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649)] 시그널
일상의 신호가 알려주는 격변의 세계 경제 항해법
피파 맘그렌 저 | 조성숙 역 | 한빛비즈 | 528쪽 | 19,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당신은 이제 막 슈퍼마켓에 도착했다. 가만 보니 늘 먹던 초콜릿 바가 두 칸 정도 줄어든 거 같다. 시리얼 상자도 묘하게 가벼워진 것 같다. 어라, 며칠 전 가격이 올라서 망설였던 참치캔은 반값 세일을 하고 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지? 이것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는 눈을 똑바로 뜨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경제 시그널이 있다. 이 책 『시그널』은 일상의 작은 신호를 포착하여 다가올 세계 경제의 풍랑 속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내일의 경제로 향하는 당신의 항해를 한결 수월하게 해주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다른 신호도 살펴보자. 저자는 2009년 6월 패션잡지 ‘보그’ 영국판 표지를 예로 든다. 세계 최고의 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의 전라 모습이 등장했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세계 패션을 선도하는 잡지가 표지에 그 어떤 패션도 담고 있지 않다니 말이다. 천 쪼가리 하나 내비치지 않은 '보그'의 표지는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한 감지와 반영이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는 상황이 바뀔 때마다 새 신호를 방출하면서 우리가 앞길을 항해하도록 도와준다. 그 신호를 포착하고 해석하는 능력부터 길러야만 격변의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역사를 돌이켜볼 때 위기와 경기 침체를 불러오고, 납세자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 주범은 신호를 잘못 해석한 금융시장 전문가였다.
저자는 오히려 특권과는 상관없는 사람, 예술가와 의류 소매회사, 패션 잡지의 편집자 같은 사람이야말로 신호를 간파하고 해석하고 만들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기민한 태도와 관찰력, 인격과 상식만 있다면 우리 모두가 그 신호를 읽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토스트 타는 냄새가 나면 얼른 일어나 토스터를 꺼야 하는 것처럼, 우리는 세계 경제가 보내는 신호에도 빨리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 경제를 읽는 데 경제학 학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징후부터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며 잡지표지, 슈퍼마켓, 항의시위 등 일상의 물건과 장소, 사건을 통해 세계 경제를 바라보고, 주위에서 발산되는 많은 신호를 명민하게 알아챌 때 내일의 경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작가 피파 맘그렌 소개
경제학자이자 정책전문가. 런던정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경제정책 특별보좌관, 뱅커스 트러스트의 수석 통화전략가, UBS의 글로벌 전략 부수석을 역임했다. 드론 회사인 H. 로보틱스(H. Robotics)와 컨설팅 회사인 DRPM의 공동 창업자이다. BBC의 <뉴스나이트>와 <투데이>의 단골 게스트이며, <파이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인기 토론 포럼인 인텔리전스 스퀘어드를 비롯해 여러 미디어의 논평가와 강연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와 왕립지리학회의 회원이며, 현재 런던에 거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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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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