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843)]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오찬호 저 | 북트리거 | 228쪽 | 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곳곳에서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통계청의 『2019 사회 조사』에 따르면, 본인 세대에 개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2.7%에 불과했다. 2009년에 비해 10% 정도 줄어든 수치이다.
또한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 더욱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더욱 불평등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 ‘계층’이 구분될 수는 있지만, 계층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계급 사회’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는 전혀 무탈하지 않다.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는 내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이 전혀 괜찮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제대로 사회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한국 사회에 누구보다 예민한 촉을 세우며 고정관념을 깨뜨리고자 노력하는 이 시대의 사회학자 오찬호가 불평등과 차별, 혐오가 일상인 우리 사회를 날카로운 눈으로 꿰뚫어 본다.
저자가 짚는 사회문제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이슈들이다. 다만 세상은 원래 그렇다거나 혹은 내 일은 아니라며 외면해 왔을 뿐이다.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는 바로 그런 자세에 경보를 울리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사회와 타인에 대한 관심 없이 나만 잘 살겠다는 태도는 우리 사회를 결국 병들게 하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차별하는 이도 어떤 집단에서는 차별당하는 입장이 될 수 있다. 또한 불평등을 기본값으로 둔 사회가 오랜 시간 제대로 굴러가리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누구도 괜찮지 않은 사회를 염려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호소한다.
차별과 불평등을 풀 수 있는 답은 결국 ‘사회구조를 보는 눈’이다. 사회구조를 보는 눈을 외면하는 사람들은 차별과 불평등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개인에게 너무나도 얄팍한 처방과 위로를 일삼는다. 그러나 이는 고충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불평등과 차별이 만연한 세상의 푸석한 민낯은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드러났다. 자영업자는 휘청거리고, 실업자가 증가하고, 취약 계층은 위기에 처했다. 사회가 흔들리니 약자부터 추락하는데, 세상은 우리를 ‘괜찮다’고 다독인다.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한 시점이다. 주사위를 굴린다고 생각해 보자. 각 면에는 긍정적 사고, 동기 부여, 자기 계발, 부자에게 배울 점, 경쟁에서 이기는 법 등이 적혀 있다. 가정과 학교, 회사에서는 주사위를 던져 매번 이 면에 담긴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한 면은 아무리 던져도 나오지 않으며, 어쩌다 나와도 ‘꽝’ 취급을 당한다. 그것은 바로 ‘사회구조를 보는 눈’이다. 우리 사회의 학력주의에 강력한 경종을 울린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시작으로 성차별, 공무원 시험 열풍 등의 이슈를 깊게 파고들며 고정관념을 파괴한 사회학자 오찬호는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를 통해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14가지 키워드로 지금 이곳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
이 책은 부동산, 교육, 소득 불평등, 정치 등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이슈부터 나와는 멀게만 느껴졌던 난민, 장애인, 환경과 같은 주제까지 다룬다. ‘긍정’만 강조하느라 외면했던 ‘사회의 나쁜 면’을 바로 보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의 실타래를 풀어헤친다. 성공해야 살아남는 사회는 올바른가? 불평등은 당연한가? 어떻게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함께 고민하다 보면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는 균형 감각이 생긴다. 차별과 불평등에 관한 아주 특별한 강의에 귀를 기울이며, 어떠한 바이러스나 자연재해 앞에서도 덜 위태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준비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 오찬호 소개
1978년에 대구에서 태어났다. 12년간 여러 대학에서 사회학을 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작가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비판적 글쓰기는 대중과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편견에 맞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일상의 사례를 발굴해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드러내는 작업을 부단히 하고 있다.
전국 70여 개 대학에서 토론 주제로 선택된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시작으로 『진격의 대학교』,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등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민낯을 고발하는 여러 책을 집필했다.
청소년에게 사회학으로 세상을 읽는 방법을 소개한 『1등에게 박수 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는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로, 실천 인문학이라는 부제를 단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는 국립중앙도서관 추천도서로 뽑히기도 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와 〈말하는대로〉, tvN 〈어쩌다 어른〉과 〈젠틀맨리그〉,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KBS 〈서가식당〉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해 ‘불평불만 투덜이 사회학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세상이 좋은 쪽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유쾌한 염세주의자’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별명으로 불리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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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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