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읍시다 (1447)] 홀리데이 로맨스
찰스 디킨스 저 | 홍수연 역 | B612 | 122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찰스 디킨스의 마지막 소설 『홀리데이 로맨스』. 섬세한 표현과 재치 넘치는 유머로 많은 사랑을 받은 디킨스는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작품성보다는 인기 위주의 다작을 했다는 비판이 따른다.
반면 그가 실험적인 작품을 다수 썼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본격 추리소설로 평가받는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 여러 명의 작가가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는 합작 형식의 『바다에서 온 소식』이 그렇다.
이들과 더불어 『홀리데이 로맨스』 역시 평범한 작품은 아니다. 평소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많은 작품을 쓰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그의 작품 곳곳에 보이지만, 6~9세의 아이들을 직접 화자로 등장시킨 작품은 『홀리데이 로맨스』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디킨스의 마지막 배려가 아닐까. 아이들을 화자로 등장시켰지만 디킨스 특유의 문체는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린 두 커플(6~9세) 윌리엄 팅클링과 네티 애시퍼드, 로빈 레드포스와 앨리스 레인버드는 고민에 빠진다. 용감하게 결혼식을 올렸지만 세상은 그들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어른들이 방해꾼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들은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의 가면을 쓰고 어른들을 가르치기로 의기투합한다. 그들이 만든 이야기 속에서 어른들의 잘못을 꼬집자는 것.
그렇게 탄생한 이야기는 1부-윌리엄 틴클링 귀하가 쓴 사랑 이야기 서문, 2부-앨리스 레인버드가 쓴 사랑 이야기. 3부- 로빈 레드포스 중령이 쓴 사랑 이야기, 4부-네티 애시퍼드가 쓴 사랑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총 4부의 구성 중 1부는 이 책의 서문에 해당한다. 그에 따라 1부에는 책을 쓰게 된 배경이 이야기 형식으로 담겨 있다. 그리고 마법의 생선뼈, 해적과 라틴어 문법 선생, 어른과 아이가 뒤바뀐 세상을 다룬 3편의 동화가 이어진다. 이들 이야기 속에는 요정, 해적, 군인, 공주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인물들로 가득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환상과 모험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끈다.
또한 판결문보다는 폭력이 우세한 군사재판, 알맹이 하나 없는 하원들의 말잔치, 학생을 괴롭히는 라틴어 문법 선생, 상대의 말을 자르고 이유만 추궁하는 왕, 육아와 가사에 무관심한 남편 등 어른들의 잘못을 꼬집는 아이들의 날카로운 비판도 볼 수 있다. 어른들을 뜨끔하게 할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지만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상상했을 법한 통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 찰스 디킨스 소개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되는 디킨스는 소박한 평민이나 교양있는 사람들, 빈민이나 여왕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호소력을 가져, 생전에도 폭넓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하인출신인 조부, 그리고 해군 경리국에 근무하는 하급관리의 장남으로, 남부영국의 군항 포츠머스 교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존은 호인이었으나 금전관념이 희박하여 남의 빚을 갚지 못해 투옥된 일도 있었다. 그 때문에 디킨스는 소년시절부터 빈곤의 고통을 겪었으며 학교에도 거의 다니지 못하고 12세부터 공장에 나갔다. 어린 시절 한때 살았던 채텀은 '잉글랜드의 정원'이라 불리는 아늑한 도시로, 그의 어린 심성에 깊은 인상을 주었고, 훗날 채텀 시대를 거의 유일한 행복했던 시절로 회고할 정도였다.
자본주의의 발흥기였던 19세기 전반의 영국 대도시에서는, 번영의 뒤안길의 심각한 빈곤과, 어린이와 부녀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은 사회전반을 어둡게 했다. 이러한 사회의 모순과 부정을 직접 체험한 디킨스는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면서, 15세경에 변호사 사무소의 사환, 법원 속기사를 거친 끝에 신문기자가 되어 의회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되었다. 그는 소년시절부터 고전을 탐독하면서 일찍부터 문학에 눈을 떴는데, 여기에 기자 생활로 인한 많은 여행은 풍부한 관찰력과 식견을 더해주었다.
1833년 어느 잡지에 단편을 투고하여 채택된 데 힘입어 계속 단편, 소품 등을 여러 잡지류에 발표하고, 1836년 이들을 모은 『보즈의 스케치』이 출판되어 24세의 신진작가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다. 다음해 완결한 장편소설 『피크위크 클럽의 기록』은 4명(도중부터 5명)의 인물이 여행하는 도중, 곳곳에서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일으키는 단순한 줄거리였으나, 그의 뛰어난 유머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다음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도 베스트셀러가 되어 작가로서의 위치가 확립되었다.
그 뒤 영국과 미국의 각계각층 독자들의 호응에 보답하여 『니콜라스 니클비』 『골동품 상점』 『크리스마스 캐럴』 등 중/장편을 연이어 발표함으로써 명성을 떨쳤다. 이렇듯 명성이 높아진 것은 몸소 체험으로 알게 된 사회 밑바닥 생활상과 그들의 애환을 생생하게 묘사함과 동시에, 세상의 부정과 모순을 용감하게 지적하면서도 유머를 섞어 비판한 점에 있었는데, 그의 소설에 영향을 받아 아동 학대와 재판의 비능률이 개선되기도 했다.
1850년에 완결한 자전적인 작품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쓸 무렵부터 작품의 성격이 조금씩 변하여 그의 후기 특성이 두드러진다. 다음 작품 『황폐한 집』이 그 좋은 예로 이전의 작품처럼 주인공 한 사람의 성장과 체험을 중심으로 사회 각층을 폭 넓게 바라보는 이른바 파노라마적 사회소설로 다가갔다. 작품 속에서 그는 주인공의 앞을 가로막는,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사회체제의 벽을 쓴웃음과 좌절감을 통해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다소 자서전적인 『위대한 유산』 등의 작품 이외에도, 대단히 많은 단편과 수필을 썼으며, 잡지사 경영, 자선사업에의 참여, 소인연극의 상연, 자작의 공개낭독회, 각 지방의 여행 등, 참으로 쉴사이 없는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며 1870년 6월9일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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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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