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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400)] 서커스 나이트

[책을 읽읍시다 (1400)] 서커스 나이트
 
요시모토 바나나 저 | 김난주 역 | 민음사 | 420|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의문의 편지와 함께 시작되는 이 소설은 코지 미스터리처럼 기묘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편지의 진실과 이에 연관된 과거의 이야기가 요시모토 바나나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서서히 밝혀진다. 대자연의 힘과 발리의 매력이 가득 담긴, 뒤죽박죽인 가족 구성원이지만 서로 따뜻하게 보듬으며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사람들의 잔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다.

 

시부모님 집의 2층에서 어린 딸 미치루와 나름 평온하게 지내고 있는 사야카. 성인이 될 때까지 자유롭게 발리에서 성장했던 그녀지만 뜬금없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한 지인으로부터 아이를 낳아 달라는 엉뚱한 부탁을 수락하여 일본에 머물고 있다. 그런 사야카는 남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일명 사이코메트리다.

 

어느 날, 평온한 일상을 깨는 기묘한 편지가 도착한다. 댁의 마당에 소중한 무언가가 묻혀 있으니 조금 파내도 되겠느냐는. 더 놀라운 것은 편지를 보낸 사람이 사야카의 옛 연인 이치로라는 것. 사야카는 몰래 마당의 흙을 파 히비스커스 나무 아래 있는 꾸러미 하나를 발견한다. 풀어보니 작은 뼛조각이 소중하게 감싸여 있다. 재능을 발휘해 뼈에게 말을 걸어 본다.

 

기꺼이 가족이 되어 준 사야카를 마치 친딸처럼 돌보는 시어머니와 이제는 세상에 없는 전 남편 사토루가 남긴 아름다운 추억 속에 안온하게 있던 사야카. 어느 날 그녀의 인생에 옛 연인 이치로가 나타나면서 인생의 다음 단계가 조심스럽게 시작되려 한다. 과연 뼈에 얽힌 사연은 무엇일까. 이치로는 이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섬세한 감각을 지닌 사이코메트러지만 현실에서는 다소 눈치 없고 어리어리한 사야카는 어릴 적에 부모님을 여의고 일본에 돌아와서는 매번 남의 집에 얹혀사는 신세이면서도 매 순간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잘 아는 씩씩한 여자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신작 서커스 나이트를 통해 어딘가 어중간하고 서툰 사람들이 열심히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추억을 안고 살아가던 사야카가 다시 조심스럽게 다음 스텝을 밝게 되는 과정, 어머니가 죽고 나서야 자신의 길을 분명하게 보기 시작한 이치로, 이들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든 진심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시어머니, 또 언제나 먼 곳에서 이들을 응원하는 발리의 아저씨와 아주머니,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이다 아저씨 등. 제각각의 사연과 슬픔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감싸 안고 이끌어 주면서 서서히 미래로 나아간다.

 

어느 덧 중년이 된 요시모토 바나나의 한층 성숙한 세계관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미스터리를 읽는 듯한 흥미진진함과 동시에 사이코메트리라는 다소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도 고요하고 단단하게, 서서히 마음을 풀어 주며 따뜻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감동이 가득하다.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소개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문학평론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수많은 책더미 속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진보적 사상가이자 유명한 문학평론가인 요시모토 다카아키이다. 열대 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좋아하여 바나나라는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의 필명을 생각해 냈다고 하는 그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수많은 열성 팬을 가지고 있다.

 

1987년 일본대학 예술학부를 졸업하면서 졸업작품으로 쓴 달빛 그림자로 예술학부 부장상을 탔고, 1988년 데뷔작으로 발표한 키친으로 카이엔(海燕) 신인 문학상, 이즈미 쿄카상을 받았다. 1989츠구미로 제 2야마모토 슈고로상을 받는 등 발표작마다 상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젊은 여자들의 일상 언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문체에 순정 만화에 나오는 친밀감 있는 표현으로 젊은 여성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요시모토 바나나 현상' 이라는 용어를 낳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키친』 『도마뱀』 『멜랑코리아』 『슬픈 예감』 『하치의 마지막 연인』 『N.P : 북극점』 『허니문』 『암리타』 『하드보일드 하드럭등이 있다.

 

이외의 작품으로 불륜과 남미』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티티새』 『하치의 마지막 연인』 『슬픈 예감』 『멜랑코리아』 『도마뱀』 『암리타』 『하드보일드 하드 럭』 『하얀 강, 』 『아르헨티나 할머니』 『해피 해피 스마일』 『데이지의 인생』 『도토리 자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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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