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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칼럼] ‘오커스’(AUKUS)란 무엇인가?

[칼럼] ‘오커스’(AUKUS)란 무엇인가?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중국 복단대(復旦大)) 객좌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c)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중국 복단대(復旦大)) 객좌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들어가는 말

 

미국은 기존의 전통적인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 정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만으로는 중국의 강력한 부상과 팽창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서 작년 새로운 안보협력체이자 군사기술 동맹인 오커스(AUKUS)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오커스를 구성하는 미국·영국·호주 3국은 캐나다·뉴질랜드와 함께 파이브아이즈 회원국이며, 미국·호주 양국은 일본·인도와 함께 쿼드 회원국이기도 하다.

 

오커스·쿼드·파이브아이즈 등의 다자협력체는 절대적으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러한 미국 주도의 다자안보협력체는 결과적으로 중국의 강력한 대응을 초래하여 국제정세의 긴장과 역내 군비경쟁을 촉발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와 같은 다자협력체 결성은 근래에 들어서 더욱 격화되고 있는 미중 전략경쟁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무대에서 미국 중심의 다자협력체가 적극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본고에서는 오커스(AUKUS)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오커스의 출범과 내용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는 2021년 9월 15일 창설되었다. 오커스라는 명칭은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영국(United Kingdom), 미국(United States)의 국가명에서 유래했으며, 오커스의 목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9월 15일 화상 회담을 통해 “미국·영국·호주 등 3개국은 과거에 함께했던 것처럼 21세기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공동 능력을 강화한다”, “장기적으로 인도·태평양지역의 안정을 반드시 지켜 나가기 위해 3개국은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역사적 조치를 취한다”고 강조하면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3개국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3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국제질서라는 지속적 이상과 공동 약속에 따라, 21세기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외교·안보·국방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힘으로써 인도·태평양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

 

오커스는 첫번째 협력 프로젝트로 미국과 영국의 기술력과 전술을 활용해 향후 18개월 동안 호주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지원해주기로 했으며, 호주는 향후 오커스 체제 아래에서 8척의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인데, 이는 미국이 2차 대전 이후인 1958년 영국에게 핵추진 기술을 이전한 지 63년만에 처음이다. 특히 핵추진잠수함은 미국이 군사 분야에서 가장 민감하게 보호하는 기술인데, 미국은 이번에만 호주에게 기술 공유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호주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 핵추진잠수함 보유국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다.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본토에서 출발하지 않고도 호주를 통해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오커스는 회원국간에 사이버 능력·인공지능·양자기술·해저능력 등 최첨단 군사기술을 공유하고 상호 운용능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미국이 영국·호주와 함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를 창설한 배경에는 중국의 전방위적인 위협을 억제하고 완전히 봉쇄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오커스 출범에 따라 미국은 전통적인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영어권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아이즈, 미국·일본·인도·호주 등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와 함께 다양하고 중첩적인 동맹 조합을 활용하여 향후 더욱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중국을 포위·압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핵확산 비판과 우려에 대해서 존슨 영국 총리는 “호주에 지원되는 것은 핵추진 잠수함이지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이 아니다”, 모리슨 호주총리는 “호주는 핵무기 획득이나 민간용 핵능력 확립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핵 비확산 의무를 계속 충족하고 있다”라고 각각 강조하였다.

 

▲AUKUS 상징 도식 (c)시사타임즈

 

관련국들의 반응

 

(중국) 오커스의 출범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중국의 반응은 강경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21년 9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영국이 호주와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둘러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군비 경쟁을 심화시키며 국제적인 핵비확산 노력에 피해를 주게 된다”고 밝히고, “미국과 영국이 고도로 민감한 핵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제공하기로 한 것은 그들이 핵기술 수출을 지정학적 도구로 보고 있음을 입증해 준다. 그들은 ‘이중잣대’를 사용하고 있고 극히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유엔‘핵무기금지조약’(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과 ‘남태평양비핵지대조약’(South Pacific Nuclear Free Zone Treaty) 참여국인 호주가 군사전략적 가치가 있는 핵잠수함 기술을 도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주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핵비확산에 대한 호주의 성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배타적인 그룹이나 소모임을 만드는 것은 세대적 흐림에 어긋나고 지역 국가들의 바람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문제해결법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는 중국의 요청에 의해 오커스의 핵추진잠수함 협력 문제를 안건으로 채택했는데, 중국 외교부는 2021년 11월 25일 “중국의 건의에 따라 IAEA가 이 문제를 정식 의사일정에 넣었고, 이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발걸음이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미하일 울리야노프 빈 유엔기구 주재 러시아 대표는 2021년 11월 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오커스의 핵 잠수함 협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영국·호주 3국의 핵 잠수함 협력의 숨겨진 위험은 거대하고 위해는 심각하다. 핵 확산 방지의 각도에서 보면 적나라한 확산 행위"라고 말하고, “3국 핵 잠수함 협력의 핵심은 미국과 영국 두 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이 아닌 호주로 톤 단위의 핵물질을 이전하는 것이며, 이는 명백히 핵확산금지조약(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의 목적과 취지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또한 오커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든 IAEA 회원국이 참여 가능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거기서 합의를 도출하기 전까지 미국·영국·호주는 핵 잠수함 협력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현재 미국의 모든 핵 잠수함은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고 있는데 3국 핵 잠수함 협력이 계속된다면 호주는 대량의 무기급 핵물질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이는 국제 핵비확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오커스 창설 발표 직후 미국으로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프랑스는 매우 분노했다. 상술한 바와 같이 미국은 오커스 출범시 영국과 함께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에 호주 정부는 프랑스 방산 업체 나발그룹(Naval Group)에서 디젤 잠수함 12척을 공급받기로 한 2019년 2월의 초대형 계약을 일시에 파기해버렸다. 나발 측이 지불받기로 한 금액은 무려 560억 유로(약 77조 5,800억원)에 달해 ‘세기의 계약’으로 불렸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2021년 9월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라고 하면서 분통을 터뜨렸고, 관련 언론보도가 처음 나오기 전까지 미국이 프랑스에 사전에 귀띔해주지 않은 데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것은 동맹국 간에 할 일이 아니다. 이번 결정이 잔혹하고 일방적이며 예상 불가능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또한 프랑스는 미국·영국·호주의 오커스 출범 발표에 반발하여 오랜 우방국인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10월 29일 G20 회의 참석차 방문 중인 이탈리아 로마에서 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한 자리에서 “우리가 한 일은 어설펐다. 품위 있게 처리되지 않았다”고 공개석상에서 사과함으로써 소위 ‘오커스 갈등’은 일단락되었다.

 

오커스의 확대(AUKUS Plus) 가능성

 

커트 캠벨(Kurt Campbell)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National Security Council)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2021년 11월 19일 워싱턴의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 US Institute for Peace)가 ‘오커스와 쿼드를 넘어―미국의 향후 인도·태평양 전략‘을 주제로 진행한 대담에서 미국의 안보동맹 강화 사례를 언급하며 “오커스 참여국을 아시아와 유럽의 다른 국가들로 확대할 의사가 있다”는 방침을 밝히고, 오커스는 쿼드와 달리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협의체라는 것도 분명히 했다. 그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을 재차 강조하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이 하는 많은 일이 중국에 속 쓰림(heartburn)을 유발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하면서 오커스와 쿼드 같은 다자협력체와 일본·한국·호주·필리핀·태국 등과의 양자 안보동맹 강화를 언급하며“이런 것들이 (중국의 속 쓰림을 유발하는) 목록의 가장 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커스의 역할은 기본적으로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선제적으로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며, 더 효과적인 안보와 억지를 위해 적용 가능한 방법들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커스를 ‘열린 구조물’(open structure)이라고 표현하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시아와 유럽 내 다른 나라의 참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4월 일본 산케이신문(山經新聞) 미국·영국·호주가 일본에게 오커스 참여를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일본 정부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일본 정부 내부적으로는 오커스 참여에 적극적인 입장과 이미 이들 3개국 각자와 양자 협력 틀이 있기 때문에 참여 효과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향후 태평양 도서국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이 지역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오커스의 범위를 기존 3국 외 다른 역내 동맹·우방국들까지 확장시켜 더욱 촘촘한 차단선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오커스와 우리나라와의 관계

 

우리나라도 한미 원자력 협정과는 별개로 핵잠수함 논의를 지속해 왔지만 미국은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오커스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 의향을 가진 우리나라와도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2021년 10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을 방문하여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미국은 난색을 표했다. 당시 미국의 고위당국자는 핵추진 잠수함은 ‘극도로 민감한‘ 기술이라면서 “(호주에 대한 핵추진 기술 이전은) 많은 측면에서 미국 정책의 예외로 단 한 번(One off) 있을 일”이라며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이 예외적으로 호주에 핵추진 기술을 이전함에 따라 향후 핵잠수함 개발을 추진 중인 다른 동맹국들에 대한 기술 지원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도 핵잠수함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오커스 출범 기자회견에서 “아세안(ASEAN, Association of South East Asian Nations)과 쿼드, 인도·태평양, 유럽 및 전 세계의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커스 출범은 미국의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중국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전략경쟁에 대응하느라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돌파구가 없는 한 현재와 같은 북핵 문제에 대한 관망 상태가 게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이 중국 견제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동맹국들을 최우선시하는 ‘동맹국 서열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시해야 한다.

 

맺는 말

 

다자협력체를 이용한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미국·일본·인도·호주로 구성된 쿼드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로 구성된 파이브아이즈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전략의 핵심은 중국의 행동반경을 최대한 제한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2021년 오커스 발족은 대중국 압박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는 또 다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오커스 출범으로 인해 미국은 한국·일본·호주와의 양자 방위동맹 체제와 더불어 파이브 아이즈, 쿼드, 유엔사를 강화한 안보 협력체인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유엔 참전 다국적군’에 이어 오커스까지 포함하는 다층적 복수 ‘안보동맹 및 안보협력체’를 촘촘하게 구축한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안보동맹 및 안보협력체를 구축한 이유는 중국의 국력 증강과 군사적 위협이 전 방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며, 특히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국을 견제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커스 결성은 한국은 물론 주변국들에게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파장을 주고 있다. 중국 견제를 우선시하는 인도·일본·대만은 오커스를 지지하는 의사를 숨기지 않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걸린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말레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은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침묵하고 있다. 중국과는 지리적 거리, 무역과 투자, 화교(華僑) 등 양면성을 갖고 있어 전략적으로 방관하는 자세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동지나해 지배를 견제하겠다는 오커스가 싫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파이브 아이즈·쿼드·오커스 어느 곳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질서의 변화와 그리고 가속되는 미중 전략경경쟁의 파고 속에서, 만약 이들 다자협력체들이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경우 우리는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국가이익·안보이익만을 고려하여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글 : 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중국 복단대(復旦大)] 객좌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필자 조현규(국제정치학 박사)는 예비역 대령(육사 41기)으로 국방정보본부 중국분석총괄, 주중 한국대사관 무관ㆍ주대만 한국대표부 연락관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중국 상해 복단대(復旦大學) 객좌교수, 신한대학교 특임교수 겸 평생교육원 부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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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규 한국국방외교협회 중국센터장 sisatime@hanmail.net