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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13)]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책을 읽읍시다 (1913)]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레이프 페르손 저/홍지로 역 | 엘릭시르 | 668| 17,5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은 조폭 전문 변호사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스톡홀름 경찰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던 변호사가 자택에서 살해된 것 같다는 신고를 받은 벡스트룀은 그야말로 최고의 월요일이라고 콧노래를 부르며 사건 현장으로 향한다. 

 

검은돈을 받은 변호사답게 피살자의 집은 호화스러웠고, 현장에서 뭔가 슬쩍해 제 주머니를 불리려던 벡스트룀은 값비싼 피노키오 인형을 발견한다. 피노키오 인형의 진가를 알게 된 순간, 벡스트룀은 한몫 제대로 잡아 팔자를 고치겠다는 단꿈에 젖는다. 그러나 벡스트룀이 세상을 속이는 만큼, 세상 역시 벡스트룀을 속이고 있다.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에는 수많은 거짓말쟁이들이 등장하여 벡스트룀의 앞길을 막는다. 살인 용의자를 목격했다던 증인은 기억이 잘 안 난다며 보상금을 최대한 받아내려는 수작을 부리고, 과거 피살자에게 모욕을 당한 탓에 살인 용의가 분명한 귀족은 경찰이 아무리 증거를 내밀어도 자긴 아니라며 오리발을 내밀기 바쁘다.

 

게다가 피노키오의 존재와 그 값어치를 알려줌으로써 벡스트룀에게 백만장자의 꿈을 심어준 인물은, 최후의 순간에 배반하여 벡스트룀의 꿈을 짓밟는 장본인이다. 자신만의 세상에서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헌신적이며 훌륭한 경찰인 벡스트룀은 훌륭한 경찰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할 보상을 빼앗겼다며 치를 떨고 통탄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독자들에겐 등장인물들은 전부 부패한 가식덩어리일 뿐이다.

 

작가 레이프 페르손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에 만연한 부도덕과 기만을 비판한다. 경찰은 물론, 소위 귀족이라는 상류계급 사람들 역시 비판 대상이다. 고귀한 핏줄이라는 허상을 조롱하며, 귀족들의 호화스럽고 우아한 겉모습 뒤에는 허영과 무지, 그리고 폭력이라는 민낯이 숨어 있음을 통렬한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다.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을 통해 작가 레이프 페르손은 놀라운 풍자적 재능을 뽐내며 독자들로부터 비틀린 웃음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작가 레이프 페르손 소개

 

레이프 페르손은 1945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범죄학자이자 소설가이다. 스웨덴 국가경찰위원회에서 범죄학을 강의했고 텔레비전과 신문 등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범죄 전문가이다.

 

1977년 정치계 인사와 성매매 업소가 얽힌 스캔들을 고발했다가 경찰위원회에서 파면되었다.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끔찍한 좌절을 겪은 페르손은 스톡홀름 대학 강사로 복귀해서 회복한 후 전공을 살려 경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회파 범죄소설 집필을 시작한다. 1978년 출간된 첫 작품 돼지 파티는 스웨덴을 뒤흔든 정치인 성매매 스캔들이 녹아든 작품이다.

 

페르손은 사건 관계자 중 거짓말을 하고 있는 한 명에게 복수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2010년 북유럽 최고의 범죄소설상인 유리 열쇠상을 수상하면서 스웨덴을 대표하는 범죄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페르손은 지금까지 열두 작품을 출간했다. 그의 작품에는 주로 경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독자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스웨덴의 범죄를 수사한다. 복지국가로 이름높은 스웨덴의 그늘을 보여주는 작품 속 범죄들은 여성 혐오, 외국인 차별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회문제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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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