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39)] 괴짜심리학



괴짜심리학

저자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출판사
와이즈베리 | 2014-07-2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QUIRK[괴짜스러움] + OLOGY[학문] : 세상의 온갖 신...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539)] 괴짜심리학

리처드 와이즈먼 저 | 한창호 역 | 와이즈베리 | 316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전 세계 심리학 열풍을 일으킨 괴짜심리학자이자 프로 마술사인 리처드 와이즈먼의 대표작 <괴짜심리학> 개정판이 나왔다. 출간 당시 심리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리고 발상의 전환을 유도한다는 찬사를 받으며 많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베스트셀러로 국내 심리학 서적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아울러 이 책 속에 나온 내용은 지금도 다양한 주제의 칼럼이나 기사에서 빈번히 인용되곤 한다.


사주팔자가 정말 인생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의문으로 돌아오자. 악명 높은 학살자의 별자리 점을 150명의 사람들에게 최신 컴퓨터 별점이라며 보내서 반응을 살피기도 하고 4만 명의 사람들을 모아 자신의 태어난 달과 자신이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어 태어난 달과 행복 지수를 파악하기도 한다. 이런 실험이 보여주는 결론은 간단하다. 사주팔자가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결론이 아니라 과정에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별점도 아닌 내용을 정확하다며 믿어 버리고, 여름 별자리가 운 좋은 삶을 보장해준다고 쉽게 결론을 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나비효과처럼 우리의 삶 전반을 흔드는 생각의 오류도 있다. 서양에서는 13을 불길한 숫자로 여겨 13번지의 집값이 떨어지고, 4를 불길한 숫자로 여기는 동양에서는 병원에 4층이 없다. 역시나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 미신에 불과한 믿음이다. 하지만 괴짜심리학자들이 700만명의 병원 기록을 분석한 결과, 매달 4일에는 동양계 미국인의 심장병 사망률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고 13일의 금요일에는 교통 사고가 52%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미신에 집착하다 보니 긴장이 야기돼, 결국 진짜 불행을 불러 온 것이다. 미신이 사람을 죽인 셈이다.


허를 찌르는 의외의 실험 결과도 있다. 가짜 가구회사를 만들어 목사들과 중고차 판매상들에게 회사 명의의 편지를 보내 “가구를 구입해줘서 고맙다”는 편지와 함께 환불금을 보낸다. 받은 사람은 뻔히 그것이 잘못 온 편지이고 그 돈 역시 자신의 돈이 아님을 안다. 하지만 돈을 돌려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목사와 중고차 판매상이라면 어느 쪽이 더 돈을 슬쩍했을까. 의외로 도덕성이 검증된다고 여겨지는 목사나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생각되는 중고차 판매상이나 같은 비율로 돈을 슬쩍했다.


이러한 우리의 ‘선한’ 통념에 반하는 실험의 결과와 과정들이 곳곳에 산재에 뒤통수를 친다. 놀랍기도 하고 웃기며 씁쓸해진다. 어떻게 인간의 사고 과정은 이토록 오류 투성이며 간악하고 자기 중심적일 수 있는가? 이 책을 따라가며 얻게 되는 진실은 바로 그것이다. 그런 점들을 인지하면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빚어지는 문제 역시 이해된다.


이 책은 우리의 삶 속에 당연한 듯 침투해 있는 통념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 이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애쓰는 괴짜심리학자들의 놀라운 실험들로 가득차 있다. 그 주제는 점성술이 정말 설득력 있는지, 여름에 태어난 사람이 운이 더 좋은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농담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부터 상대의 거짓말을 알아내는 법, 데이트에서 성공하는 비법, 내 요구를 반드시 들어주게 만드는 트릭 등 주류심리학이 절대 다루지 못한 아주 일상적이고 흥미로운 것들이다.


하지만 그 엉뚱한 연구들을 따라 가다보면 인간에 대한 특별하고도 씁쓸한 통찰을 발견하게 된다. 합리적인 방식으로만 사고하고 판단할 것이라 믿었던 인간 이성의 허약한 실체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허약하고 왜곡된 믿음이 인생 전반에 얼마나 넓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나 인간과 사회 전반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문 필독서가 될 만하다.



작가 리처드 와이즈먼 소개


허트포드셔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이자 프로 마술사. 거짓말, 속임수, 미신, 행운, 웃음, 사랑 등 주류심리학계에서 다루지 못한 독특한 주제를 다루며 괴짜심리학(Quirkology)을 전세계에 알린 학자다.


그의 심리 실험은 대단히 창의적이며 버라이어티하기로 유명하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는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그 과정과 결과가 150여 개의 TV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지에 소개됐다.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그의 유튜브 채널 조회 수는 2013년에 6,000만 건이 넘었고, 구독자가 약 50만 명에 달했다.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꼭 팔로우해야 할 과학자’로 꼽히며 11만 여명의 팔로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심리학자로 뽑히기도 했다.


그의 연구 결과는 ‘네이처’, ‘사이언스’, ‘사이콜로지컬 불리틴’ 등 유명 과학잡지에서 다루어졌다. 또한 다수의 학술총회에서 소개되면서 딱딱해 보이는 심리학의 진짜 재미를 널리 알렸다.


2002년에는 심리학을 대중에게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유일의 심리학 대중화 교수직에 임명되었다. 2010년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는 그를 ‘영국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최고의 100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했다.


저서로는 『괴짜심리학』외에 『잭팟 심리학』 『59초』 『미스터리 심리학』 『립잇업』 등이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