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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북스

[책을 읽읍시다 (2483)] 골렘

[책을 읽읍시다 (2483)] 골렘

구스타프 마이링크 저 | 후고 슈타이너 프라크 그림 | 김재혁 역 | 민음사 | 408 | 17,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1915년 독일에서 출간된 이후 이 년 만에 25만 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문학사에서는 독일 최초의 판타지 문학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골렘.

 

이번에 민음사에서 출간한 골렘 2003년 국내 출간된 이후 절판된 골렘을 새로운 판본으로 출간했다는 점, 아울러 1931년 후고 슈타이너 프라크가 그린 25점의 골렘 삽화(석판화)를 포함하여 재출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 외에도 삽화가가 작가에게 보낸 편지, 평생 독일 문학에 매진해 온 김재혁 고려대 독문학과 명예교수의 구스타프 마이링크와의 (가상) 인터뷰를 수록하여 독일 환상 문학의 틀을 마련한 거장의 문학 세계를 현 세대 독자가 흥미진진하게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20세기 초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신비주의자로 평가받는 마이링크는 골렘에서 내면과 정신적인 영역을 향한 그의 경험과 신비주의, 카발라, 유대 전설 등 자신의 모든 지식을 선보인다. 여기에 E. T. A 호프만, 에드거 앨런 포,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그로테스크하고 세밀한 문학적 묘사가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골렘을 소재로 한 다른 문학 작품으로는 독일의 카프카에 견줄 만한 아르헨티나의 작가 보르헤스의 시 골렘(El Golem)과 미국의 대표적인 판타지 소설가 에이브럼 데이비슨의 골렘(The Golem) 등이 있다.

 

보르헤스의 경우에는 골렘을 만들어 놓고 회오의 감정에 빠져 있는 랍비의 모습을 시의 마지막에서 노래한다. 마이링크와 원래 친분이 있던 릴케는 1916 2월에 골렘을 접하고, “피곤함을 덜어 보려고 골렘을 읽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이 작품에서 삶을 북돋아 주는 신선한 기운을 느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한 골렘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톨킨은 골렘의 전설로 매혹적인 피조물 골룸을 창조했다! 풍부한 상징과 암시, 상상력으로 응축된 골렘은 독일 문학을 딱딱하고 지루하게만 느껴 온 독자들을 신비롭고 환상적인 독일 판타지 문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골렘(Golem)’이라는 말은 중세 유럽의 한 카발리스트가 만들어 낸 말이다. 그는 어떤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에서 성서의 문자를 재조합하다 이 단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유태인 전설에서 골렘은 17세기 랍비 뢰브가 만들어 낸 존재로 알려져 있다. 진흙으로 만들어진 골렘은 이빨 안쪽에 꽂혀 있는 마법 부적의 힘에 의해서만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뢰브가 골렘의 입에서 그 부적을 빼내는 것을 잊은 어느 날 밤, 골렘이 광란에 빠져 모든 것을 파괴했기 때문에 옛 유태인 교회의 어느 골방에 갇히게 되었다고 한다. 진흙으로 골렘을 만든 랍비 유다 뢰브는 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히브리어 알파벳을 조합하여 생겨난 명칭인 골렘 형체 없는 덩어리’, ‘다듬어지지 않은 인간을 의미한다. 이는 골렘이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빈 공간이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골렘은 이 전설을 상징적으로 수용한다. 골렘은 어둡고 미로 같은 프라하 게토 지역에 감도는, 성스러움과 악마적 기운이 기묘하게 섞인 집단적 심리를 의미한다. 또한 골렘은 실제로 존재하는 괴물이 아니라 우리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 자기의식의 반영이자 도플갱어를 상징한다.

 

작가 소개

 

 : 구스타프 마이링크

1868 1 1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항상 순회공연을 다니는 여배우 어머니 때문에 외할머니의 손에서 자랐고, 신비주의에 관심을 가진 은행원이었지만 불행한 결혼 생활 끝에 직업마저 잃게 되었다. 순탄치 않았던 삶이 그를 문학의 길로 이끌었고 실직 후 문학 잡지 짐플리치시무스에 단편을 기고했다. 이 단편들이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어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이 열정적인 군인(1903) 난초(1904) 밀랍 인형관(1908) 독일인 속물의 피리(1913)이다.

 

1915년에는 첫 장편소설 골렘을 발표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다. 프라하의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배경으로 오랜 신화의 변형물인 견습 마법사라는 소재를 다룬 이 작품은 몽환적이고 신비한 현대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환상적이고 공상적인 모티브들을 사실적으로 옮기고자 했던 그의 대표작으로는 나펠루스 추기경(1915) 녹색 얼굴(1916) 발푸르기스의 밤(1917) 흰옷 도미니크회 수사(1921) 서쪽 창문의 천사(1927)가 있다.

 

죽은 자들의 왕국이 산 자들의 왕국으로 들어오고, 눈에 보이는 우리의 세상은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저 세상의 침입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 구스타프 마이링크는 1932 12 4일 슈텐베르크에서 사망했다.

 

그림 : 후고 슈타이너 프라크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예술가이자 삽화가. 1897년 열일곱 살 때 프라하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했고, 이후 독일 뮌헨의 왕립 미술 아카데미에서 학업을 이어 갔다.

 

그의 첫 삽화 작업은 E.T.A. 호프만의 악마의 엘릭시르이며 이를 토대로 저명한 예술가로 인정받았다. 1916년에는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골렘 삽화를 작업하기 시작하여 스물다섯 점의 석판화로 유대계 화신 골렘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1933년에는 나치의 탄압으로 라이프치히 미술 아카데미 교수직에서 해고되었고, 이후 여러 나라를 전전하다 뉴욕대학교 그래픽 아트 부서의 교수직을 맡아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1945 9 10, 뉴욕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기까지 800권이 넘는 책의 삽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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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