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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20)] 최악의 동반자



최악의 동반자

저자
장 피에르 필리유 지음
출판사
미메시스 | 2013-03-30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220)] 최악의 동반자

장피에르 필리유 글 | 다비드 베 그림 | 임순정 역 | 미메시스 | 128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최악의 동반자』는 프랑스의 이슬람 전문 역사가 장피에르 필리유와 프랑스 독립 만화의 기틀을 잡아 온 만화가 다비드 베의 합작으로, 18세기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동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역사 그래픽노블이다. 중동 국가들의 역사와 종교, 정치적 갈등,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미국과의 관계 등, 깊고 넓고 복잡한 역사를 텍스트보다 더 정확하고 명쾌한 다비드 베의 그림과 명철한 장피에르 필리유의 해석을 통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4개의 키워드로 미국과 중동의 관계사를 꼬집다

알수록 재미있고, 볼수록 재치 있는 역사 만화

 

『최악의 동반자』 1부는 4가지의 키워드로 중동과 미국의 초창기 관계사를 조명했다. 이 키워드 〈경고〉, 〈해적〉, 〈석유〉, 〈쿠데타〉는 미국과 중동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며, 아직까지 벌어지는 수많은 갈등과 이슈들의 기점이기도 하다.

 

〈길가메시의 서사시〉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와 그의 친구 엔키두가 악의 축인 괴물 훔바바를 제거하러 가는 길에 받는 많은 〈경고〉. 신생국 미국과 엎치락뒤치락 공격과 접전을 일삼았던 오스만제국의 유명한 〈해적〉. 미국에게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심어 준 〈석유〉 문제.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발전과 변화라는 미명을 내세우며 긴밀하게 짠 미국의 작전이 숨어 있는 중동 국가들의 〈쿠데타〉들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텍스트보다 더 정확하고 명쾌한 다비드 베의 그림들

그리고 그 배경을 이루는 명철한 장피에르 필리유의 해석

 

중동 국가들의 역사와 종교, 정치적 갈등,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미국과의 관계까지. 그런 깊고 넓고 복잡한 역사를 만화로 읽을 수 있다면 독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이득이 아닐 수 없다. 최대한 설명을 피하고, 압축적이고 상징적인 강력한 이미지와 캐릭터를 내세우며 그 역사의 실타래를 풀어 가는 이 역사 만화는 다비드 베의 만화가적 역량이 한껏 드러나 있다. 또 프랑스 외무부의 고문이었으며 전쟁과 갈등이 벌어지는 중동 지역에 머물며 역사가 움직이는 것을 실제로 경험한 역사가 장피에르 필리유의 전문적인 시각과 재치 있는 해석은 독자들을 이 책에, 그리고 중동 역사에 더 빠져들게 만들 것이다.

 

또한 제3국의 입장에서 그들의 역사를 조명했다는 것에 더욱 신뢰감을 느낄 수 있다. 객관적이면서도 터부와 피해 의식 없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그들의 역사 이야기가 중동과 미국의 관계를 살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치열한 쟁점을 몰고 다니는 그들 관계의 뿌리를 알 필요성

 

연일 터지는 미국과 중동의 과거사 문제 및 테러, 음모, 피랍 등의 갈등들은 단지 한순간의 이슈가 아닌, 몇 백 년의 배경을 지닌 역사의 일부이다. 그 역사의 조각들을 처음부터 맞추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은 이슬람의 종교 및 미국과의 수교 방식, 유럽과 중동의 관계 그리고 당시의 정책 결정자들의 캐릭터 등등이다. 그런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지 않으면 아무리 세계 위기의 중심이라 해도 그저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제는 중동의 이야기가 먼 일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2007년에 있었던 한국인 자원 봉사자들의 피랍사건 이후로 여러 차례 한국 정부도 직접적인 위협을 받았다. 미국이 중동을 대하는 정책과 그 배경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이 시급한 시점이다. 중동과 미국 그리고 북한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다양한 관점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 책이 의미를 가질 것이다.

 

 

작가 소개

 

그림 다비드 베

 

본명은 피에르 프랑수아 보샤르. 1959년 남프랑스 님므 출신의 프랑스 만화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프랑스의 〈새로운 만화〉 경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주자이다. 파리의 응용미술 고등학교를 졸업, 1985년부터 만화계에서 활동했다(『천둥 대장에게 삼바는 없다네』). 이후 수많은 만화 잡지에 시나리오와 만화를 기고했고 ― 「Okapi」. 「A suivre(다음 편)」, 「Tintin Reporter」, 「Chic」 ― 선배 만화가인 조르주 피샤르(1920~2003)와 자크 타르디(1946~ )의 영향을 받아 독창적인 흑백 스타일의 화풍을 선보였다.

 

1990년에는 독립 만화 그룹인 라소시아시옹 창립에 적극 참여하였고, 이 그룹의 기관지인 「Lapin(토끼)」에 작품을 발표한다. 2000년에는, 1990년대에 발표한 대부분의 작품을 두 권으로 묶어 발표한다(『창백한 말』, 『밤에 벌어진 일들』).

 

1992년에는 젊은 만화가들 ― Lewis Trondheim, Christophe Blain, Jean-Christophe Menu, Didier Tronchet, Joann Sfar, Fabrice Tarrin ― 이 모여 파리 3구의 캥캉푸아 가에 나와크 아틀리에를 개설한다. 1995년에는 여기에 새로운 만화가들이 합류해 나와크 아틀리에의 후신인 아틀리에 데 보쥬를 개설한다.

 

1996년~2003년에는 간질을 앓고 있는 형의 이야기를 그린 6권의 자전적인 대작 『간질의 승천』을 발표한다. 이 작품은 현대 프랑스 만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각 권 출간마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마지막 권인 제6권은 2003년 유수의 제네바 만화 페스티벌에서 제네바 시(市)상을 수상했다. 1997년부터 라소시아시옹 외의 다른 출판사에서 작품을 출간했고, 조안 스파르, 크리스토프 블랭, 엠마뉘엘 기베르 등과 공동 작업을 선보였다. 2005년에는 그룹과 결별한다.

 

작가는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인 죽음은 형의 간질 발작이 매 순간 죽음의 순간으로 깊이 각인된 영향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작으로 이슬람 전문가인 장 피에르 필리우와 함께 미국과 중동의 애증 관계를 파헤친 본격 역사 만화 『최상의 적. 미국과 중동 관계사. 1부(1783~1953)』(2011)를 출간했다.

 

 

글 장피에르 필리유

 

이슬람 역사 전문가이다. 요르단, 시리아, 튀니지, 미국 등에 머물며 프랑스 외무부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레바논 내전 당시 민간인의 비극에 대한 보고서를 UN의 인권위원회에 제출하거나, 아프가니스탄의 지역에서 인도주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등 전쟁 중 발생하는 인권 문제에 관해 연구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미테랑과 팔레스타인』(2005), 『지하드의 경계』(2006)가 있고, 『이슬람의 종말』(2008) 로 프랑스 역사 협의회의 최고 상인 오귀스탱티에리상을 수상하였다. 2009년에는 『9개의 목숨을 가진 알카에다』를, 2011년에는 『아랍 혁명』을 출간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조지타운 대학교의 객원 교수였으며, 현재 파리 정치 대학교 파리 국제 관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끊임없이 현대의 이슬람 및 이슬람 세계 안팎의 충돌에 대해 다각적인 시각으로 연구하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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