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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126)] 슬픔이 택배로 왔다

[책을 읽읍시다 (2126)] 슬픔이 택배로 왔다

정호승 저 | 창비 | 192 | 11,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정호승 시인의 신작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 당신을 찾아서(창비 2020)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열네번째 시집으로, 올해 등단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더욱 뜻깊다.

 

펴내는 시집마다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가 될 만큼 시를 사랑하는 독자에게 시인의 입지는 확고하다. 이는 깊은 고뇌와 심오한 성찰을 모두의 가슴에 와닿는 평이한 시어로 풀어내는 한결같이 다정한 목소리 덕분이다.

 

외로움과 상처를 근간으로 보편적 실존에 이르는 고결한 시 세계는 이번 시집에도 여전하지만, 그 깨달음으로 독자를 이끄는 길은 한층 다채롭고 아름답고 따뜻해졌다. 모두에게 위로가 되는 이 시편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은 결사적이여야 한다”(시인의 말)는 시인의 태도 덕분이다.

 

문학평론가 이성혁이 해설 서두에서 죽음의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사유하는 것, 다시 말해 죽는 법을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 이 시집이 보여주는 정호승 시인의 시적 윤리다라고 말한 대로 이번 시집에는 죽음에 대한 사유가 유독 돋보인다.

 

시인은 첫 시의 첫 구절을 내가 땅에 떨어진다는 것은/책임을 진다는 것이다”(낙과(落果))라는 아포리즘으로 시작한다.

 

죽고 싶을 때가 가장 살고 싶을 때이므로/꽃이 질 때 나는 가장 아름답다”(매화불(梅花佛))라고까지 한다. 그렇다고 시인이 죽음을 찬미하는 것은 아니다. 흙탕물이 죽음을 의미하는 더러운 존재가 아니라 모를 키우는 생명의 물이듯(흙탕물), 오히려 새로운 생명의 근원으로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이 시집 도처에 편재한 죽음 이면에서 삶이 꿈틀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이 시집의 죽음은 사회적인 수많은 비극과도 맞닿아 있는데(지금 이 순간에도」 「구급차 운전사가 바라본 새벽별 ) 분노와 절망 가운데서도 이 시집은 한바탕 씻김굿 같은 정화의 체험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작가 정호승 소개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으며 경희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했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새벽편지』 『별들은 따뜻하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이 짧은 시간 동안』 『포옹』 『밥값』 『여행』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당신을 찾아서, 시선집 흔들리지 않는 갈대』 『내가 사랑하는 사람』 『수선화에게, 영한시집 부치지 않은 편지』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외 일본어 중국어 에스파냐어 러시아어 조지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등의 번역시집이 있다.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동시집 참새, 어른을 위한 동화집 항아리』 『연인, 우화소설집 산산조각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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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