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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177)] 서쪽 바람

[책을 읽읍시다 (2177)] 서쪽 바람

메리 올리버 저 | 민승남 역 | 마음산책 | 212 |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1992년 시선집 기러기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이 시대 최고의 시인”([뉴욕 타임스])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획득한 메리 올리버.

 

서쪽 바람은 그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하던 시대의 흐름 속에서 공개됐다. 본격적으로 산문과 산문시를 쓰기 시작하던 무렵 나온 시집에는 길이도 형식도 자유로운 4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그 덕에 메리 올리버의 초기 산문시들을 접하는 동시에 다양한 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반가운 것은 연작시 가자미(가자미, )가 수록됐다는 점이다. 작고, 가시가 많고, 그리 중요하진 않지만 조화로운 물고기. ‘가자미라는 제목 아래 놓인 일련의 시들에, 메리 올리버는 소로와 에머슨의 정신을 잇는 금언적인 경구들을 새겨 넣었다. 마음산책은 그간 긴 호흡』 『휘파람 부는 사람』 『완벽한 날들을 통해 총 9편의 연작시인 가자미  8편을 소개했고, 서쪽 바람의 출간으로 전편을 선보이게 되었다.

 

서쪽 바람은 총 3장으로 나뉜다. 1장은 나비, , 여우, 떡갈나무, 단풍나무 등 동식물과, , , 천둥 번개 등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시들이 이어진다. 시인은 오랜 세월에 걸쳐 정신적으로, 시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 프로빈스타운을 인상적으로 묘사한다. 그러면서 수십 년 동안 변함없이 야생 세계에서 받은 위무를 부듯해하며 지극한 사랑과 경외를 보낸다.

 

메리 올리버는 줄곧 삶과 죽음을 고찰하는 시를 써왔는데, 서쪽 바람에는 유독 죽음에 대한 암시와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살아남지 못한 서부구렁이의 몸뚱아리는 죽음의 물렁한 검은 구조물로 남겨지고, 어둠의 새인 올빼미는 죽음의 사자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편안한 여름에도/ 자주 죽음을 생각하듯, 그의 시에서 죽음은 두렵고 부정적인 관념이 아니다. 사는 것만큼 죽는 것도 중요하고 경이로운 일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칠흑 같은 어둠으로부터/ 빛의 흰 눈밭 나오리니라며 죽음에서 다시 이어지는 생의 감각을 노래한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바지런히 바깥세상을 거닐며 풍경의 세부 사항들을 면밀히 눈에 담고 기록한다. 나아가 숲, 호수, 동식물, 날씨 등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목격하며 자연 세계와 자신이 나누는 내적 대화를 실체화한다. 평범해 보이는 순간들에서 발견하는 경이로움을 단순하고 명료한 단어로 치환해낸 그의 시는, 가히 언어로 도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끝이라 할 만하다. 독자는 시를 읽으면서 그가 노닐던 풍경 속에 놓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작가 메리 올리버 소게

 

시인.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 때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에 첫 시집 항해는 없다 외를 발표했다. 1984 미국의 원시로 퓰리처상을, 1992 새 시선집으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 단연코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이라고 인정한 메리 올리버의 시들은 자연과의 교감이 주는 경이와 기쁨을 단순하고 빛나는 언어로 노래한다. 월트 휘트먼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내면의 독백, 고독과 친밀하게 지냈다는 측면에서 에밀리 디킨슨과 비교되기도 한다.

 

미국 시인 맥신 쿠민은 소로가 눈보라 관찰자였던 것처럼 올리버는 습지 순찰자이며 자연 세계에 대한 포기할 줄 모르는 안내자라고 일컬었다.

 

서른 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낸 메리 올리버는 예술가들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날마다 숲과 바닷가를 거닐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시를 쓰면서 소박한 삶을 살았다.

 

2015년 플로리다로 거처를 옮긴 그는 예술가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소박한 삶을 살다 2019 1 17, 여든세 살의 일기를 마치고 잡초 우거진 모래언덕으로 돌아갔다.

 

천 개의 아침 을 포함한 스물여섯 권의 시집이 있으며 완벽한 날들, 휘파람 부는 사람, 긴 호흡, 등 일곱 권의 산문집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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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