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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63)] 공동묘지에 사는 남자

 

공동묘지에 사는 남자

저자
피터 S. 비글 지음
출판사
문학수첩 | 2015-03-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휴고상 ? 네뷸러상 ? 잉크팟상 수상에 빛나는 [라스트 유니콘]...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663)] 공동묘지에 사는 남자  

피터 S. 비글 저 | 정윤조 역 | 문학수첩 | 396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판타지 고전으로 꼽히는 『라스트 유니콘』의 작가 피터 S. 비글이 열아홉 살의 나이에 쓴 데뷔작 『공동묘지에 사는 남자』. 까마귀가 물어다주는 음식으로 연명하며 뉴욕의 한 공동묘지에서 20년째 살아가는 남자의 남다른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가, 극작가, 수필가로 이름을 알린 피터 S. 비글은 수정처럼 투명한 감성과 미려한 문체로 유명하다. 그의 장기는 데뷔작에서부터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데,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이라는 근원적인 주제를 파고들면서도 무거움에 빠지지 않고 유머와 사색, 생기 있는 대화를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죽음과 가장 가까운 공간인 공동묘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소설의 무대로는 참 낯선 곳이다 싶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삶, 죽음,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고 그 본질을 헤아리기에는 가장 적합한 장소이기도 하다. 어딘지 모르게 애잔하고 쓸쓸한 느낌이 풍기는 소설이지만 유머와 따스함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며 독자를 멋지고 은밀한 곳으로 안내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조너선 리벡은 공동묘지의 한 영묘(靈廟)에서 19년 동안 살아온 남자다. 그는 원래 실력 있는 약제사로 일하며 떳떳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이지만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입고 공동묘지 안으로 숨어든다. 그에게는 특이한 능력이 있는데 바로 까마귀와 무덤가를 배회하는 유령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유령의 존재를 자신의 시신이 묻혀 있는 곳 근처를 방황하며 시신이 부패하는 과정에 따라서 생전의 기억 역시 흐릿해지는 것으로 묘사한다. 리벡은 최근 무덤에 나타난 두 명의 유령과 가까워지는데 두 유령은 아내의 독살 혹은 자살로 인해 죽은 학교 선생 마이클과 트럭 사고로 죽은 서점 직원 로라다. 마이클과 로라는 서로 사랑에 빠지고 ‘사랑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기억하는 한’ 서로를 잊지 않기로 맹세한다.

 

한편 리벡은 남편의 무덤을 찾아왔던 미망인 클래퍼 부인에게 그만 모습을 드러내고 만다. 세상이 두려워 공동묘지에서 유령 같은 삶을 사는 그를 있는 그대로의 대화 상대로 맞아주는 클래퍼 부인에게 리벡은 알 수 없는 호감을 느끼고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해 묘지를 찾던 클래퍼 부인 역시 자신이 남편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묘지를 찾는 것인지 리벡 때문에 찾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공동묘지에서의 핑크빛 만남이 삶과 인생에 대한 공허함을 기쁨과 희망으로 채워가기 시작할 즈음 마이클의 묘지가 다른 곳으로 이장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된 로라와 마이클. 두 영혼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이제 리벡뿐이다. 두 영혼의 사연을 아는 묘지지기와 클래퍼 부인은 이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서지만, 19년간의 묘지 생활을 접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부담감 앞에 리벡은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한다.

 

묘지지기와 리벡, 마이클과 로라, 그리고 클래퍼 부인으로 이루어지는 다섯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조용한 클래식 5중주처럼 존재감을 형성하고, 인물들 간의 철학적인 대화와, 지역 신문을 읽은 까마귀들이 전달해주는 (마이클을 독극물로 살해한 혐의를 받은) 부인의 재판 소식 등이 갈래를 이루는 이 책은 이야기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다.

 

 

작가 피터 S. 비글 소개

 

1939년 미국 맨해튼에서 태어났다. 열아홉 살의 나이에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을 관통하는 아름다운 소설 『공동묘지에 사는 남자』를 발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모던 판타지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또 하나의 대표작 『라스트 유니콘』은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고 있으며, 걸작 판타지 소설을 선정할 때마다 항상 10위 안에 꼽힌다.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된 이 소설은 600만 부라는 경이로운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5년에는 『라스트 유니콘』의 후속편인 중편 『두 개의 심장』을 발표하여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했으며, ‘월드판타지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SF와 판타지 소설계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잉크팟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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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