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75)] 신비한 소년 44호
마크 트웨인 저 | 신선해 역 | 문학수첩 | 344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마크 트웨인의 유작 소설 『신비한 소년 44호』완역판이 문학수첩에서 독점 출간됐다. 기존의 작품은 마크 트웨인의 사후, 유산관리인 알버트 B. 페인이 1916년에 출간한 『불가사의한 이방인』이다. 이는 원작의 첫 번째 버전인 『젊은 사탄의 연대기』에 세 번째 원고 『신비한 소년 44호』의 결말을 임의로 갖다 붙인 작품이다.
그러나 이번에 문학수첩에서 출간하는 원고는 작가 자신 이외에 타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세 번째 버전을 완역한 것이다. 작가가 1890년경부터 초고 첫머리를 쓰기 시작해 1910년에 사망할 때까지 몇 번이나 고쳤던 이 소설은 여러 버전의 원고가 남겨져 있고, 모두 미완성이지만 ‘사탄’을 상징하는 소년이 등장하는 점에서 같다.
『신비한 소년 44호』는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사건들을 소설에서 주로 다뤘던 작가가 환상적이고 상상력 가득한 세계를 그린 첫 번째 환상소설이다. 시간여행을 통해 중세의 오래된 성에 도착한 소년 ‘44호’는 평범하고 무겁기만 한 인쇄소에 복제인간들을 풀어 그들을 골탕 먹이기도 하고, 친구가 된 아우구스트라는 소년에게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기상천외한 일을 경험하게 해준다. 아우구스트는 44호의 마법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자신을 만나 대화하고 싸우기도 한다. 또한 미래에서 온 가수의 노래를 듣고 우수에 젖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44호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1490년, 오스트리아의 한적한 마을 에젤도르프, 한 낡은 성에서 운영하는 인쇄소에 한 소년이 찾아온다. 이 소설의 화자인 인쇄공 견습생 아우구스트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소년 44호가 일으키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하나하나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묘사해나간다. 44호는 독심술을 써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인쇄공정 작업을 마스터하고, 인쇄공들이 파업을 일으키자 그들의 ‘복제’를 만들어 차질 없이 작업을 마친다.
인쇄공들에게 분노와 공포를 안겨준 44호는 성안에 거주하는 자칭 마법사가 만들어낸 불꽃으로 화형을 당한다. 하지만 44호는 부활하고, 그는 “인간은 어리석고 불쌍한 종족”이라고 선언하며 마을의 아돌프 신부가 과거 행했던 어리석은 행위 등을 시간을 초월해 아우구스트에게 보여준다. 또한 아우구스트는 복제된 자기 자신인 ‘슈바르츠’와 사랑의 라이벌이 되어 44호에게 상담하지만 되돌아온 답은 무자비한 것이었다.
『신비한 소년 44호』는 종교와 사회 제도의 부조리와 허술함을 유쾌한 목소리로 비판한 보기 드문 환상소설이다. 또한 우화적 상황을 사용해서 시공을 넘어선 진정한 자유, 영혼의 해방을 노래함과 동시에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사고방식을 강조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작가 마크 트웨인 소개
본명은 새뮤얼 클레멘스이다. 미주리주에서 가난한 개척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4세 때 가족을 따라 미시시피 강가의 해니벌로 이사왔으며, 12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 후 인쇄소의 견습공이 되어 일을 배우고, 각지를 전전했다. 1857년 미시시피강의 수로안내인이 되었는데, 해니벌로 이사한 뒤부터 이 시기까지의 생활과 경험은 후일 작가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의 필명인 마크 트웨인은 강의 뱃사람 용어로 안전수역을 나타내는 '두 길'(한 길은 6피트)을 뜻한다.
1861년에 남북전쟁이 터져 수로안내인 일자리를 잃고 남군에 들어갔으나 2주일 만에 빠져 나와, 관리로서 네바다주로 부임하는 형 오라이언이 권하는 대로 서부행 마차여행에 동행했다. 그 후 광산기사와 신문기자로 일하다가, 만담과 만문(漫文)의 명수 아테머스 워드를 알게 되었고, 또 작가인 F.B.하트와도 사귀었다.
처녀 단편집 『캘리베러스군(郡)의 명물 뛰어오르는 개구리』를 1867년에 출판하게 되고, 야성적이며 대범한 유머로 명성을 얻었다. 또한 유럽과 성지를 도는 관광여행단에 참가하여 여행기를 신문에 연재했다가, 귀국한 후에 다시 정리해 『철부지의 해외 여행기』(1869)를 출판했다. 이 책에서 역사가 짧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으로서 그는 유럽의 역사와 예술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또한 그것을 모른다고 해서 스스로를 낮출 필요는 전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마크 트웨인은 다른 어떤 미국 작가보다도 적극적으로 문학의 힘을 발견했고, 미국적 장면과 모국어의 가능성을 발견한 작가이다. 헤밍웨이 "모든 미국 문학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부터 나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웨인이 성공적으로 미국 생활을 포착해 낸 것은 그의 경력과 경험에서 비롯됐다. 남북전쟁 전 미국의 건립 시기에 중부에서 태어난 트웨인은 현대식 국가의 형성기에 살았다. 또한 서부 개척지의 관습뿐만 아니라 복잡한 동부의 거실이나 회의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미국 및 세계 문학에서 대작으로 손꼽히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사회부적응자인 허크가 도망 중인 노예 짐과 함께 뗏목을 타면서 시작된다. 이 모험은 인종과 미국의 비극적 결함이라는 핵심 문제와 관련된 트웨인의 사회 풍자를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그들의 항해가 허크에게는 일종의 통과의례가 된다. 따라서 짐의 인간성을 대변한다. 또 위엄성 및 자유에 대한 주장을 대신하여 ‘지옥에 가려는’ 허크의 결정은 그들의 모험을 심화시켜준다.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을 진정한 미국 신화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톰소여의 모험』(1876) 『미시시피강의 생활』(1883) 등의 걸작을 썼으며, 특히 『허클베리 핀의 모험』(1884)은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자연아의 정신과 변경인(邊境人)의 혼(魂)을 노래한 미국적인 일대 서사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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