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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청소년

성교육 정책 바로세우기 토론회, 누구를 위한 자리였나?

성교육 정책 바로세우기 토론회, 누구를 위한 자리였나?
 

 

[시사타임즈 = 권은주 객원기자] 지난 25일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에서 주최한 ‘성교육 정책 바로세우기 대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청소년 교육관련 정부 관계자와 교육자, 청소년, 학부모 400여명이 참석 한 이 토론회에서는 각 분야의 다양한 청소년 성교육 내용이 다뤄졌지만 주최측의 편향된 진행으로 인해 교사와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25일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가 주최한 성교육 정책 바로세우기 대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있었다. ⒞시사타임즈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한 대토론회의 첫 번째 순서는 ‘학교 내 성폭력과 성교육을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전국 각지에서 온 청소년들의 토크 콘서트로 진행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학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에 대해 말하며 “선생님이 권력이 많은 분인데 그 권력을 많이 휘두르는 것 같다”며 교사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성폭력의 사례를 들었다.

 

이들은 토론회의 방향이 일부 교사들의 성폭력 사례에 집중이 되자 토론회에 참석한 교사와 학부모들은 곳곳에서 분통을 터트렸다.

 

이후 토론회 사회자는 ‘학교 내 성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학교나 정부에 바라는 점’등의 주제로 질문을 넘기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학교안의 성교육 방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윤가현 교수(전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대한성학회 회장)의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윤 교수는 강연에서 “성교육은 학교, 가정, 사회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지역사회의 경우 가정이나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을 가르치지 못한다면 90년대부터 성교육 활동을 시작한 청소년성문화센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원도에서 참석한 한 학부모는 “성교육 표준안으로 학교의 성교육이 강화됨으로써 지역 성문화센터가 새로운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이해하는데, 학생들을 내세워 학교 선생님은 성범죄자이고, 권력자이기에 배울 것이 없고, 특히 성교육에 있어서 학교는 진부하기에 지역센터가 낫다는 토크콘서트를 보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고, 이후 성교육센터의 장황한 업적 설명도 이어져 기타 다른 토론자들의 귀중한 내용이 빛을 바랜 것 같다”고 말하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대토론회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또한 자신을 캐나다 교포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윤 교수의 강연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자료집 18페이지에 보면 동성애가 AIDS와 상관이 없다고 말하고, 1980년대에 이미 동성애가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학술적 결론이 난 상태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진실을 왜곡한 심각한 발언”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미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캐나다나 영국에서도 동성애가 AIDS의 고 위험군 임을 밝히고 있는데 국회에서 진행되는 토론회에서 어떻게 이런 잘못된 정보를 청소년들에게 가르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 중 동성애나 HIV바이러스에 대해 언급한 분들이 세분이 계셨는데 동성애로 인해 AIDS에 걸리는 청소년들에 대한 대책보다는 성소수자의 인권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굉장히 당혹스러웠고 동성애를 옹호하는 주최 측의 편파성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청소년 커플이 성관계 전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코너 ⒞시사타임즈

 

 

 

 

자기성결정권은 성적 권리보다 성도덕적 관점에서 봐야

 

이어진 주제발표 시간에는 유진숙(배재대학교 정치언론안보학과)교수의 발제가 있었다.

 

그는 “현 시대에는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성을 보고 있다”며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자기성결정권인데 이것은 개인의 성욕구에 대해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요즘 성개념이 ‘개인은 성적욕망을 실현할 권리를 가진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면서 성폭력 가해자나 소아성애자 등 다양한 성적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것은 나의 취향이다. 이것을 인정하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자기성결정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적욕구의 정당성만을 부각시킬 때 일어나는 현상은 청소년들의 성적 무책임성인데, 여학생이 임신한 경우 남학생의 90%는 책임을지지 않고 사라진다”며 “성은 건강하고 자유한 것이라는 점만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성행동을 통한 상호성, 책임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윤리적 관점을 부각시켜야하고, 더 나아가 성도덕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맺어 많은 학부모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토론회가 열린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앞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의 성교육 내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사타임즈

 

 

 

 

교육부 성교육 표준안, 건강한 성가치관 갖도록 해야

 

제안토론 시간에는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 연구관인 민혜영 연구관의 발언이 있었다.

 

민 연구원은 “토론회에서 나온 많은 의견들을 참고하면서 학교 내 성교육 내용을 보충해 가겠다”면서 “교육부에서 발표한 성교육 표준안의 목표는 아이들이 다양한 성지식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성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또 “지금까지 들으면서 안타까웠던 부분은 아이가 엄마에게 무언가를 달라고 할 때 엄마는 무분별하게 다 주지 않는다”면서 “성교육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아이들을 위한 방향성은 같고,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가 낸 질문 중 ‘교육부의 성교육 표준안에 동성애 항목과 자위, 성적지향 등의 내용이 빠졌는데 이것은 성교육 방침에 있어 퇴행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민 연구원은 “성교육 표준안은 교육적 관점에서 가르칠 내용으로 구성한 것”이라며 “인권은 인권대로 보호하고 가르치고 있다. 성교육 표준안에는 성이라는 것에 대한 표준과 기준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나 성교육 방침의 퇴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세 시간에 걸친 토론회가 마무리 되면서 토론장 곳곳에서는 주최 측의 편향적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 참가자는 “이 토론회가 청소년 성교육을 위해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 흡사 성문화센터의 후원과 강사의 보수인상, 전문성 등을 강조하는 자리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가 자신들의 업적에 대해 알리기 바빴는데 중요한 것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가?’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라며 친동성애적이고, 선정적인 청소년성문화센터의 교육 내용에 우려를 표했다.

 

서울에서 참가한 교사이자 학부모라 밝힌 한 참가자는 “이 기관에서 아이가 받은 성교육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라 올바른 성교육에 대한 의견을 내고자 이 토론회에 참석하게 되었다”면서 “교사의 입장에서 성교육 연수 또한 같은 기관에서 받았는데 아이들에게 ‘성’은 ‘나’가 아니라 ‘내 것’이라고 가르치며 성적자기결정권에 따라 서로 합의만 있으면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교육하는 것이 충격이었다”고 말랬다.

 

이와 함께 “동성애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성의 문제이기에 수용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내용과 동성커플 또한 다양한 가정의 한 형태라고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이 기관에서 교육받은 교사와 학생들이 걱정이 됐다”며 “겉으로 보이는 성문화센터의 모습만 보고 그 실상을 모르는 많은 학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고, 앞으로 교육부에서 소중한 청소년들의 성에 대해 더욱 체계적이고 세심하게 내용을 보완, 수정하여 그 입지를 더욱 굳혀갔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국회의원회관 앞에 이동형 성교육버스를 전시하고 체험하도록 했다.

 

토론회가 시작하기 전 성교육버스를 체험한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이라 신기했지만 피임기구나 남자 성기모형을 보면서는 충격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성교육 정책 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대회의실 앞에서는 주최 측의 성교육 내용과 방향성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시위가 있었다. ‘대한민국 청소년 타락시키는 아하 성교육 OUT’, ‘동성애자 청소년 키우는 성교육, 학부모는 거부!’ 등의 내용이 적혀있는 피켓을 들며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의 편향된 성교육 방향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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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주 객원기자 kwoneunju1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