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연예/문화·일반연애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제2의 봉준호를 만나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제2의 봉준호를 만나다



[시사타임즈 = 이지아 기자] 영화 현장에서 일하는 다양한 영화 인력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되었을까? 영화를 꿈꾸는 많은 청소년이 궁금해하는 질문일 것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어린이·청소년 영화 축제인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그 해답이 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경쟁 13+> 섹션은 만 13세에서 18세 청소년들이 만든 단편영화를 볼 수 있는 섹션이다. 올해 <경쟁 13+> 본선에 진출한 8명의 재능 있는 청소년 감독들을 만났다. 이제 막 영화판에 첫발을 내디딘 여덟 명의 풋풋한, 그러나 작품 세계는 풋풋하지만은 않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톡톡 튀는 주제의식 속 사회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력 눈길

 


           왼쪽부터 허채령, 전예진, 오해리, 박소연 (사진출처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시사타임즈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보고 속도감 있는 스릴러를 만들고 싶었다는 ‘도둑년’의 전예진 감독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담은 ‘콩가루 모녀’의 오해리 감독 △한글을 이용한 타이포그래피를 시도한 ‘한글 2013’의 김소현·허채령 감독 △사회적 문제를 카메라에 담은 ‘공동소유물’의 김동민 감독 △차별화된 방식의 학교폭력을 다룬 ‘안전지대’의 박준석 감독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은 ‘넌 누구니?’의 김호빈 감독 △그리고 달콤한 로맨스를 그린 ‘사랑의 묘약’의 박소연 감독까지 각자 자신만의 주제의식과 특색 있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공동소유물>의 김동민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우연히 OECD 국가 중 한국이 청소년 낙태율 1위라는 기사를 보게 됐어요. 전체 낙태율은 줄었는데 청소년 낙태율만 오른 거죠. 이유가 뭘까, 고민하다가 이 영화를 찍게 되었어요. 미혼모를 보면 보통 혼자 피해자가 되잖아요. 그런데 뱃속의 아이가 여자만의 불찰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의 공동소유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전예진 감독은 부모님께서 영화 일을 하시다가 만나셔서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고, 김호빈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영화 관련된 일을 하셔서 촬영장이나 작업실을 가면서”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다고 대답했다.

 

박소연 감독의 아버지는 영화 PD로 박소연 감독에게 영화과 진학을 권유했다고 한다. 박소연 감독은 부모님께서 “장비 옮길 때도 차로 데려다 주시기도 하고,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부담스러워서 거절하고 스스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라고 덧붙였다.

 

그 외에 영화과에 입학해 친구들과 작업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가치를 느껴 영상 쪽으로 진로를 잡게 되었다는 김동민 감독, 학교 졸업작품 제출을 위해 영상팀에 합류 자연스럽게 영화를 찍게 된 오해리 감독, 어릴 때부터 뮤지컬단 공연 영상 기록을 남겼던 것이 계기가 되어 영화인을 꿈꾸게 되었다는 박준석 감독 등 다양한 계기를 통해서 영화인이 된 이들의 이야기 또한 흥미롭다.

 

전예진 감독은 “자기가 겪은 일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약에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찍는다고 하면, 그분들에 대해 잘 모르니까 그만큼 표현을 못 한다고 생각하거든요”라며 영화에 대한 진지한 시각을 드러냈다.

 

애니메이션을 출품한 김소현·허채령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노동에서 시작해서 노동으로 끝나요. 이 작품을 죽을 만큼 좋아한다, 안 하면 안 된다 싶을 정도로 작품에 깊게 빠져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며 열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 팀워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고생도 같이 할 친구들이 많은 게 제일 유리한 것 같아요. 다시 말해 성격이 좋아야겠지요”라는 박준석 감독의 현실적인 조언도 눈에 띈다.

 

“영화제는 학교 밖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탈출구”


           왼쪽부터 김호빈, 전예진, 김종현(집행위원장), 오해리, 박소연, 김동민

           (사진출처 =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시사타임즈




박소연 감독은 “작년에 관객심사단을 하면서 남의 영화를 볼 게 아니라 내 영화가 올라와야 하는데…생각했는데 올해 마침 뽑아주셔서 저한테 또 다른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밝혔다.

 

김소현·허채령 감독은 “1학년 때는 결과물이 안 좋아서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걸 후회할 정도였는데,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석 감독은 “제가 수많은 응모자 중에서 본선에 오른 한 명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다음에 아들, 딸에게 꼭 자랑하고 싶습니다!”라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이들에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학교 밖에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또 하나의 탈출구(박준석)”이자 “청소년들이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소통의 장(김동민)”이다.

 

혹자는 아직 사회경험이 적은 청소년들이 깊은 주제의식을 담아낼 수 있을까 우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에서 명확하게 자기 작품의 주제의식을 밝히고, “롤모델을 갖는 게 아니라 또 다른 개성을 가진 감독이 되고 싶다(오해리)”고 말하는 그들에게서 벌써 단단함이 느껴진다.

 

장차 영화계를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고 있는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스텝 바이 스텝'을 슬로건으로 8월22일~29일 아리랑시네센터, 성북아트홀, 성북천 바람마당,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 한성대학교 등 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열린다. 본선 진출작 발표와 함께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이지아 기자(sisatime@hanmail.net)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