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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문화·일반연애

숨어있는 책을 찾는 즐거움을 즐기다…‘숨어있는 책’

숨어있는 책을 찾는 즐거움을 즐기다…‘숨어있는 책’

독서르네상스운동 시리즈 (11)

 

 

[시사타임즈 = 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1기_Readers 박건희·하지은] 길을 가다 옛 인연을 만난 적이 있는가. 만약 그 인연과의 마지막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끝맺음 되었다면 우연한 만남은 더없이 기쁘고 반가울 것이다. 책 또한 마찬가지다. 한 권의 책은 나의 생각, 감정, 당시 처한 환경, 주변 상황 등 모든 것이 압축되어 내 머릿속에 자리잡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잊혀지기 마련. 그런 잊혀진 기억을 우연히 꺼낸 곳이 있었으니 바로 신촌 골목에 숨어있는 ‘숨어있는 책’이다. 과연 ‘숨어있는 책’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숨어있는지 들춰보기 위해 직접 나서보았다.

 

 

 

▶ ‘숨어있는 책’을 짓게 된 계기와 이것에 담겨있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원래 책을 좋아해요. 그래서 ‘숨어있는 책’을 하기 전에 출판사에서 몇 년 일하기도 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혼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2000년이 되기 직전 즈음이구요. 혼자서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도중 3가지가 생각났죠. 첫째, 새책방. 둘째, 출판사. 셋째, 헌책방. 이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저에게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 헌책방이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숨어있는 책’을 시작하게 되었죠. 1999년 여름에 문을 열었고요, 등록은 그해 11월1일에 하였습니다.

 

의미는 말 그대로 책이 숨어있다는 뜻이에요. 사실 많은 분들이 우리 책방 위치가 골목 안쪽에 위치하다 보니 ‘숨어있는 책방’으로 많이들 오해하세요. 틀린 것은 아니지만 원래 뜻은 이 헌책방 안에 책들이 숨어있다고 해서 ‘숨어있는 책’으로 지었어요. 아내와 상의해서 결정한 것이고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텐데 숨어있는 책을 발견할 때, 그 기쁨이 정말 크잖아요. 그러한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만든 곳이 바로 ‘숨어있는 책’입니다.

 

 

‘숨어있는 책’만의 비전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있으신가요.

 

비전이란 단어는 저에게 좀 거창한 것 같아요.(웃음) 저는 그저 책에 대해서 마음을 더 쓰고 싶었어요. 제 정성을 책에게 더 쏟는 거죠. 이것이 제가 추구하는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음.. 사실 헌책들이 예전에 비해 회전율이 떨어졌어요. 10년 전에 비해서 손님이 급격히 감소했죠. 그 말은 헌책이 쌓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에요. 많이 쌓이는 만큼 손님들이 보기 어렵지 않고 쉽게 분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저의 눈과 고객들의 눈에 한 번에 들어올 수 있는 그런 책방을 만들고 싶네요.

 

 

헌책방에서 만나게 된 책들 중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특정 책을 뽑기는 좀 어려울 것 같구요, 저는 7, 80년대 작가들의 책을 발견할 때 항상 즐거워요. 그 당시의 책들을 보면 독자들이나 출판사들의 관심분야가 참 다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 헌책들의 경우 이미 사람의 손때가 묻은 책이잖아요. 그래서 책마다 각각의 스토리가 있어요. 특히, 6, 7, 80년대에는 책에 메모나, 누군가에게 선물하면서 짧은 글귀를, 혹은 책 앞의 구입 날짜나 읽은 날짜, 좋아하는 시 등을 적어놓았는데 그러한 것들이 다 가치가 있죠. 특히 작가들이 서로 선물했던 그런 책들을 보는 것도 신기하고요.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힘들었다기 보다는 안타까운 것이 있어요. 최근 책방에 대한 인식 문화가 안타까워요. 요즘 사람들은 책방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들어와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책방을 특정 계층, 취향을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그런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죠. 과거 얘기를 또 꺼내자면, 예전에는 학교 앞에 3, 4개 이상의 책방이 항상 존재했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꼭 사는 것이 아니어도 많이 들어가 구경하곤 했지요. 물론 요즘 시대의 흐름이 있지만 너무 고정관념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이것이 가장 아쉽고 안타깝네요.

 

 

타 헌책방과 다르게 ‘숨어있는 책’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무엇인가요.

 

특정 분야에 대한 광대한 책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서점들은 모든 분야의 책들을 들여놓잖아요. 종합책방이죠. 그런데 저희 ‘숨어있는 책’은 문학, 인문사회, 예술의 분야에 특별히 집중하고 있어요. 한정된 공간을 잘 활용하기 위함과 동시에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손님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렇게 쌓이고 쌓여 ‘숨어있는 책’의 매력이 된 것 같아요.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그런 말처럼요.(웃음) 물론 이 외 분야의 책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하하)

 

 

책을 직접 선별하신다고 들었는데, 그 기준은 무엇인가요.

 

사실 헌책방에 들어오는 수량이 많지 않다보니 책을 선별하는 기준이라고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마음속에 기준은 항상 있지요. 그 기준은 우선 내가 읽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이어야 한다는거에요. 나부터 보기 싫고 별로 관심이 안가는 책을 책방을 찾는 손님들에게 보여드릴 순 없죠.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더 접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조금은 어렵기도 하네요.(하하)

 

 

▶ 대형 중고책 서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여파로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우선, 가격적인 면에서는 당연히 소규모 헌책방들은 대형 중고책 서점들에 밀릴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점점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러한 것을 떠나, 많은 서점들이 생기면서 좀 더 ‘대한민국의 독서문화를 같이 회생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어요.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참 안타깝죠.

 

 

 

▶ 최근 도서정가제가 시행되었는데, 향후 책방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이와 관련된 본인의 생각도 말씀해주세요.

 

도서정가제가 실시되면 우선 헌책방들에겐 가격의 기준이 명확해 진다는 것이에요. 헌책방들은 헌책을 들여올 때 도서 가격의 몇 %를 가격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헌책을 파는 고객들이 본인들은 50% 가까이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사면서 헌책방에 팔때는 책 본래의 가격을 기준으로 파는거죠. 사실 헌책방 입장에서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으니깐 그러는 수밖에요.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분들이 많아요. 최근에도 있었고요.

 

그래서 도서정가제는 헌책 가격의 기준을 잡아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 같고, 그러길 기대하고 있어요. 만약 도서정가제가 흔들린다면 저희 헌책방들의 가격 기준이 또 다시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거에요.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자리가 잘 잡혔으면 좋겠네요.

 

 

독서르네상스운동은 범국민 독서 생활화 운동을 통한 독서 문화 중흥에 기여하며, 풀뿌리독서단체나 출판사들을 이어주는 허브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저희 단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처럼 앞으로도 계속 종이책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야 할 것 같아요. 요즘의 분위기는 종이책에서 점차 디지털북으로 넘어가는 시대잖아요. 아날로그와 디지털 중에서 무엇이 좋다라고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변화의 속도에 대해선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에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는 속도에 우리가 빨려 들어가는, 휩쓸려가는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요. 이 변화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 놓치는 것은 없을까요. 나중에 시간이 흘러 되돌아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런 점에서 지금의 변화에 대해 좀 더 천천히 생각하고 변화 자체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점에서 독서르네상스운동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 인생의 Top3 책을 뽑는다면 어떤 책이며, 이유는 무엇인가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은 제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해준 책이에요.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가난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부터, 이야기의 전개 속도, 문체 등 이전과는 상당히 다르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사실적인 내용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만든 책이라는 점에서 첫 번째로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두 번째는 특정 책이 아닌 김현 선생님의 글들로 뽑았습니다. 저는 김현 선생님의 글들을 굉장히 좋아해요. 선생님의 글은 항상 재밌어요. 그런데 재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기죠. 글쓰기 자체가 상당히 인상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글쓰기가 재밌을 수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는 글쎄요. 특정 책을 뽑기가 참어렵네요. 많은 책들이 지나가고 기억에 남는 소중한 책들이라서요.

 

 

 

독서르네상스운동 홈페이지 http://www.readingrenaissanc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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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르네상스운동 청년기자단 1기_Readers

취 재 : 하지은

기 사 : 박건희

사진촬영 : 박건희, 하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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