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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649)] 작품

[책을 읽읍시다 (1649)] 작품

에밀 졸라 저 | 권유현 역 | 을유문화사 | 676| 18,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인상파 미술이 대두되던 19세기 말 파리 예술가들의 삶과 현실을 매우 사실적이고 흥미롭게 그린 에밀 졸라의 소설 작품. 루공과 마카르 가계의 역사를 토대로 프랑스 사회를 묘사한 루공 마카르 총서20권 중 열네 번째 책으로 발간된 작품은 당시 예술가들과 예술 작품에 대한 작가의 세부적인 관찰과 풍부한 표현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졸라는 이 소설로 예술가들이 겪는 창작의 고뇌와 불안한 삶을 클로드 랑티에라는 작중 화가의 피하지 못한 숙명과 비참한 말로를 통해 생생하게 담아냈다.

 

작품은 에밀 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중 유일하게 실제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과 예술 작품을 소재로 한 보기 드문 소설이다. 작가 자신과 폴 세잔이라는, 후대의 최고 작가와 화가를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소설은 많은 사람의 흥미를 자아낸다. 이 소설이 발간된 것을 계기로 어릴 적부터 이어 오던 우정이 깨져 버린 졸라와 세잔은 엑상프로방스에서의 학창 시절부터 가까운 친구였고, 그 영향으로 졸라는 화가들의 아틀리에를 출입하기 시작하면서 회화에 관심을 가졌다.

 

무엇보다 인상파 화가들에게 관심이 컸던 그는 예술가들을 위한 논설을 신문에 기고했다. 특히 작품속 대작과 유사하게 묘사되는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그린 마네에 대해 적극적인 옹호를 펼쳤다. 이러한 사실들만 보아도 작품은 그 어떤 소설보다 작가 자신의 체험이 담긴 자전적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세잔은 이 책을 헌정받은 후 졸라에게 사무적이고 짤막한 감사의 답장을 보내고는 30년 이상 우정을 지켜 온 친구와 서신은 물론 만남 자체를 끊어 버렸다. 그 후 세잔은 졸라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에밀 졸라는 자신이 몸담았던 파리 예술계를 무대로 제2제정기를 살았던 예술가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키며 예술 창작의 여러 문제를 심각하고 밀도 있게 부각시키려고 했다. 특히 주인공 클로드 랑티에를 통해 자신이 옹호한 인상파 화가들의 삶과 작품의 탄생 과정을 대변하고자 했다. 결국 졸라는 예술가들이란 인간으로서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창조 행위에 몸담은 사람들이므로 필연적으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

 

이를 테면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광기에 휩싸였던 주인공 클로드의 시신 아래 쓰러져 처참하게 절규하는 그의 아내 크리스틴의 비참한 몰락은 그림 앞에서 목매달아 죽은 클로드 못지않게 인간 위에 군림하는 예술의 위력을 공포하는 것이다. 이렇듯 작품의 진정한 의도는 모든 예술가가 창작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조명하고자 하는 데 있다.

 

 

작가 에밀 졸라 소개

 

1840년 파리 생 조제프가의 자택에서 이탈리아인 아버지 프랑수아 졸라와 프랑스인 어머니 에밀리 오베르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토목기사였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엑상프로방스 지방의 콜레주 부르봉에서 공부하며 낭만파 시인들의 작품을 많이 접하고 엑상프로방스의 풍요로운 자연과 교감했다. 1853년 같은 학교의 학우인 폴 세잔, 장 바티스트 바이유와 우정을 나누기 시작했고, 에콜 드 폴리테크니크 입학 자격시험에서 실패한 것을 계기로 문학의 길로 나갈 것을 결심했다.

 

낭만주의를 공격하고 사실주의, 자연주의를 강하게 주장했던 에밀 졸라는 당시 유전인자를 통한 한 가계의 역사를 기술하려는 의도로 루공 마카르 총서를 기획했다. 19세기 프랑스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유명해졌다.

 

1886년에 발표한 작품루공 마카르 총서20권 중 열네 번째 작품이다. 졸라는 루공 마카르 총서에서 여러 직업을 골고루 다루고 있는데, 그가 친하게 지냈던 예술가를 소재로 한 소설은 작품이 유일하다. 졸라는 작품의 모델이었던 폴 세잔과 책 출간을 계기로 둘 사이의 우정에 금이 가기 전까지 33년간 교류를 지속했다.

 

예술가들과 가깝게 지냈던 그는 1866년부터 1868년까지 레벤느망지 등에 마네, 피사로, 모네 등 인상파 화가들을 열렬히 지지하는 글을 발표했다. 인상파 화가들이 자연 현상의 물리적 분석, 특히 빛의 연구를 중시하는 것을 찬양했고, 그들에게서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예술이 탄생한다고 기대했다.

 

반면 마네에 대하여 자기가 보는 것만큼 수월하게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화가, 즉 손이 눈을 쫓아갈 수 없는 화가라고 애석한 심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졸라는 작품의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이 실제 몸담고 있던 예술계의 여러 직업군, 즉 화가, 조각가, 음악가, 작가의 이야기를 쓰고 있으며 그들의 구체적인 작품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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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