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자의 무비스토리 (20)] 술이 깨면 집에 가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술이 깨면 집에 가자>는 알코올 의존증에 빠진 사고뭉치 아빠의 좌충우돌 알코올 탈출기를 그린 코믹 가족드라마다. 알코올 의존증이란 술을 과도하게 마심으로써 개인이나 가정, 그리고 사회에 손상을 초래하는 음주행위가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뿐만 아니라 의사조차도 환자에 대한 동정심을 갖기 힘든 유일한 질환이라고 불릴 만큼 외롭고 고독한 현대인 병인 것.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알코올 중독은 알코올의 남용으로 알코올 의존에 이른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알코올 소비량은 세계 2위이며, 알코올 중독이 한국인의 정신장애 발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사고뭉치 아빠는 오늘도 음주마라톤?! 다음 주에는 술에 취하지 않은 모습으로 가족을 만나리라. 꼭.... 이이라고 백만 번 결심 하지만 만취한 채로 길바닥에 쓰러져 있기 일쑤인 사고뭉치 아빠 츠카하라 야스유키(아사노 타다노부). 그에게는 인기만화가인 아내 소노다 유키(나가사쿠 히로미)와 토끼 같은 두 아이들이 있지만 지독한 알코올 의존증 때문에 떨어져 살고 있다. 술에 취해 병원응급실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츠카하라는 이제 그만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귀소본능에 몸부림치며 이번에야 말로 진짜 술을 끊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안고 자진해서 알코올 병동에 입원한다.
“이젠, 술보다 카레?! 천국의 맛! 카레를 달라!!”
소란스러운 병동 사람들과의 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하루하루 상태가 호전돼 가는 츠카하라. 매주 화요일 점심 메뉴인 카레는 츠카하라가 술만큼이나 미치도록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잔뜩 부은 위장 때문에 ‘카레 절대 금지’라는 의사의 특약 처방은 그를 더욱 괴롭게 하는데. 드디어 가족에게 돌아갈 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그에게 예상 외 뜻밖의 사건이 그에게 벌어진다. 과연, 츠카하라는 지긋지긋한 알코올 의존증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술이 깨면 집에 가자>의 주인공 츠카하라 역시 전쟁 카메라맨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받은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과 인기만화가인 아내로부터 간접적으로 받는 열등감이 왜곡된 모습으로 나타나 술에 의지하는 삶을 살아간다. 술로 인해 원치 않게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이것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오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
이런 츠카하라의 속수무책 알코올 의존증을 영화 <술이 깨면 집에 가자>는 사실적이고 담담한 시선으로 묵묵히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그를 마지막까지 지켜주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준다. 사회적 소수자이자 우리 사회가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고 함께 가야 할 존재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다시금 환기시키며 가슴 훈훈한 감동으로 마음을 채워주는 휴먼 드라마로 탄생한 것이다.
이런 깊이 있는 울림은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졌고, 일본 개봉 당시는 물론이고 지난 해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시에도 ‘힐링 무비’로 불리며 상처받은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치유의 영화로 통하게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크고 작게 가지고 있을 법한 마음의 장애는 알코올 의존증에 비견되며 영화 속 그들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로 비춰지게 된 것이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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