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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명량대첩로(오류리) 해역에서 다양한 유물 발굴

진도 명량대첩로(오류리) 해역에서 다양한 유물 발굴

 

[시사타임즈 = 김혜경 기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명량대첩로 앞바다에서 2013년도 제2차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초기의 토기를 비롯해 고려시대 청자류, 용무늬 청동거울, 임진왜란 당시의 포탄 등 500여 점의 다양한 유물을 발굴했다.


             수중발굴에서 출수된 고려 청자류. <사진 출처:문화재청>. ⒞시사타임즈


이번 유물들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수행한 제2차 수중발굴조사 결과 그 모습이 드러났다. 이 해역에서는 2012년 제1차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임진왜란과 관련되는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 1588)과 고려청자 기린모양향로 등의 유물을 발굴한 바 있다.


발굴된 유물은 삼국시대 초기 토기부터 임진왜란 당시 포탄으로 사용된 석환(石丸)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시기를 망라하고 있다. 기원 후(A.D.) 1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삼국시대 초기의 토기 항아리 등 2점은 완전한 형태로, 인접한 해남 군곡리패총(사적 제449호)의 유물과 유사하다. 당시의 해상 활동과 관련된 유물로 추정된다. 수중에서 발굴된 유물 중 가장 시기가 이른 것으로 앞으로 이 해역에서 삼국시대 초기의 유물이 더 발굴될 가능성이 있다.


남부지역의 세곡(稅穀) 등을 개경이나 한양으로 운반하던 주요 항로에 위치한 해역답게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강진 등에서 제작된 고려청자 265점이 발굴됐다. 이 중에는 원앙모양향로, 참외모양병, 잔받침 등 최고급 청자가 다수 포함되어 도자사(陶磁史) 연구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용도를 알 수 없었던 이형도기(異形陶器) 2점이 발굴됐다. 이는 전통악기 장고(杖鼓)의 원형인 요고(腰鼓, 허리가 잘록한 장구)로 추정되며 악기장(樂器匠)의 도움으로 복원됐다. 악기장은 대칭으로 보이는 요고 좌우의 울림통 크기가 미세하게 차이가 나고 울림통 끝부분에 소리의 공명을 위한 울림테가 있다는 점 등으로 악기로 판단한다.


복원된 요고는 악학궤범(樂學軌範, 1493)에서 그 이름을 찾을 수 있고 잘록한 허리를 가진 북으로 소나 말과 같은 동물의 가죽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감은사지 서삼층석탑 사리기(보물 제66-1호),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탑(국보 제57호),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복원된 것과 비슷한 크기의 요고를 치는 모습이 조각돼 있다. 앞으로 연구가 더 진행된다면 고대 악기 발달사 규명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발굴해역에서는 ▲쌍룡운문대경(雙龍雲紋帶鏡), 조화문경(鳥花紋鏡) 등 고려시대 청동거울 ▲원풍통보(元豊通寶, 1078~1085), 가태통보(嘉泰通寶, 1201~1205) 등 11~13세기 중국 송나라 동전 ▲임진왜란 시기 천자총통(天子銃筒)과 지자총통(地字銃筒)의 포탄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환(石丸)까지 발견됐다. 이런 다양한 유물이 발굴되는 진도 오류리 해역은 삼국시대 초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오랜 역사를 바다 속에 간직하고 있는 수중문화재의 보고(寶庫)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이 물살이 거세기로 유명한 울돌목 인근에 있고 다수의 닻돌이 발견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고선박의 발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에 따라 올해 5월부터 이 해역에서 제3차 추가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혜경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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