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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171)] 어떤 양형 이유

[책을 읽읍시다 (2171)] 어떤 양형 이유

박주영 저 | 모로 | 296 | 17,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 방송 및 기사에 꾸준히 인용되는 판결문을 쓴 박주영 판사의 첫 책 어떤 양형 이유 개정판. 판결문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새로운 표지를 입혔고, 2019년 출간 이후 바뀐 법적 용어와 통계 자료 등을 반영했다.

 

판결문 말미에 실리는 양형(量刑) 이유 부분은 형벌의 양을 정한 이유에 대해 기술하는 곳이다. “마지막 물기 한 방울까지 짜내고 짜낸 메마른 문장으로 가득한 냉혹한 판결문에서 그나마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판사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박주영 판사는 오랫동안 형사재판을 하며 사건 당사자나 사회에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양형 이유를 공들여 적었다.

 

저자가 쓴 판결문은 어느 순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쓴 양형 이유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 방송에 나오고 여러 기사에 인용됐으며 권석천, 박웅현, 정문정 등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책에 언급됐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왔던 박주영 판사는 이런 판결문을 쓰는 이유에 대해 참혹한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나름대로 몸부림을 친 결과라고 말했다. 그의 몸부림은 세상을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바꾸고 있다.

 

법정은 무수한 희구와 간청이 끊임없이 몰아치는 곳이다. 판사는 법정을 찾은 모든 이에게 최대한 빠르고 명쾌한 답을 줘야 한다. 하지만 눈물과 고통으로 범벅된 기록들은 쉼 없이 쌓이고 기일표는 10~20분 단위로 잡혀 있다. 판사의 결정은 수많은 우주를 비극으로 바꿔놓는 경우가 많지만 사건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성의 있게 들을 시간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판사는 목까지 찬 사건들 속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중압감과 누군가에게 벌을 내려야만 한다는 비극 속에 산다.

 

어떤 양형 이유에는 판결문으로 내보일 수 없었던 판사들의 이면이 담겨 있다. 밤에도 휴일에도 사건 당사자들의 책망과 옹호 사이를 오가고, 일주일에 A4 4천 쪽 정도를 읽기 위해 루테인을 먹으며 눈을 부릅뜨고, 잘라버린 말의 무게에 짓눌려 어깨가 굽고, 법원 밖에서도 증거가 없으면 믿지 못하고, 밖에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면 경계부터 해야 하는 사람들. 판사의 일과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무거우며 처절하다.

 

어떤 양형 이유에는 폭력이 난무하는 곳보다 더한 공적 영역은 없다” “타인의 몸을 자유롭게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타인뿐이다” “우주상에 사람의 생명보다 귀중한 것은 있을 수 없다 등 세상을 울린 실제 판결문에 실린 양형 이유와 법과 사회를 바라보는 박주영 판사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작가 박주영 소개

 

지방법원 부장판사.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7년간 변호사로 일하다 경력법관제도로 판사가 됐다. 지금은 지역법관제도가 폐지되어 지역법관이 아니지만 자의로 부산고등법원 관내에서 근무하고 있다.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부산지방법원, 울산지방법원, 대전지방법원 등에서 주로 형사재판을 했지만 부산가정법원에서 소년재판을 한 적도 있다. 언론을 상대하고 행정기획업무를 하는 공보기획판사도 세 번이나 했다.

 

공보기획판사로 일하며 인터뷰와 대외행사를 많이 했지만 실제로는 낯을 많이 가리고 소심하다. 읽고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해 시간이 나면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유일하게 부리는 사치는 오디오 기기다. 주머니 사정상 소박한 진공관 앰프에 LP로 음악, 특히 재즈를 자주 듣는다. 빌리 할리데이와 쳇 베이커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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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