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764)] 시간과 장의사
이묵돌 지음 | 냉수 | 512쪽 | 18,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여행 에세이 『역마』로 새로운 글쟁이로 자리잡은 이묵돌이 페이스북 페이지/인스타그램 ‘이묵돌’에서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써 온 단편을 책으로 공개한다. 76편의 단편을 비롯해 이 단편집에서 최초 공개하는 3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작가는 일상생활이 오롯이 투영된 짧은 글들을 통해 다양한 상황 속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대화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글 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한 현장감을 부여하며, 대화체 이외에는 자주 사용하는 어휘의 범주 밖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생경한 느낌을 더한다.
다양한 소재의 단편들이 향하는 주된 정서는 바로 ‘상실’이다. 죽음이나 이별과 같은 물리적 사건뿐 아니라 가난이나 계층의 단절 같은 심리적 요소들 역시 상실을 낳게 하는 주된 원인이 됨을 드러낸다. 이런 상실에 관한 글들을 통해 독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잃어버렸던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글을 읽는 동안에는 어렴풋하게만 느껴지던 감정은 글의 말미에 붙어 있는 제목을 접했을 때 좀더 명확해진다. 이렇게 글을 다 읽은 후에 찾아오는 울림은 독자를 생각의 길로 이끈다.
작가가 글을 공개하기 위해 사용하는 플랫폼은 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다. 좋아요나 댓글 같은 SNS에서의 반응이나 그림 구매 등으로 지지를 표명하는 사람들 중 20대의 비율이 많은 듯 보인다. 심지어 최근에는 디씨인사이드에 마이너 갤러리까지 만들었다. 20대는 왜 이묵돌의 글에 열광할까?
이는 같은 시기를 살아가는 작가의 배경과 맞물려 생각할 수 있다. 지금의 20대가 경험하고 있는 일과 사랑과 고민 등이 적절히 녹아든 글을 읽으며 독자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한때 인플루언서로 유명했던 이묵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는 위로와 함께 말이다.
작가는 살면서 마주하는 여러 상황 속에서 마땅히 느껴야 하는 감정들을 외면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이 정당한 것인지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고 그저 억누르고 마는 우리에게 그는 느끼고 표현함으로써 인간은 더욱 인간다워진다고 말한다. 지금 당신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은 무엇인가? 아마 그 감정이 오늘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닐까.
작가 이묵돌 소개
1994년 경남 창원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다섯 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대구로 이사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세대로서 성인이 될 때까지 정부보조금을 받았다. 홍익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하며 상경했지만 생활고를 겪다 자퇴했다. 중학생 때부터 글을 썼다. 서울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취미삼아 인터넷에 쓰던 글이 관심을 끌었다. 팔로워를 수십만 명쯤 모았다. 페이스북에서는 ‘김리뷰’라는 필명으로 알려져 있다. 책 몇 권을 내고 강연을 몇십 번했다.
만 스무 살에 콘텐츠 기획자로 스카웃되면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퇴사 이후에는 IT회사를 창업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획하고 출시했지만 2년 뒤 경영난으로 폐쇄했다. 이후 여러 온라인 매체에 칼럼 및 수필을 기고하면서 프리랜서 작가 생활을 했다.
본관이 영천인 이씨는 어머니의 성이고, 묵돌은 오랑캐 족장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실제로도 무근본 오랑캐 같은 글을 쓴다. 굳이 의미를 갖다 붙이자면 몽골말로 '용기 있는 자' 정도가 된다. 2019년 7월에 수필집 『역마』를, 9월에 『사랑하기 좋은 계절에』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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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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