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553)] 착호
김태호 저 | 해피북스투유 | 322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착호군은 조선 시대에 활약했던 무사들 중 무예 실력이 뛰어나고 용맹한 군사들로 선발된 호랑이 잡는 특수부대다. 당시 조선은 호랑이에 의한 피해가 전국에 걸쳐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중앙은 물론 각 지방 단위로 착호군을 선발해 호랑이 사냥에 나섰다. 백성들은 착호군의 활약에 열광했으며, 조정 또한 그들의 공로를 높이 치하했다. 하지만 중앙 및 지방 권력을 등에 업은 이들의 폭압과 착취로 인한 폐해가 심각해졌고, 호환 피해가 점차 줄어들면서 착호군의 존재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소설은 『조선왕조실록』 「영조 66권, 23년 11월 5일 신묘」에 기록된 한 줄의 기사에서 시작된다.
“평안도에 괴수가 있었는데 앞발은 호랑이 발톱이고 뒷발은 곰 발바닥 같으며 머리는 말과 같고 코는 산돼지 같으며, 털은 산양 같은데 능히 사람을 물었다. 병사가 잡아서 가죽을 올려 보내왔다. 임금이 신하에게 물으니 누구는 얼룩말이라 했고 누구는 맥이라고 하였다.”
조선 영조 23년. 흉성의 출몰로 민심이 어수선하던 시기. 평안도에 호환이 일어나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하고 이상 천문까지 겹쳐 조선이 망할 것이라는 괴 소문이 온 나라에 퍼진다. 이에 병조판서는 경차관 조식을 불러, 이미 해체된 착호군을 다시 소집해 소문의 근원지인 평안도 영원의 피해를 조사하고, 범을 잡아 가죽을 벗겨 오라 명한다. 조식은 급히 이전에 같이 활동했던 갑사 김명선을 비롯 쇠뇌, 각궁, 편전, 조총으로 구성된 정예 대원 여덟을 소집한다. 대원들은 신분의 격상과 포상금 그리고 착호군의 재창설이라는 희망을 품고 군마에 올라 평안도 영원으로 향한다.
이상 천문과 도적 떼 그리고 살수들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겨우 낭림산 아래 성룡면에 도착한 대원들은 산행을 막는 고을 사람들과 무당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힌다.
이들을 간신히 제압한 후 산행에 나선 대원들은 낭림산의 험한 산세와 가파른 경사에 숱한 위기를 겪는다. 우여곡절 끝에 호랑이 사냥에 성공하지만, 어쩐 일인지 경차관 조식은 산 중턱을 가리키며 계속 진군을 명령한다. 의문을 가지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정상을 향해 가던 대원들은 중턱 근처에서 반짝이는 조그만 쇳조각들과 머리만 남은 시신들을 발견한다.
불안한 분위기가 군을 감쌀 찰라, 기이한 생김해의 괴수가 공격을 가해 와 대원들이 하나둘 목숨을 잃는다. 그제야 괴수를 잡는 것이 실제 임무라는 것을 실토하는 경차관 조식. 겁에 질린 대원들은 우왕좌왕하고, 괴수의 공격은 이어져 피해가 늘어난다. 결국 괴수를 잡기 전까지 산을 내려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대원들은 심기일전해 괴수와 혈투를 벌인다.
『착호』는 역사에 기록된 이 정체불명의 괴수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착호군의 부활을 꿈꾸는 경차관 조식의 첨예한 대립을 극화한 작품이다. 각기 다른 목적과 사연을 가지고 작두칼, 쇠뇌, 편전, 조총 등 개성이 뚜렷한 무기를 다루는 아홉 군사들의 활약은 물론, 미지의 괴수를 쫓는 조정과 수령, 대원들의 시선이 독자들에게 압도적이 서스펜스를 선사할 것이다.
작가 김태호 소개
명지대학교 경영무역학부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전공 공부보단 영화와 책에 빠져 살았고 ‘키노키’라는 단체에 들어가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제를 열고 단편을 찍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졸업 후엔 전공과 거리가 먼 스토리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시나리오 작업 및 다큐 기획 등 긴 시간 스토리들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오다 운명처럼 소설 매체와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기괴한 범을 쫓는 사내들의 이야기를 다룬 첫 소설을 완성했다.
SF가 섞인 소설 『착호』는 그로테스크함이 더해진 팩션 사극으로 완성됐다. 앞으로도 구상했던 이야기들이 소설로 구체화하길 바라고 있으며, 현재는 호러, 스릴러 및 판타지 등의 장르물에 애착을 갖고 작업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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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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