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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65)] 꿈을 엿보는 소녀

 
 
[책을 읽읍시다 (665)] 꿈을 엿보는 소녀  

리사 맥먼 저 | 김은숙 역 | 황금가지 | 276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타인의 꿈을 엿보는 능력을 가진 ‘드림캐처’의 이야기를 다룬 웨이크 시리즈(전3권) 『꿈을 엿보는 소녀』 『끝나지 않는 악몽』 『최후의 선택』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됐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 일정 반경 내에 잠에 들어 꿈을 꾸는 이가 있으면 그 꿈에 빨려들어 가는 능력을 가진 17세 소녀 제이니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출간과 함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으며 미국 도서관 협회 최고의 책에 선정됐다.

 

이 작품은 꿈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공포를 가감 없이 그려낸다. 발표나 중요한 경기에서 실패하거나 반 친구와 키스하는 정도의 가벼운 꿈에서부터 섹스에 대한 내용이나 폭력이 난무하는 꿈까지 작가는 건조하며 간결한 문체로 거침없는 묘사를 선보인다. 또한 이 이야기는 상처받은 10대의 고통스러운 성장담과 함께 초능력을 통해 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꿈을 엿보는 소녀』는 보통의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소설과 달리, 웨이크 시리즈는 시종일관 주인공에게 냉담하고 암막한 현실을 거두지 않는다.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알코올 중독에 빠진 엄마 밑에서 방치되다시피 정과 관심에 굶주리며 자란 제이니는 가난한 동네, 지긋지긋한 엄마, 보조금으로 살아가야 하는 궁핍한 처지, 학교에서 ‘백인 쓰레기’라고 불리며 왕따를 당하는 현실 등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일 발버둥 치며 살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타인의 꿈을 엿보는 능력은 신기한 초능력이라기보다는 장애에 가깝다.

 

그저 하루하루의 삶 자체가 버거운 10대의 소녀는 자신의 ‘꿈의 장애’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의지할 곳 하나 없이 고립된 채 살고 있다. 대학에 진학해서 이 동네를 탈출해서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지만, 그조차 장학금을 타는 데 실패하면 답이 없다.

 

심지어 타인의 꿈에 들어가는 그녀의 능력은 조절조차 되지 않는다. 일정 반경 안에 잠들어 꿈을 꾸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그 꿈에 빨려들어 가고 꿈속에서는 함부로 움직이거나 돌아다닐 수도 없이 특정 장면을 무조건 목격해야 한다. 꿈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는 신체에 마비가 오기 때문에 쓰러지거나 어디 부딪히기 일쑤이며 나오고 난 뒤에는 기력이 심하게 고갈된다. 이처럼 막막한 제이니의 현실은 소설 전반을 지배하고, 제이니는 매 순간마다 새로운 문제와 직면하고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성장을 겪는다.

 

내용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온갖 숨은 욕망과 공포가 꿈틀거리는 꿈의 세계가 간결한 문체를 통해 가감 없이 묘사되기에 소설은 몰입감 있게 전개된다. 제이니는 손에 칼날이 달린 거대한 괴물이 등장하여 한 중년 남자를 난도질한 뒤 목을 잘라 죽이는 잔혹한 꿈에 빨려들어 가게 된다. 그 꿈의 주체인 케이벨이라는 소년과 제이니가 사랑에 빠지고, 두 사람이 함께 여러 가지 범죄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이니는 점차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제이니는 꿈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속의 어떤 아픔이나 공포를 보고 그것을 바꾸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점차 익히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이 능력을 씀으로써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제이니는 몹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단순히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스릴러물이기 이전에 초능력을 쓰기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 삶, 그리고 그 희생조차 자신의 선택이 아닌 삶을 살아야 하는 주인공의 입장은 마냥 초능력자가 영웅으로만 등장하는 10대 SF/판타지 물과는 달리 남다른 깊이를 보여 준다.

 

 

작가 리사 맥먼 소개

 

웨이크 시리즈 세 권(『꿈을 엿보는 소녀』, 『끝나지 않는 악몽』, 『최후의 선택』)을 비롯하여 『Cryer’s Cross』, 『Dead to You』, 「The Unwanteds」 시리즈 등 여러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가족과 함께 피닉스에 살고 있다. 웹사이트 LISAMcMaNN.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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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