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성폭력 상당수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해
- 친족성폭력 피해 아동·청소년이 74.5%…가해자 친부·의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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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탁경선 기자] 성폭력의 상당수가 성인은 직장 내, 청소년은 학교·학원 등에서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2016년 전체 상담은 2,224회(1,501건)이며 이중 성폭력상담은 총 2,070회(1,353)으로 전체상담 대비 성폭력 상담의 비율이 90.1%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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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93%이상 여성, 강제추행이 가장 많아
먼저 피해자 성별 및 연령별 상담현황을 살펴보면 상담의 1,353건 중 1,267건(93.6%)이 여성피해자였으며, 전체 성별, 연령별 상담현황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집단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성인여성 피해자로, 총 964건(71.2%)으로 나타났다.
가해자의 경우는 성폭력상담 건수 1.353건 중 성인남성 가해자가 1,072건(79.2%)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전체 가해자 성별 중 남성이 전체 1,353건 중 1,258건(93%)을 차지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모든 연령별로 강제추행의 피해가 543건(40.1%)으로 가장 많았고 강간(426건, 31.5%)이 뒤이었다. 2015년에 비해 소폭 상승한 피해 유형은 성희롱(2016: 179건, 13.2%-2015: 151건, 11.4%), 통신매체이용음란(2016: 3건, 2.6%-2015: 40건, 3.0%), 카메라이용촬영(2016: 58건, 4.3%-2015: 50건, 3.8%)이며, 강제추행(2016: 543건, 40.1%-2015: 496건, 38%)과 강간(2016: 297건, 22.0% - 2015: 262건, 20.4%)피해 상담은 작년에 비하여 크게 상승헸디.
아동·청소년 친족에 의한 성폭력 피해 74.5% 차지
성폭력은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1,178건(87.1%)으로 가장 많다. 피해 연령별로는 성인의 경우 직장 내에서의 피해가 357건(34.8%)으로, 성인 피해의 약 1/3을 차지하는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청소년은 학교 및 학원 관계인으로부터의 피해가 총 48건(26.8%)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친족 및 친·인척에 의한 피해가 총 36건(20.1%)으로 뒤를 이었다. 어린이와 유아인 경우 친족 및 친/인척에 의한 피해가 각각 46건(49.9%), 20건(55.5%)로 가장 높았다.
2015년도 통계와 비교하여 수치 차이를 드러내는 관계 유형은‘직장’, ‘서비스제공자’, ‘주변인의 지인’관계로, 작년에 비해 건수로는 각각 32건, 23건, 22건 상승했다. 이에 반하여 ‘친족, 친/인척’과 ‘모르는 사람’관계는 각각 50건, 18건 감소했다.
이중 친족에 의한 성폭력의 74.5%가 아동과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 피해 건수 1,353건 가운데 137건(10.1%)이며, 친족성폭력 피해자의 성별은 총 137건 가운데 여성이 132건(96.4%)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성인이 24%, 청소년이 26.3%, 어린이 33.6%, 유아 14.6%로 성인이전에 피해 발생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또 친족성폭력 피해자의 연령이 성인 이전에 74.5%를 차지할 정도로 집중되어 있는 반면, 가해자의 연령은 72.9%가 성인이며, 남성인 가해자가 137건 중 134건(97.9%)이었다. 이중 친부와 의부에 의한 피해가 33.5%로 가장 많고, 이어 사촌에 의한 피해 19.7%, 삼촌과 친형제에 의한 피해 15.3% 차지했다.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강제추행은 성폭력특별법(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5조에 의거, 4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인 자가 강간, 강제추행, 준강간, 준강제추행을 행하는 것으로 정의되며, 2013년 6월 19일 성폭력특별법 개정 이전의 피해도 비친고죄에 해당된다. 또한 친족의 범위 또한 법체계 내에서 확장되어 왔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까지 포함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2016년도에 집계된 통계에서는 법적으로 친족에 해당하는 피해 상담 총 137건 중 친부나 친형제를 비롯한 친족관계에 의한 피해는 67건(48.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고, 그 중 친부가 28건(20.4%), 의부가 18건(13.1%)에 해당하였다. 그 다음으로 삼촌 등 4촌 이내 혈족에 의한 피해가 51건(37.2%)이었다.
친족성폭력 피해의 경우 신체접촉을 통한 가해행위가 주된 비율을 차지하였다. 강간 및 강간 미수 피해의 경우 총 45건(32.8%)를, 강제추행의 경우 72건(52.6%)으로 피해 유형이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무엇보다 친족성폭력은 성인 이전에 발생빈도가 높았는데, ▲청소년 20.1% ▲어린이 49.9% ▲유아 55.5%가 친족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돼, 친족에 의한 아동청소년 성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친족성폭력 피해의 특성은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16년 친족성폭력 상담사례 중 1년 이상의 피해가 30건(21.8%), 5년 이상의 피해가 11.9%를 차지하였다. 피해자가 아동이나 어린이일 때부터 피해가 발생하는 비율이 높고, 가해자가 처음부터 위계나 폭행, 협박을 동원하기보다는 마치 자연스러운 놀이나 가족 간에 자연스럽게 하는 행위라는 식으로 피해자에게 왜곡된 인식을 갖게 하면서 장기 지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통계에서 주목할 점은 1-2회의 피해 발생 비율도 34.3%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며, 피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성폭력임을 인식하고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다수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상담 이전에 피해 생존자 당사자가 했던 대응이 상담 건수보다 적다는 현실은 그만큼 친족성폭력을 피해생존자가 신뢰하고 말하기 어려운 사회임을 드러내고 있었다”면서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이를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는 사회문화적인 역량, 피해 생존자의 권리 보장과 치유회복을 위한 제도가 더욱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담소에 상담 의뢰한 친족성폭력 피해 상담 137건 가운데, 법률이나 의료, 다른 기관에 도움을 받은 비율은 12건(8.7%) 정도이며 오히려 주변에 신뢰하는 개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어렵게 꺼내기 시작하면서 상담소에 문을 두드리게 된 경우, 본인이 아니라 대리인이 상담을 의뢰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 친족성폭력 피해의 경우, 피해생존자가 어린 시절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사후적으로 성폭력이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인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하여 가해자에게 직접 피해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사과를 요구하는 경우(8건)도 있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친족성폭력은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인권 문제이기에 주민등록등본 열람 체한과 같이 단기의 지원 조치가 아닌, 장기적인 피해 예방과 지원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면서 “피해생존자 지원 현장을 비롯하여 전 사회적으로 친족성폭력 피해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친족성폭력피해자들이 앞으로의 삶에서 혈연가족에 의하여 겪을 2차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함께 힘써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데이트 성폭력, 전 데이트 상대 45.6%·현 데이트 상대 20.9%
친밀한 관계 내에서 가해자의 성별은 남성이 92.3%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가해자가 청소년 남성, 성인 여성인 경우도 동일하게 14건(7.2%)으로 집계되어 친밀한 관계 내 피해 양상이 성별화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데이트 성폭력의 경우도 전 데이트 상대에 의한 피해가 총 195건 중 89건(45.6%)로 다수를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현 데이트상대에 의한 피해가 41건(20.9%)이였다.
친밀한 관계 내 피해는 성폭력 외 다양한 폭력 피해가 중복하여 발생한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성폭력 외에 협박 (29건, 10.3%), 폭행(17건 6.0%), 명예훼손(8건, 2.8%), 모욕(11건, 3.9%) 등의 다양한 유형의 폭력이 동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의 경우, 상담 전 조치 및 대응 비율이 45.6%로 10명 중 5-6명은 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였다. 사법적인 조치를 취하며 적극적인 해결에 이른 경우도 33건(16.9%)에 이르렀으나, 친밀한 관계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양상이 다양하면서 입증이 확실한 폭행, 협박, 카메라이용촬영 등의 피해를 중심으로 법적 대응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어 신고 후 보복을 당할 것 같은 두려움으로 인하여 일상적인 대처, 고소 이후에 겪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토킹 피해도 아는 사람에 의해 대부분 벌어져
스토킹 피해는 총 49건 중 3건을 제외한 46건(93.8%)가 아는 사람에 의하여 발생하였고, 전 데이트상대에 의하여 발생하는 비율이 30건(61.1%)으로 가장 높았으며, 직장 내 관계도 14건(14.2%)를 차지하였다. 스토킹은 연애관계나 직장 내 관계 외에도 동호회 1건, 동네사람 1건, 주변 지인 2건, 학교 관계 1건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모르는 사람에 의하여 발생하는 비율은 오히려 4%에 불과할 정도로 데이트 관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특정한 형태로 발생하는 경향이 드러난다.
스토킹 피해는 법적으로 규제되는 형태 외에도 다양한 폭력과 괴롭힘 행위가 동반되며 지속되는 형태를 보이며, 총 49건의 스토킹 상담 건수외 중복피해 포함 총 118건의 피해 유형이 집계 되었다.
피해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연락하는 행위와 거주지나 직장에 갑자기 찾아오는 행위였다.
또한 SNS나 주변 사람들을 통하여 명예훼손이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괴롭힘 행위가 발생하는 형태도 있었으며, 괴롭힘 행위를 지속하기 위하여 다양한 양태의 협박이 병행되는 경우가 17건 (14.4%)을 차지했고, 개인정보를 감시 혹은 유출하여 괴롭힘 행위를 하거나 사이버 공간 상 명예훼손도 동반되는 형태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2016년도 본 상담소 상담 통계에서 드러난 바, 스토킹 전·현데이트 관계 69.2%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스토킹은 성별화된 폭력일 뿐 아니라 친밀한 관계에서 자주 발생한다”며 “연애 관계를 여성이 종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남성이 여성을 상대로 만남을 원한다고 스토킹을 하고 살인, 폭행 및 상해 치사 사건 등의 강력 사건이 벌어지고, 인터넷 상 여성들이 ‘안전이별’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이슈가 되면서 2016년 2월, 경찰에서 ‘연인 간 폭력 근절 TF’를 일정 기간 동안 운영하기도 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도 내에 여성가족부가 스토킹 방지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였고,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의 스토킹 관련 법률 발의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앞으로 스토킹 피해의 특성과 심각성에 주목하여 꾸준하게 관련 제도 신설 및 실질적인 법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며, 스토킹 피해자들이 경험하는 두려움과 공포를 함께 마주하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담 현장 및 사법기관의 실질적인 지원이 꾸준하게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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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선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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