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총 “국회, 절차 무시 자료요구·권력 남용 지방 고유사무 감사 중단해야”
국회에 국감국조법 준수 요구 성명서 발표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석현정, 이하 공노총)은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 법적 절차를 무시한 자료요구 중단과 법적 근거도 없는 지방 고유사무 감사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공노총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회 국정감사가 10월 4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삼권분립의 정신에 입각한 국회의 감사권은 존중받아 마땅하며, 감사를 위한 국회의 적절한 자료요구권 역시 적절히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그런데 최근의 국정감사는 법도 원칙도 없이 감사의 본 목적은 망각한 채 그저 ‘피감기관 공무원 길들이기’ 경쟁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를 불문하고 10년 치, 20년 치 방대한 자료는 기본이요, 감사와 관련이 없는 자료까지 빨리, 무조건 제출하라는 피감기관의 으름장에 담당 공무원은 본연의 업무 공백을 우려하며 야간·휴일 불문 ‘국회 5분 대기조’가 돼 버린다”며 “누구보다 법을 잘 지켜야 할 국회가 법정 절차는 무시한 채 ‘불법 관행’을 이유로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에 관한 법률(국감국조법)에 따르면 자료 제출 요구는 상임위 의결이나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관행을 이유로 국회의원측에서 직접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마저도 ‘3일 이내’로 촉박하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담당 공무원의 고유업무를 마비시키기 일쑤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공노총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 질문요지서 송부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답변이 약 86%였으며, 6시간 이전에 급하게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무려 46%에 달했다”며 “국회 의정자료전자유통시스템 외에 전화,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해 수시로 과도한 통계자료를 급박하게 제출하라고 하여 98%가 야근을 하였고, 60%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겼다고도 답했다”고 밝혔다.
공노총은 “의결 절차도 없이 마구잡이로 요구하다 보니 의원실 간 유사·중복 자료 제출 요구가 넘쳐나고, 두 번 세 번 같은 자료를 반복 제출해야 하는 무한 자료 제출의 굴레, 비효율의 끝판왕이다”면서 “또 국회 의정자료전자유통시스템을 통해 의원실 간 자료공유가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의원실 간 실적 경쟁에 몰각되어 조정 없이, 대책 없이 중복자료가 난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노총은 또 “주체도, 행사 방법도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 없는 자료요구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대는 국회의 ‘불법 관행’은 언제쯤 개선될 것인가?”라며 국회의 조속한 태도변화를 요구했다.
공노총은 국회의 무분별한 지방 고유사무 감사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성명서에서 “국회는 국가위임사무와 보조금 등 예산지원 사업이 아닌 국감과 관련이 없는 지방자치단체 ‘자치사무’까지 감사에 나서며 ‘국회 갑질’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로부터 매년 지자체 사무에 대한 감사를 받고, 감사원 감사까지 추가로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무소불위 권력 남용 감사’로 인해 지자체 공무원들은 감사만 받다가 일 년 다 지날 판이다”고 토로하며 “2020년 공노총이 국회에서 국감자료를 요구하여 일부 광역시·도에서 제출한 자료 내용을 살펴본 결과, 2,047건 중 국가위임사무와 국가 예산 지원 사업 자료는 불과 13%뿐이었고 87%에 달하는 자료가 국회의 국정감사와 관련이 없는 지방정부 고유사무 관련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을마다 반복되는 국회의 구태,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공노총은 국회가 법적 절차를 무시한 자료요구를 즉시 멈추고, 법적 근거도 없는 지방 고유사무에 대한 감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공노총은 전국 120만 공무원 노동자와 함께 국정감사 준비과정에서 국회의 불법 부당한 권력 남용이 계속되는지 샅샅이 뒤져 낱낱이 지켜볼 것이며, 최악의 사례는 국민에게 직접 공개할 것”이라면서 “성공적인 국정감사를 위해 우선 국회부터 국감국조법을 지켜 모범을 보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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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선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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