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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232)] 정치인 결정하는 인간

[책을 읽읍시다 (2232)] 정치인 결정하는 인간

정진영 저 | 안나푸르나 | 268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조직 집단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면 한국 사회의 모든 조직은 신뢰를 거의 잃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직의 도덕성이나 구조는 완만한 발전은커녕 급격히 퇴보하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민의 삶은 곤란해졌고, 관계는 깨지고, 신뢰는 바닥을 친다.

 

주요 조직들은 군림할 뿐 사회적 순기능으로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말끝마다 ‘법적으로’를 외치는 건 인간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습관화된 유행어다.

 

정진영 소설의 소재가 정치 그것도 그 중심이라고 할 ‘국회 상임위’를 다룬 이유다. 일상에서 매일 뉴스를 통해 보는 국회의 모습은 전체나 진실이 아닐 수 있으며, 그저 소소한 일부이거나 거짓일 수 있으며, 그 이면에서 우리 삶의 가능성과 반면교사를 만날 수 있다.

 

정진영 장편소설 『정치인』은 부모에게 마저 버림받고 밥벌이를 위해 살았던 불행아 ‘정치인’이 자신의 생존 터전을 잃으면서 세입자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 ‘세고나’에서 활동하다가 정당 비례대표 자리에 후 순위 후보자가 되었다가 임기 1년 남은 국회의원이 되면서 입법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간사를 담고 있다.

 

같은 정당의 기존 국회의원들은 어쩌다 굴러온 ‘정치인’을 만만한 거수기가 될 거라 단정하지만, ‘정치인’은 울분을 참고 비수를 숨긴 채 국회 상임위 활동을 시작한다.

 

이 소설은 기존의 정치 소설에서 흔히 나타나 시놉시스의 궤도를 뒤흔드는 검찰이나 경찰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또 그들과 정치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수사나, 음모로 스토리를 만들지 않고, 국회의원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할 ‘입법’과 그 법안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의, 혹은 여야의, 야당 내부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법안의 발의만으로도 성실해 보여서, 의무적으로 숱한 법안이 발의되지만, 어떤 권력구조 속에서 발의된 법안은 사라지고, 우리 삶은 바뀌지 않는다. 이런 냉혹한 현실을 앞에서 주인공 ‘정치인’은 절망하고 또 싸워나간다.

 

소설 『정치인』을 읽어야 할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모두는 철저히 ‘법’안에서 살고 있다.

 

율사는 법안에서 세상을 재단하지만, 실제로 그 법을 만드는 사람은 시민이 뽑은 국회의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법이 만들어질 길이 본래 있는 것이다. 정치도 곧 인간이 하는 행위이므로 돈보다 무서운 권력이 자리한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 삶과 다르지 않다.

 

기초적인 생활도 어렵다는 한탄과 자책으로 절망하고 외톨이가 되어가는 시대에 정치는 과연 우리 삶에 무엇이며, 법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국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우리의 앎이 진정 맞았던 것이었는지, 이 소설은 이야기로 대답해준다.

 

 

작가 정진영 소개

 

1981년 대전에서 태어나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음악을 만들고 소설을 쓰다가 얼떨결에 언론계로 발을 들였다.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산업부 등 여러 부서를 거쳤지만, 음악 기자 시절이 제일 즐거웠다. 2008년 장편소설 『발렌타인데이』로 한양대 학보 문예상 대상, 2011년 장편소설 『도화촌 기행』으로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을 받았다. 장편소설 『침묵주의보』, 『젠가』, 『다시, 밸런타인데이』 등이 있으며, 백호임제문학상을 받았다. 『침묵주의보』는 JTBC 드라마 [허쉬]의 원작이며, 『젠가』도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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