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 민생은 없고 정쟁만 있는 2014년 2월의 한국정치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 ⒞시사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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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국회의 광범위한 기능과 역할을 하려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민주주의적 절차와 과정의 논의와 협의, 협상과 타협으로 가능한 한 공공정치라는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내려는 노력들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국회는 자당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이전투구와 권모술수의 정쟁만이 난무하니 국회는 과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집단이라고 할 수가 없다. 아니 국회는 여전히 국민의 신뢰를 논할 가능성조차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하는 것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무리는 아닌 것 같다.
최근 대선개입의혹 축소수사혐의를 받던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법원의 1심 무죄판결이 새해 정국에 새로운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야권이 이를 정권차원의 무죄 만들기 공작으로 규정하고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도입이라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으며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하는 등 총공세에 나서면서 전운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도 사법부가 짜맞추기 수사와 야권의 대선불복 공작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야당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정국이 다시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그들에게는 국민은 없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이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외에도 민주당이 교학사역사교과서 우편향 논란과 관련해 서남수 교육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함께 제출했고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태 관련 국회 국정조사가 끝나는 대로 현오석 경제부총리 해임안도 내기로 하는 등 전면전 태세에 들어갔다고 한다. 새누리당도 민주당의 특검도입 요구를 법치주의·삼권분립에 대한 도전으로 일축하면서 민주당을 사법제도와 선거제도의 정당성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규정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나섰다고 한다. 특히 이번 주에는 2014년 2월 10~12일 국회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어 여야가 특검과 해임건의안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2월9일 국회 의사일정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는가 하면 대정부질문에서도 특검관철을 위한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론카드를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는 가운데 이에 대해 새누리당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로 하여금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도입 요구는 법치주의 근간을 흔들고 재판무력화를 시도하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고 비판했으며 민주당의 국회 보이콧 시사에 대해서도 어린아이 생떼를 넘어서는 민생을 볼모로 한 협박이라고 비난하며 치열한 정쟁에 나서고 있다.
또한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은 사법부를 불신하고 정치편향적인 권은희(대선 당시 송파경찰서 수사과)과장의 발언만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재판부에 법리와 증거를 떠나 자신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라는 협박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반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지역 언론인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박근혜대통령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고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고 한다.
또 국회 국정원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인 문병호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검 시기와 범위를 계속 논의한다는 여야합의를 언급하며 하루 빨리 특검 시기와 방법을 논의하는 회담에 응하라고 하면서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과 국회 의사일정에 관한 강력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여야의 이러한 일련의 행태는 상대에 대한 선전포고를 연상하게 하는 상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필자는 왜 대한민국 국회가, 아니 정치가 정상이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을 진정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야가 이렇게 극한 대치 조짐을 보이는 배경에는 2014년 올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 기싸움에서 우세적 위치를 점하려는 정쟁적 성격이 적지 않다는 것으로 국민과 민생은 없다. 광역단체장예비후보 등록개시로 선거전의 서막이 오른 만큼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고 선거이슈를 주도해 나가려는 치열한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이라 본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정쟁의 불씨로 작용해온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은 여야 모두 당의 명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선거기간 내내 이를 둘러싼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당의 명운은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고 잘못한 정당은 당연히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로 양당구도의 혜택을 누려온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선의의 경쟁이나 책임정치는 없고 오직 양당이 서로 대립하는 구조를 통해 그 혜택에 안주하는 것이 결코 나쁘지 않기 때문에 국민은 없고 여야 양당만 있을 뿐이며 신당의 가시화에 대한 견제적 의미도 있다는 분석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정당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많이 얻어 정치권력을 획득하고 국정을 책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문제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공공정치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획득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지 정치인 자신들을 위한 권모술수와 정쟁의 정치로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는 얄팍한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개입에 대한 김용판의 무죄판결은 그것이 증가자료가 불충분해서 나온 결과든 또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든 간에 세계적인 망신이라는 사실이다. 이미 대선에서 국가 주요 기관과 주요 공직자가 조직적으로 관여한 부정선거였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으며 이 사건은 대단히 큰 범죄라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야가 아무리 자신과 자당의 정치적 이익을 위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이 잘못된 사실을 감추거나 부정하는 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여야와 국회는 지금까지 잘못을 대오각성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공공정치가 되는 길을 스스로 행해야 하며 이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신수식 박사는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정치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했다. 전주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그리스도대학교, 광주보건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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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sss123k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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