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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만혼·비혼 증가 이유…男 “신혼집 장만” vs 女 “육아문제”

만혼·비혼 증가 이유…男 “신혼집 장만” vs 女 “육아문제”

미혼 남성 40% 초식남·미혼 여성30% 육식녀 성향

남성보다 여성들의 만혼과 비혼에 대한 우려 크지 않아

 

 

 

[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최근 미혼 남성과 여성의 결혼 지연인 만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들의 초혼 연령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남성 경우 1990년 평균 27.8세였던 초혼 연령이 2011년에는 31.9세로 늘어났으며, 여성 역시 초혼 연령이 1990년 평균 24.8세였으나, 2011년에는 29.1세로 약 20년 만에 약 4세 정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혼 남녀의 결혼 필요성에 대한 인식 역시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점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은 7월26일부터 8월1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혼관 혼란을 가중시키는 초식남과 육식녀'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혼을 미루는 20∼30세대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1992년 약 73만 명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여 2005년 44만 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약 50만 명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자녀 수인 합계출산율 전망 역시 한국의 경우 OECD 주요국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2명을 넘어섰고, 프랑스는 2020년 내외, 영국 역시 2045년을 전후하여 2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보다 합계출산율이 낮았던 독일마저 이미 우리를 추월했으나, 한국은 2050년에도 1.8명대를 유지할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고착화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는 청년층의 결혼 지연 현상과 결혼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미혼 남성의 경우 결혼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응답인 ‘반드시 해야 한다’와 ‘하는 편이 좋다’ 비율이 2009년 69.8%에 비해 2012년 67.5%로 감소했다. 미혼 여성 또한 긍정적 응답이 줄어들면서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비율이 2009년 31.8%에서 2012년 37.2%로 증가했다.

 

따라서 우리나라 청년들의 결혼관 변화에 대해 우리보다 앞서 결혼과 출산율 문제를 겪었던 일본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출산율 하락과 초식남·육식녀

 

후카자와 마키(深澤眞紀)에 따르면, 초식남이란 연애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외부 활동보다 그냥 방안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 남자를 의미한다. 육식녀는 연애에 적극적이고 고백 받기보다 고백하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는 여자를 칭한다.

 

일본도 장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출산율 감소가 지속되었고 2005년에는 1.26명으로 떨어져 출산율 하락이 크게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남녀의 초혼 연령도 꾸준하게 증가하여, 2010년 남자는 30.5세, 여자는 28.8세를 나타났다.

 

일본 출산율이 하락한 주요 이유 중의 하나는 1990년대 장기 불황 이후 연애를 기피하는 초식남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미혼과 만혼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일본의 경우 株式-社パ-トナ-エ-ジェント가 2011년 2월15일부터 2월18일까지 전국 20∼40대 남녀 1392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초식남 성향을 나타내는 남자가 71.5%에 이르고, 육식녀 성향을 나타내는 여자는 37.7% 정도이다.

 

우리나라 미혼 남성 10명 중 4명 이상은 자신을 초식남 성향이 있는 남자라고 인식하고 있고, 육식녀 성향을 가진 여성은 10명 중 3명 이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육식녀가 4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육식녀화 진행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혼관에 대한 남녀 간의 인식차이

 



결혼을 고려하는 우선순위부터 꺼려하는 이유까지 결혼관에 대한 남녀간의 인식차이는 확연히 달랐다.

◇ 여자는 직업 및 연봉, 남자는 성격 우선= 남녀가 결혼을 결정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인 역시 상호 차이가 나는데, 여자의 경우 상대방의 직업 및 연봉, 남자는 성격으로 분석됐다. ‘결혼을 결정할 때 배우자의 어떤 면을 가장 중시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여자는 상대방의 직업 및 연봉이 48.1%로 가장 높았다. 남자의 경우는 성격이 41.3%로 가장 높고, 그 이외에 직업과 연봉이 35.9%, 상대집안의 경제력 16.1%, 외모 5.8%이며, 학력은 0.9%에 불과했다.

 

◇ 결혼꺼리는 이유로 男 결혼자금, 女 육아문제 꼽아= ‘결혼을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남자의 경우 주택 구입 등 결혼 자금 문제(68.0%), 취업 문제(16.4%), 자유로운 독신의 삶 영위(12.0%) 등의 순서로 응답했다. 반면 여자의 경우 육아 문제(38.0%)가 가장 큰 요인이며, 자유로운 독신의 삶 영위(25.6%), 주택 구입 등 결혼 자금 문제(20.5%) 등의 순서이고, 시댁과의 갈등도 6.8%로 나타났다.

 

여자들의 결혼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남자와 여자 간의 인식 차이도 발생했다. 자유로운 독신의 삶 영위보다 육아 문제를 좀 더 크게 생각하는 여자들이 많으나, 남자들의 경우 육아 문제에 대해 여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추정했다.

 

이에 반해 주택 구입 등 결혼 자금 문제나 자유로운 독신의 삶 영위에 대해서는 여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남자들의 경우 여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오해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 최소한 20평형대의 아파트 전세는 돼야= 남녀 모두 신혼집이 최소한 전세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전세는 되어야 한다는 여자는 73.5%, 남자는 66.2%였다. 자가여야 한다는 응답도 여자 16.7%, 남자 16.9%나 되는 반면, 월세면 충분하다는 의견은 여자 9.8%, 남자 16.9%였다. 신혼집의 주거형태도 최소한 아파트는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기간은 취업 후 평균 약 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남녀 간의 인식 차이는 별로 없었다.

 

‘맞벌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맞벌이를 선호한다는 남자는 83.1%이고, 여자의 경우 89.7%로 남녀 모두 매우 높았다.

 

배우자의 연봉 수준에 대해서는 남자는 최소 2600만원, 여자는 최소 3700만원을 원했다. 현재 중소기업의 대졸초임 수준 중소기업중앙회가 10인 이상 중소기업 500곳 상대 조사해 봤을때 1600만∼2400만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여자들의 나이를 고려하더라도 남자 결혼 상대방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혼 남녀의 결혼에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신혼집 장만이므로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신혼집 마련을 위해 금융 지원 등 소극적 대책에서 벗어나 신혼집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탁경선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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