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서울시내 야생동물카페 상당수에서 동물의 신체적 정신적 학대와 공중보건이 동물의 생태적 요구에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당은 지난 7월17일부터 11월3일까지 서울시내 10개 야생동물카페 전수조사를 진행한 보고서를 11월9일 발표했다.
▲(위)라쿤 뒤로 전기콘센트가 안전망 없이 노출되어 있으며, 뜯어져 나온 전선도 보인다. (아래)감금 스트레스로 이상행동을 보이는 라쿤들. 조사한 거의 모든 라쿤카페에서 정형행동, 무기력증 같은 이상행동을 관찰할 수 있었다 좌. I카페 우. E카페 (사진제공 = 녹색당) (c)시사타임즈 |
녹색당은 “법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동물학대와 공중보건의 사각대지에 놓인 야생동물카페에 대한 문제의식 하에 <동물보호법이 정의하는 6종의 반려동물(개, 고양이, 토끼, 기니피그, 햄스터, 패럿) 이외의 동물에 대한 전시 혹은 체험이 식음료 섭취와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영업체>로 정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며 “현재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관리대상으로 삼고 있는 10종 이상 50개체 이상의 서울시내 소재 소규모 동물원은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야생동물카페 전수조사는 녹색당원들이 사전 교육을 받고, 구조화된 조사지로 현장을 방문하여 관찰,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조사 내용은 카페 운영방식(운영시간, 면적, 식음료공간 분리), 야생동물 현황과 사육공간(동물 종류와 수, 다른 종의 격리, 접촉가능, 은신처, 먹이판매, 음수대, 바닥재질, 배설물 처리), 관람객 수, 직원 수 등이다. 10개 카페에 있는 야생동물의 종류는 라쿤, 미어캣, 왈라비, 사향고양이, 은여우, 북극여우, 카피바라, 코아티, 양까지 총 8개 종 118마리이다.
녹색당은 현장 조사 결과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카페 실내 환경이 소음· 환기·바닥재·채광·은신처 등 야생 동물의 생태적 요구에 맞지 않았으며, 인위적 환경에서 휴식할 장소와 시간조차 없이 체험에 동원되는 야생동물들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여러 형태의 정형행동 또는 무기력증을 보이고 있었다”면서 “체험과 식음료 섭취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환경은 각종 인수공통 병균의 감염 가능성을 높이고 공중보건상 심각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야생동물카페는 별도의 관리 기준 없이 개별 영업장의 자체 기준 하에 운영되고 있다”며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확인된 직원1인당 관리 동물의 수는 5.9마리이며, 동물1마리당 평균 관람객수는 1.1명, 직원1인당 관람객 수는 6.7명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명목상 동물과 관람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직원은 야생동물에 대한 이해가 낮았고, 심지어 직원이 해당 카페에 표시된 안내 문구를 어기고 라쿤을 뱅뱅 돌리며 동물학대를 주도적으로 했다”면서 “동물원에 전문수의사가 배치되어 있는 것과 달리 야생동물카페의 동물들은 기본적인 동물복지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의 동물카페에서 해당 동물의 출처,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개체수 조절을 하지 않아 야생동물의 가정 분양을 무분별하게 방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생동물카페의 질병 전염예상 경로 (자료출처 = 녹색당) (c)시사타임즈 |
녹색당은 “펫 카페, 혹은 동물 카페의 세계적 현황을 종합해보면, 각 나라들의 동물복지 수준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선진국에서는 절대 용납이 되지 않는 방법과 환경 속에서 동물카페가 신종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는 동물원을 폐쇄하고 동물쇼를 금지하는 추세인데, 한국의 동물카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동물들을 함부로 만지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호기심을 이유로 동물을 학대하며, 사람과 동물이 왜곡된 방식으로 관계 맺는 야생동물카페는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며 “녹색당은 착취 중심의 불평등하고 일방적인 인간-동물관계를 조장하는 야생동물카페를 중단하고, 모두의 생명이 소중히 여겨지는 세상을 위해 동물원법과 식법위생법, 민법 개정운동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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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선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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