 중지해 달라는 국민청원과 관련해 박 비서관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권고에 따른 것으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박 비서관은 “통상 모든 형사 사건은 원 사건 사실 관계를 명확히 확정한 이후 무고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머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미투 피해자의 2차 피해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히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사건 고소인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고소가 동성간 벌어졌든 동일하게 적용된다”면서 “무고 수사절차 일반을 규정한 것일 뿐 차별적 수사절차가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성폭력 관련 무고 행위는 엄하게 처벌받아야 마땅하지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무고죄를 신중하게 적용하되 악의적인 경우, 처벌 수위를 높여 근거 없는 폭로가 줄어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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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선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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