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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엄무환 칼럼] 도요토미 히데요리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엄무환 칼럼] 도요토미 히데요리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엄무환 국장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어느 분이 카톡으로 소설 ‘대망’의 줄거리 내용을 하나 소개했다. 이는 요즘 남북관계와 관련한 모종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내용을 소개해본다.

 

“오사까성(大阪城)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豊臣秀賴)의 본진이며 철옹성이다. 오사카성은 바다와 강으로 둘러쌓인 천연의 요새였고, 2중의 깊은 해자(수로)를 가지고 있었다. 해자(垓字)가 있는 한, 성을 공격할 방법이 없다.

 

점령은 커녕 동군의 피해가 심각해지자 이에야스(德川家康)가 특사를 보내 전투를 그만하고 평화롭게 지내자고 꼬셨다. 끊임없는 전투에 신물이 난 히데요리가 이를 반겼다.

 

‘우리 서로 믿기로 했으니, 2중의 해자(수로)를 메워서 백성들에게 전쟁이 없는 평화시대가 도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자. 우리가 방어용 수로를 메워주겠다.’

 

이에야스 병력들이 밤을 새워 해자를 메웠다. 그리고 몇 달 후 단숨에 오사까성을 공격해 함락시켰다. 도요토미 히데요리는 모친과 함께 자살을 했고, 그의 자손들은 단 한 명도 남김없이 처단됐다. 그리고 도요토미 가문은 멸문했다.

 

화친 조약을 어겼다는 비난에 도쿠가와 이에야쓰(德川家康)는 이렇게 대답했다. ‘세상에 적의 말을 믿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 적장의 말을 믿는 바보는 죽어 마땅하다.’”

 

남북관계에 평화의 봄이 오고 있다고 한다. 아직 종전(終戰)이 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종전이 된 줄로 알았던 어느 병사가 우스개소리로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종전이 되었다. 집에 가자!”

 

김정은은 우리의 상황을 손바닥 보듯 보고 있는 것 같다. 반면에 우리는 김정은과 그의 측근들이 어떤 내용을 주고받으며 이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임하고 있는지 그 속마음과 진정성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우리 생각으로 저들을 이해하고 우리 생각으로 해석하여 즐기는 분위기가 농후한 듯하다. 그래선가 여기저기서 염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마이동풍(馬耳東風)격이다.

 

문화일보도 5월 1일자 신문에서 “김정은 레토릭에 ‘정신적 무장해제’ 당해선 안 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그러나 이럴수록 ‘국가적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일반 국민은 분위기에 들떠 흥분하더라도 정부는 ‘최악에 대비한다’는 기본 원칙을 놓쳐선 안 된다. 그런데, 정부가 더 조장하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30일 김정은에 대해 ‘솔직 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고 인상평을 했다. ‘노벨평화상’ 운운하며 희희낙락하는 분위기도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여당을 방문해 ‘(김정은이) 무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면서 ’맹약, 확약할 수 있다는 표현을 썼다‘고 덧붙였다. 이를 전하는 조 장관이나, 듣는 여당 인사들에게 김정은의 진정성을 의심하거나 따져보려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최후 보루인 국방부의 움직임은 더 심각하다. 정부와 사회의 모든 분야가 긴장의 끈을 놓더라도, 아니 그럴수록 잠재적 적(敵)에 대해서까지 더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더 나선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포함한 심리전은 한국이 우위인 비대칭 전력이다. 방송을 중단하더니 1일 시설 철거에 착수했다. 북한 인권주간 행사에 대한 재정지원도 철회했고, 민간의 대북 전단 살포 자제도 요청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말을 정말 믿을 수 있는가. 자기의 눈에 거슬리는 장성택과 가시라고 여긴 형까지 죽인 무서운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지금 김정은의 말 한 마디에 감동을 받는 분위기다. 그러다가 도쿠가와 이에야쓰의 말처럼 “세상에 적의 말을 믿는 바보가 어디 있느냐? 적장의 말을 믿는 바보는 죽어 마땅하다”는 말이 현실이 된다면 그땐 어떡할 것인가. 그래서 옛 어른들도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말했다.

 

조국의 국운이 걸린 중요한 사안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온 국민과 특히 정치가들이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심사숙고하여 판단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흥분하면 곤란하다. 김정은은 절대로 만만하게 볼 인물이 아니다. 그러므로 잠시도 긴장감을 늦춰선 안된다. 대한민국의 5천만 국민이 제2의 도요토미 히데요리와 같은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각 김정은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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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무환 국장 hwan2778@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