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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886)] 내 잠버릇의 비밀

[책을 읽읍시다 (1886)] 내 잠버릇의 비밀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 유문조 역 | 위즈덤하우스 | 28| 12,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엄마는 아이를 재우고 나가고, 아이는 세상모르고 잠에 빠져든다. 그러자 그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조심히 아이를 미지의 세계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자는 아이와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가마 같은 것에 태워 행진을 하기도 한다. 공연장 같은 곳에 데려가서 자는 모습 그대로 쇼가 펼쳐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아이를 놀이기구 같은 곳에 태우고는 다시 방으로 데려온다. 그 와중에 아이는 깰 듯하지만 깨지 않고, 그들도 자장가를 부르고 토닥이며 아이가 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방에 돌아와서는 본격적으로 그들의 계획된 행동이 펼쳐진다. 모든 게 계획한 대로 진행되면 그들은 다시 돌아가고 아이는 단잠에서 깨어난다. 아이는 잠들었을 때와 깨어난 후,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진 지 모른 채 해맑게 엄마에게 인사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는 부스스해져 있고 입 옆으로는 침이 흘렀던 자국이 생긴다. 잠옷은 이미 배꼽 위로 올라가 있고 이불도 누군가 일부러 구긴 것처럼 꾸깃꾸깃해져 있다. 대개의 아이가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모습은 이렇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와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다. 내 잠버릇의 비밀을 통해, 요시타케 신스케는 아이들 잠버릇의 구조를 분석하고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판타지의 세계로 이끈다.

 

우리가 자는 사이에 무슨 일인가 일어난 것은 아닐까? 혹시 '그 사람들'이 내 배를 드러나게 했거나 침을 흘리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잠버릇이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들, 혹시 잠버릇 조작단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때만 해도 분명히 깨끗하게 씻고 잠옷도 제대로 입고 정돈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아침에 깨 보면, 머리는 산발을 하고 옷과 이불은 엉망으로 구겨져 있고 심지어 침 흘린 자국이나 베개에 눌린 자국이 얼굴에 남아 있기도 하다. 자면서 스스로 이렇게 했을 리가 없다! 이것은 누군가의 소행임이 분명하다! 이것이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가 내린 상상력의 방향이다.

 

내 잠버릇의 비밀은 우리의 잠버릇이 어떻게 생겨났을지에 대한 궁금증과 그 잠버릇의 구조를 파헤치는 데서 시작한다. 작가는 거기에 재미난 상상력을 추가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자기만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해 봐도 좋을 듯하다.

 

그들의 임무는 아이가 잠든 뒤에야 시작된다. 그들은 대체 누구일까? 어떤 목적으로 움직이는 걸까? 필요한 인원수나 설비의 크기, 고도의 기술 등 일에 거는 열의가 대단하다. 모든 행동은 아이가 깨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그들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잠버릇이 생기는 데 정말로 이런 구조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이 그림책은 이야기의 흐름이나 발상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세세한 동작과 표정이 절묘하다. 단순한 몸 구조에 동그라미 하나밖에 없는 얼굴이지만, 아이를 떨어뜨렸을 때의 당황스러움, 아이가 깨려고 할 때의 걱정스러움이 그대로 전달된다. 오히려 많은 것을 생략한 듯한 그림의 느슨함이 이 그림책의 매력이다.

 

요시타케 신스케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그림책은 글 없는 그림책이라고 할 정도로 텍스트가 없다. 하지만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그림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텍스트의 빈자리를 독자의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어 그림책을 보는 기쁨을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 소개

 

1973년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쓰쿠바대학 대학원 예술연구과 종합조형코스를 수료했다. 일상 속 한 장면을 떼어 내어 독특한 시선으로 그린 스케치집을 냈으며, 아동서 삽화, 표지 그림, 광고 미술 등 다방면에 걸쳐서 작업을 해 왔다.

 

첫 그림책이자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 이게 정말 사과일까?로 제6MOE 그림책방대상과 제61회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을 받았으며, 벗지 말걸 그랬어로 제9MOE 그림책서점 대상과 2017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라가치상 특별상을 받았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로 제51회 신푸상을 수상하고, 이유가 있어요로 제8MOE 그림책방대상을 받는 등 꾸준히 인정받고 있다. 그 외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두 아이의 아빠다.

 

그동안 쓰고 그린 책으로는 이게 정말 사과일까를 비롯해 이게 정말 나일까?』 『이게 정말 천국일까?』 『심심해 심심해』 『그것만 있을 리가 없잖아』 『이유가 있어요』 『불만이 있어요』 『벗지 말걸 그랬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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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