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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아라우의 후예19> 과열된 재해복구 경쟁

<아라우의 후예19> 과열된 재해복구 경쟁

 

[시사타임즈 = 이철원 시사타임즈 회장] 필리핀에 하이옌'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자, 세계 도처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미국, 호주, 일본, 중국 등 10여 개국은 항공기와 군함, 구호 인력을 파견하였다. 이와 더불어 UN 등 국제기구와 수많은 나라에서 온 NGO 단체가 태풍피해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렇게 많은 국가와 NGO 단체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서로 협력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해 서로 경쟁적인 구호활동을 전개하였다.

 

▲UN OCHA 와의 회의 (왼쪽 세번째 강경화 전외교부장관). ⒞시사타임즈



이에 UN에서는 OCHA (인도주의 업무주정국)를 파견하여 이러한 각국의 구호활동을 통제, 조정하였다. 파병 초기에 한국군만이 포크레인, 불도저, 크레인, 덤프트럭 등 중장비 74대를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지자체와 여러 기관에서 장비 지원을 요청하였다. 따라서 OCHA에서는 한국군의 장비를 직접 통제하고자 하여 우리와 의견이 충돌하였다. OCHA에서는 자기들의 지시에 의하여 한국군의 장비가 운용되기를 원하였으나 나는 그럴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당시 OCHA의 사무차장보인 강경화씨 (전 외교부장관)가 현지를 방문시 직원들의 요청에 의하여 이 문제로 회의를 하였다. 나는 과거 UN군으로서의 파병경험을 얘기하면서 한국군이 UN 통제하에 UN군의 일원으로 파병을 온 것이 아니고 필리핀 정부의 요청에 의하여 당사국 대 당사국의 자격으로 파병을 왔으므로 우리의 장비는 우리 권한 하에 운용할 것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UN이 지시가 아닌 협조를 요청하면 장비의 가용성을 판단하여 지원하겠으며, 이를 위해 OCHA에 연락장교를 운영하겠다고 하였다. 강경화씨는 UN 직원들 앞에서는 얘기하지 못하였지만 회의 후에 아라우부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잘하시고 있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하였었다.

 

대만의 한 구호단체는 과열된 경쟁의식으로 주민들에게 돈을 직접 나누어 주다가 UN OCHA(인도주의 업무조정국)로부터 제재를 당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으며 한 동안 주민들이 그 단체인원만 보면 환호하고 몰려들었다. 이렇게 각국의 구호인력과 단체가 경쟁 아닌 경쟁을 펼치다 보니 같은 지역에서 서로 먼저 하려고 하거나 중복해서 지원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례로 아라우부대가 초등학교 복구를 시작하여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게 되었다. 이에 여러 NGO 단체가 우리가 복구를 약속한 초등학교에 찾아가 본인들이 복구하겠다고 하여 우리가 포기하고 물러나는 일도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이들 NGO 단체는 지붕만 보수하지만 아라우부대는 지붕뿐 아니라 전기, 급수, 울타리, 화장실, 놀이시설 설치까지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주니, 다른 NGO 단체의 약속을 믿고 우리의 복구 약속을 파기했던 학교에서 그들의 선택을 후회하고 다시 우리 부대를 찾아와 추가로 복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세계은행 김용 총재. ⒞시사타임즈



나는 아라우 부대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 부각될 수 있도록 다른 단체와 활동방법을 차별화하여 중장비를 이용한 태풍 잔해물 정리와 학교 복구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면서 장기적으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에 집중했다. 의료지원 역시 NGO 단체들이 도심지역에 집중하며 환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에 반해 과감하게 시골 마을마다 직접 환자를 찾아가 진료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한류의 영향을 고려해 지역별로 K-POP과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아라우 모바일 시네마' '한글학교’, 지역주민의 생활향상을 위한' 아라우 중장비 직업학교' 등은 아라우 부대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지원활동이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파병 3개월이 넘어서면서부터 필리핀 정부와 현지주민의 호의적 평가와 함께 UN을 비롯한 각국의 NGO 단체로부터 재해복구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글 : 이철원 시사타임즈 회장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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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원 시사타임즈 회장 wangco123@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