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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986)] 백조와 박쥐

[책을 읽읍시다 (1986)] 백조와 박쥐

히가시노 게이고 저 | 양윤옥 역 | 현대문학 | 568 | 18,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 백조와 박쥐. 도쿄 해안 도로변에 불법 주차된 차 안에서 흉기에 찔린 사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정의로운 국선 변호인으로 명망이 높던 변호사 시라이시 겐스케. 주위 인물 모두가 그 변호사에게 원한을 품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고 증언하면서 수사는 난항이 예상되지만, 갑작스럽게 한 남자가 자백하며 사건은 순식간에 해결된다. 

 

남자는 이어 33년 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금융업자 살해 사건의 진범이 바로 자신이라고 밝히며 경찰을 충격에 빠뜨린다.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그 사건 당시 체포되었던 용의자는 결백을 증명하고자 오래전 유치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였다.

 

히가시노는 1985, 추리 작가들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면서 작가 생활을 시작한 이래 그 누구보다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다채로운 소재와 주제들에 관심을 기울인 그는 기발한 트릭과 반전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부터 과학적 상상력을 가미한 SF, 판타지, 의학 미스터리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장르에 머무르지 않는, 그야말로 스펙트럼 넓은 세계를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그에게 오늘의 명성을 안겨준 것은 단연 우리 시대의 병폐와 복잡다단한 인간 본성 그리고 범죄의 심리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사회파 추리소설 계열의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35주년 기념작 백조와 박쥐는 작가가 이러한 자신의 추리소설 세계 본령으로 돌아가서 더욱 원숙해진 기량으로 써낸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두툼한 분량에도 하루 이틀 만에 독파했다는 현지 독자들의 앞선 리뷰가 증명하듯이, 소설은 탄탄한 구성 속에서 흡인력 있게 전개된다.

 

나아가 공소시효 폐지의 소급 적용 문제, 형사재판 피해자 참여제도, SNS 시대에 더욱 수위가 높아지는 범죄자 가족에 대한 신상 털기나, 공판 절차 과정의 허점 등 굵직한 논의들을 한자리에 다루는 가운데서도 이야기는 반전의 결말을 향해 우직하게 달려간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견지해온 작가가 전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가슴 뭉클한 드라마가 녹아 있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소개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1985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초기에는 주로 수수께끼 풀이형 추리소설을 썼고, 차츰 인간과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에 중점을 둔 사회파 추리소설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이과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발한 트릭과 반전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부터 서스펜스,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미스터리의 외연을 넓히는 다양한 시각과 재료로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대표작으로 비밀(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용의자 X의 헌신(134회 나오키상, 6회 본격미스터리 대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7회 주오코론문예상) 몽환화(26회 시바타렌자부로상) 기도의 막이 내릴 때(48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 그대 눈동자에 건배』 『위험한 비너스』 『백야행』 『유성의 인연』 〈가가 형사 시리즈〉 〈라플라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외 다수가 있다.

 

2021년 작가 생활 35주년을 기념하여 선보인 백조와 박쥐는 용의자의 죽음으로 종결된 과거 사건이 30여 년에 걸쳐 일으킨 비극을 밀도 있게 추적해가는 가운데 휴머니즘적인 시선으로 죄와 벌에 대해 묻는 소설로, 인간이라는 미스터리를 푸는 데 천착해온 히가시노 추리 문학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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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