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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업·CEO

아름드리 화원에서 힐링하는 ‘완도 주유소’를 찾아서

아름드리 화원에서 힐링하는 ‘완도 주유소’를 찾아서


 

 

[시사타임즈 = 김순아 기자] 주유소는 휘발유나 가스를 주입시키는 곳으로 잠깐 도심의 어디에서건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완도에 가면 다순히 주유를 하는 것이 아닌, 마치 작은 농원에라도 온 듯한 착각이 드는 주유소가 있다.

 

서울을 출발하여 약 4시간 정도 지나 해남을 경유해 완도 초입에 있는 ‘완도 주유소’가 바로 그곳이다.

 



 

 

 

특별한 공간 속에 특별한 마음이 전해지는 ‘힐링 주유소’

 

서울에서는 많이 떨어진 곳이지만, 주유소에서 ‘힐링’을 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기대에 찬 마음으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보았다.

 

주유소에 도착하니 마침 완도 주유소의 이만수 대표가 직접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대표에게 인사를 드리기 전,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나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장관을 이루고 주유소의 모습이었다.

 



이만수 완도 주유소 대표 ⒞시사타임즈

 

주유소 옆에는 푸르다 말고 윤기가 자르르한 목력나무 한 그루가 90도로 허리를 구부려 “어서 오세요” “쉬었다 가세요”라고 나를 맞이하는 양, 겸손하면서도 멋들어지게 폼을 잡고 고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아! 멋지다, 멋져!”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눈을 땔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러한 느낌은 기자만 느낀 것이 아닌 듯, 주유소를 들린 다른 손님들 또한 모두 감탄을 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한동안 넋이 나간 듯 목련나무와 그 주변의 풍경을 보고 있었던 우리 일행 옆으로 이 대표가 다가와 나무 하나 하나에 대해 설명을 해 주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 운송해 왔다는 이상하고도 멋지게 생긴 돌, 그 돌 위에 심어놓은 작은 화초들, 아름답게 이발을 한 듯한 동백나무, 아치형으로 넝쿨나무, 단아하고 깔끔하게 손질이 된 소나무들, 그리고 생명을 머금고 피어있는 이름 모를 화초들까지…. 과연 이곳이 평소 삭막하고 기계적으로만 느껴졌던 주유소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어떻게 이러한 화원을 주유소에 만들 수 있었을지 궁금증이 저절로 생길 수 밖에 없었다.

 

특별한 것은 화원 뿐만이 아니었다. 갈길이 바쁜 운전자들이 잠시 동안 나무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에서는, 주인장의 여러 꽃들에 얽힌 사연과 나무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토하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또한 휴식 공간 옆에는 마치 캠핑장에서나 볼 수 있는 바비큐 시설도 완비되어 있었고, 그 뒤 한켠에는 작은 연못이 있어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얼마나 정선을 쏟고 예쁘게 가꾸었던지 정원을 보는 이들은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고 싶다고들 입을 모아 말했다.

 




 

 

 

생명의 소중함도 일깨워주는 대한민국 유일의 ‘정원 속 주유소’

 

과연 이렇게 특별한 주유소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이 대표는 주유소에 정원을 만들게 된 동기가 두 가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30여년 전 광주광역시에 있는 대창석유회사 관리과장으로 퇴임을 하고 지금의 ‘완도 주유소’ 사업을 하게 됐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고객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고마움과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라고 고심을 하다가 ‘고객분들이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이 되더라도 편안하게 쉬고 갈 수 있는 주유소로 만들자’라고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자녀들에게 교육적인 차원에서 식물과 자연에 대한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원이 있는 주유소’를 꾸미게 됐다. 정원을 조성하면서 말 못하는 생명이지만 사랑하고, 만져주고, 가꾸어주면서 생명이 자라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직접 실천교육으로 보고 느끼며 같이 자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극 정성에는 어긋남이 없듯이 모든 식물에게 매일 물을 주면서 대화도 하고 잘라도 주면서 자식처럼 애지중지 손길로 어루만져 주었더니 오늘에 결과가 이루어 졌다”면서 “그것이 곧 사람과 자연, 생명, 이러한 것들이 자녀들 교육과 연결이 되어 나무들이 탈 없이 자라는 것처럼 4남매도 스스로 성장하고 사회에 필요한 곳곳에 있게 된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정원을 휴식처로 제공한 주유소는 전국적으로 ‘완도 주유소’가 처음이라고 한다.

 

주유소 나름대로 각각의 색깔이 있고, 토속적인 분위기를 따라 인테리어를 한 곳은 많지만 ‘완도주유소’처럼 정원까지 겸한 주유소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SK 본사에서도 감사하다는 뜻에서 감사장도 보내오기도 했다.

 

특히나 이 대표는 것은 정원의 나무들이 정직하고 반듯하게 자라 주었듯이 3남1녀 자녀들 모두가 반듯하게 부모가 바라는 대로 자라 준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첫째 큰딸 이영아 교수(피아노전공)와 사위 구재창 교수(성악전공)는 이태리에서 8년간 유학을 마친 후 귀국하여 같은 전남과학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제직중이며, 첫째 아들역시 경남대 교수로, 둘째 아들은 일본 대기업인 전자제품회사에 연구원으로, 셋째 아들은 농협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이 모두가 30여 년 동안 춘하추동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화하면서 사랑하고 가꾸었던 정원의 꽃들이 주유소를 빛내 준 것처럼, 훌륭하게 자라준 자녀들 역시 이 대표의 가장 흐뭇한 자랑이라는 것.






 

 

 

‘완도 주유소’ 사업이 어연 30년. 이제는 나이 70세가 되어 머지않아 자녀들에게 이 사업을 물러 주고 싶다고 전하는 이만수 대표.

 

이 대표는 “은퇴하는 그날까지 더 열심히, 더 멋있게 정원을 가꾸어서 비록 작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스쳐만 가는 나그네가 아니라 이 나무들과 공감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고객 여러분들이 완도 주유소를 찾아주시면 큰 보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순아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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