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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773)] 평일도 인생이니까

[책을 읽읍시다 (1773)] 평일도 인생이니까

주말만 기다리지 않는 삶을 위해

김신지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91|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불가항력의 상황이 매일 벌어지는 인생에서 실제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서점가에는 너무 힘들면 멈추자” “열심히 살지 말자는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일색인지 모른다. 김신지 작가는, 그러나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처지다. 회사에서 무려(!)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 내는 직장인이니까.

 

스스로를 무난하고 야망 없는 사람이라 말하는 그가 빡빡한 직장인으로 살며 매일을 어떻게 보내는가. “바로 지금을 호시절이라 여기는 것이다. 호시절이란 무엇인가. 삶의 낙이 있는 게 호시절이다.”(p.27) 그러면서 지금이 호시절이라 느끼게 해 주는 자신만의 인생 삼합으로 맥주와 테라스, 산책을 꼽는다. 그리고 살며시 말을 건다. 당신의 인생 삼합은 무엇이냐고.

 

그를 복장 터지게 만들다가 울컥하게도 만드는 엄마, 흑역사로 충만했던 어린 시절, 매일을 견디게 해 주는 소소한 기쁨들에 대해 읽다 보면, “서른 쪽을 읽고 나니, 스트레스 레벨도 삼십 퍼센트쯤 내려갔다는 정세랑 작가의 추천사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 슬며시 미소가 흐른다. 문장마다 배어 있는 온기에 책장을 넘기는 손끝까지 따뜻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나면 아홉 시가 된다. 매일 겪어도 매일 억울하다. 아니, 뭐 했다고 아홉 시야…….” 정말 그렇다. 남들은 평일 저녁에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한다는데, 대체 그럴 여유와 체력은 어디서 나는 건지. 그뿐인가. 야근이라도 할라치면 내 하루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그런데 주말만 기다리는 삶이 당연한 것이 되는 순간, 우리는 인생의 5/7를 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 그건 너무 아깝지 않냐고, 조금 느긋한 호흡으로 내 마음에 드는 인생을 고민해 보자고 말하는 이가 있다. 숨 고르듯 찬찬히 자기만의 시간을 고르는 작가 김신지. 그를 잘 아는 이슬아 작가는 그가 여러 모양의 초라함을알고 내 맘 같지 않은 평일이 익숙하지만, “나무가 사계절을 어떻게 견디는지 골똘히 보기다리는 마음을 연습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값싸게 염색한 머리 탓에 탕수육이란 별명을 달고서 재능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했고, 그 좋아하는 여행에 가서도 작은 변수들에 수시로 불행해졌고, “어마야, 니 스트레스를 왜 받나. 그거 안 받을라 하믄 안 받제란 엄마의 말에 복장 터지기 일쑤였던 그는 이제 자신이 언제 행복해지는지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안주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몰아붙이지도 않는 절묘한 속도”(정세랑), 그는 마침내 찾아낸 듯하다. 평일도 인생이니까는 그 과정을 차분히, 신중하게 그린다. 섣불리 재단하지도, 힘주어 주장하지도 않으면서.

 

 

작가 김신지 소개

 

최선을 덜 하는 삶을 고민하는 사람. 이 정도면 됐지, 그럴 수 있어. 나에게도 남에게도 그런 말을 해 주려 노력한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여행지에서 마시는 모닝 맥주.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후로 오늘만 사는 맥덕이 되기로 다짐했다. 언젠가 바닷가 근처 작은 숙소의 주인이 되는 게 꿈.

 

너무 사소해서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좋아하는 게 취미다.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일상에 밑줄을 긋듯이 자주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한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여행지에서 마시는 모닝 맥주. 인생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후로 오늘만 사는 맥()()이 되기로 다짐했다. 언젠가 바닷가 근처 작은 숙소의 주인이 되는 게 꿈. (그때 꼭 놀러오세요!) 오늘을 잘 기억하면, 내일을 기대하고 싶어진다. 그런 마음으로 순간을 모은다. 지은 책으로는 여긴 지금 새벽이야,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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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