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3·1운동·日관동대지진 피살자 명부 최초 공개

국가기록원, 3·1운동·日관동대지진 피살자 명부 최초 공개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이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3·1운동 피살자 명부, 일본 진재(震災)시 피살자 명부, 일정(日政)시 피징용자 명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지난 1953년 전국적으로 조사된 3·1운동과 일본 관동대지진 피살자 명부가 사상 처음 발견돼 19일 공개됐다.

 

이 와 관련해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1953년에 작성된 3·1운동 피살자 명부, 일본 진재(震災)시 피살자 명부, 일정(日政)시 피징용자 명부 등 총 67권의 과거사 기록물을 수집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개된 67권은 1953년 이승만 정부 당시 작성된 3·1운동 피살자 명부 1권(630명), 일본 진재시 피살자 명부 1권(290명), 일정시 피징용자 명부 65권(총 22만9,781명) 등 3가 명부이다.

 

이들 명부는 지난 6월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한국대사관 청사 신축에 따라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국가기록원은 이를 이관받아 명부별 분석작업을 거쳐 공개하게 된 것이다.

 

박 원장은 “이들 명부는 1952년 12월15일 제109회 국무회의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지시로 내무부에서 전국적인 조사를 통해 작성한 명부”이라며 “1953년 4월 제2차 한일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각 명부의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3·1운동 피살자명부의 경우 총 1권 217매로 되어 있고, 지역별로 모두 630명의 희생자가 실려 있다. 이 명부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 없는 최초의 희생자 명부라는데 그 의미가 크다.

 

명부에는 읍·면 단위로 희생자들의 이름과 나이, 주소, 순국일시, 순국장소, 순국상황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향후 독립유공자 선저어에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인정된 3·1운동 독립유공자 수는 391명이었으며, 독립운동가 박은식의 독립운동지혈사에 기록된 3·1운동 피살자 수는 7,509명이었다.

 

명 부를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경기도 지역의 경우 총 169명 중 약 100여명이 새롭게 확인됐고, 충정도 지역의 경우 총 100명 69명이 새롭게 확인됐다. 또 천안의 경우 29명 중 16명이, 예산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새롭게 발견됐다.

 

일 본 진재시 피살자 명부의 경우는 1923년 9월1일 발생한 관동대지진 당시 피살된 한국인 명부로서, 총 1권 109매에 290명의 명단이 등재돼 있다. 명부에는 희생자 이름과 본적, 나이, 피살일시, 피살장소, 피살상황이 자세히 적혀 있다.

 

지금까지 관동대지진 당시 한국인 피살자수는 6,661명에서 2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희생자 명단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관동대지진과 관련한 자료가 부족하여 국내외 학술연구가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이번 명부를 계기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끝 으로 일정시 피징용자 명부는 지금까지 작성된 피징용자 명부 중 가장 오래된 원본기록으로서, 총 65권에 22만9,781명의 명단이 실려있었다. 기존에는 1957년 한국 정부가 28만5,771명의 피징용자 명부를 작성한 것이 있다.

 

이 에 대해 국가기록원은 “두 명단을 비교했을 때 새롭게 발견된 명단이 5만5,990명이 적지만 기존 명부에서는 확인할 수 없던 피징용자의 생년월일, 주소 등이 포함돼 있어 피해보상을 위한 사실 관계 확인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경북 경산지역의 경우 피징용자 4,285명 중 1,000명이 종전 명부에는 없었던 새로운 명단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국가기록원은 또 “이번에 수집한 자료를 국가보훈처 등 관련부서에 넘겨 독립유공자 선정과 과거사 증빙자료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명부별 세부사항을 정리해 내년 초부터 일반인도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알렸다.

 

탁경선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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