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 육필원고 등 연세대 기증
[시사타임즈 = 한민우 기자] 윤동주 시인의 가족(대표 윤인석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은 최근 가족회의를 열고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육필원고 및 유고(遺稿), 유품 등 일체를 시인의 모교이자 시인의 항일 민족정신이 잉태한 연세대학교에 영구 기증하기로 결정하고 8월13일 오전에 정갑영 연세대학교 총장을 방문해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이 날 방문에는 윤인석 교수와 윤동주 시인과 연희전문에서 동문수학했던 국문학자 고 정병욱 교수의 유족인 정학성 인하대 인문학부 교수가 함께했다.
윤동주 시인 유족 소장도서. ⒞시사타임즈
이번 연세대학교에 기증을 결정한 육필 원고 안에서는(자선시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포함한 약 129편의 시) 시인 자신의 퇴고 기록과 시인의 항일 민족정신, 시인이 꿈꾸어 왔던 민족독립의 염원을 엿볼 수 있다. 기증품 안에는 시인의 육필원고 외에도 1940년부터 1950년대에 처음 한국어로 발행된 윤동주시집과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된 윤동주 번역시집, 그리고 윤동주 시인이 당시에 직접 읽고 참조했을 소장도서 등도 모두 포함돼 있다.
학교에서는 이번 유고 및 유품 기증을 계기로 윤동주 시인이 연세대학교 재학 시에 머물렀던 기숙사를 윤동주기념관(가칭)으로 확대 개편해 윤동주 시인의 민족정신을 영구히 보존하고, 향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대정신을 교육하고 민족정신을 함양하는 역사의 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유고 및 유품이 정리되는 대로 특별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윤동주 시인 육필원고. ⒞시사타임즈
이번에 기증될 자료의 학술적 민족사적 가치는 매우 크다. 먼저 연희전문 친구였던 정병욱 교수의 광양 집 마루 밑에 숨겨 보관했던 육필 원고는 일제의 침탈에서 민족적 자존을 지키고자 한 피식민지인들의 피나는 저항 노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자료라 하겠다.
또한 육필 원고와 함께 기증되는 시인의 유품은 시인의 손때가 닿은 물건들로 시인의 숨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으며, 당시의 시대적 사료로서의 큰 가치를 가진다. 윤동주 시인이 직접 소장했던 도서도 목록과 더불어 원본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는 당시 윤동주 시인의 시적 세계를 가늠할 수 있는 학술적 자료로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제 이 모든 자료들의 공개를 통해 윤동주의 시에 대한 연구를 넘어서서 인간 윤동주 자체를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학술 연구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민우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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